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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페미니즘 지양하고 '하모니즘' 운동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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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페미니즘 지양하고 '하모니즘' 운동을 해야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18.07.1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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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갈등보다 조화와 보완이 필요하다
최문 논설위원

지난 7월 7일 혜화동 마로니에공원 앞 도로는 젊은 여성들로 가득했다. 이날 집회는 5월 19일과 6월 9일에 이은 세 번째 집회다. 첫 집회에 경찰 추산 약 1만여 명(주최 측 추산 2만여 명)의 여성이 참여했는데 6월 1만5천(4만5천)여 명에 이어 지난 7일에는 2만(6만)여 명이 넘는 여성들이 참여했다.

참여인원이 많아지면서 시위대 안에 불협화음이 노출되고 있다. 시위의 발단은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과 이후 벌어진 홍익대 미대 몰카사건이다. 남성 누드모델의 나체사진을 몰래 촬영해서 워마드라는 극단적 페미니즘 사이트에 유포한 것이 발단이다.

경찰의 신속한 수사로 6일 만에 범인이 검거됐다. 여성이었다. 경찰은 제한된 공간에 제한된 인원이 있었기 때문에 범인을 신속하게 검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지만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범인이 남성이었으면 그렇게 신속하게 수사했겠느냐는 항의를 하며 여성이 범인이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들의 이러한 주장은 때마침 불기 시작한 사회에 만연한 몰카에 대한 두려움이 상승효과를 나타내면서 시위에 불을 질렀다.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억압되고 무시돼 왔던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으려는 운동으로 19세기부터 1950년대 영국과 미국에서 활발히 일어났다. 

남성의 관점에서 사회적 윤리적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며 억압된 형태를 띠자 이에 대응하여 발생했다. 1960년대부터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여성을 계급적 관점에서 보면서 노동 환경과 임금수준 개선 등 사회적 불평등 현상으로부터 여성해방을 주장하는 정치투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한 개인은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성으로 형성되어가는 것이다”라고 주장한 프랑스의 소설가 시몬느 드 보브와르의 ‘제2의 성’이 이러한 투쟁의 기반이 됐다.

급진적 페미니즘이 남녀 간의 갈등을 부추겼고 결국 실패로 끝나자 이에 대한 반성이 여성운동에 있어 합리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여성의 인종, 국적, 종교, 계층, 섹슈얼리티, 문화적 다양성에 관심을 가졌고 페미니즘 운동의 중심축이던 중산층 백인여성의 단일한 시각을 수정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개개인의 다양한 경험에 관심을 갖고, 경계를 초월하는 개인의 형성에 주목하며, 젠더 및 젠더 정체성의 다채로움에 관심을 갖는 등 인종 성별 계층 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등 하모니즘 성격을 띠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탈 코르셋 페미니즘 운동은 매우 가학적이고 급진적이다. 일부 남성혐오 사이트와 여성은 아버지의 사진을 불태우는 것을 가입조건으로 들고 유치원 어린이를 성범죄자 취급을 하는가 하면 남아를 유충이라는 등 비이성적인 폭력행위를 페미니즘운동으로 포장하고 있다. 

또한 급진적인 페미니즘에 반대했던 성재기 씨를 조롱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살하라’는 의미로 ‘문재인 재기하라’는 극단적인 정치표현조차 서슴지 않는다. 이는 시대와 동떨어진 진정한 의미의 여성운동이 아닌 뿌리 뽑아야 할 폭력일 뿐이다. 현재 선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러한 극단적인 여성운동이 보편성을 띠고 있지 않다.

여성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성들은 물론 온건한 다른 여성들의 폭넓은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 또한 생물학적 여성성만을 내세워 생물학적 남성과 대립하기보다 우리 사회와 가정을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 정치적으로 동등한 역할과 대우를 주장해야 할 것이다. 

일방적인 관점에서 배타성을 띠어서는 안된다. 사랑의 대상으로 서로 화합하고 성적 불평등성을 보완하며 풍성한 삶을 가꾸려는 하모니즘 운동이 필요하다.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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