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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김호연 회장 2세 '일감몰아주기' 의혹 부인 공정위 '판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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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김호연 회장 2세 '일감몰아주기' 의혹 부인 공정위 '판정' 필요
  • 조창용 기자
  • 승인 2018.06.29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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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빙그레 본사, 시계방향으로 빙그레 물류 자회사 제때 CI, 김호연 빙그레 회장 [사진=빙그레 홈피]

[KNS뉴스통신 조창용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기업은 물론 일부 중견기업들도 오너 개인회사와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빙그레만 정부 시책을 비웃듯 총수일가 개인회사와 내부거래를 늘려가고 있어 의혹을 사고 있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자녀가 개인 최대주주로 있는 물류회사 제때((전 KLN물류)가 빙그레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고속성장하며 부의 편법 승계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회사측은 계속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29일 시민단체와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의 재벌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제재 강화로 빙그레와 제때의 내부거래 비중은 과거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거래가 활발하다. 시민단체 등은 빙그레의 제때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행태는 재벌 총수들의 전형적인 편법 승계 방식이라며 비판한다. 

회사가 오너 2세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그렇게 마련된 실탄으로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을 세습하는 방식이 되풀이돼온 때문이다. 실제로 제때는 2016년 빙그레 지분율을 1.70%에서 1.96%로 늘렸다. 이는 사실상 김호연 회장 자녀의 빙그레 지배력이 그만큼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제때의 최대주주는 김호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환씨로 지분 33.34%를 보유하고 있다. 기타 주주로는 김 회장 장녀 정화 씨와 차남 동만 씨가 나머지 지분을 33.33%씩 나눠 갖고 있다.  제때는 상장사 빙그레의 지분도 1.99%를 보유하고 있다.

제때는 빙그레의 냉장·냉동 제품을 운송하는 물류업체다. 제때는 지난해 총 매출액(1283억원)의 36.38%에 해당하는 467억원을 내부 거래를 통해 얻었다. 특히 빙그레와의 물류 대행을 통해 총 450억원(거래비율 35%)의 매출이 발생했다.

제때는 1998년 빙그레에서 분리된 뒤 매년 일감을 지원받으며 성장해왔다. 제때와 빙그레의 내부거래 실태를  살펴보면 2012년 128억원, 2013년 311억원(총 매출액 625억원), 2014년 340억원(총 매출액 749억원), 2015년 367억원(총 매출액 860억원), 2016년 405억원(총 매출액 1019억원) 등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8월 2일 개정한‘2017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대기업의 경우 거래비율이 20%를 초과하면서 특수관계법인과의 매출액이 100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과세 대상이 된다.
 
현행법은 수혜법인의 매출액에서 특수관계법인과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정상거래비율을 초과하는 경우 일감몰아주기 과세를 하도록 돼 있다. 대기업은 30%, 중견기업은 40%, 중소기업은 50%가 현재 인정되는 정상거래비율이다.
 
증여의제이익 부과방식도 강화된다. 증여의제란 법률상 증여가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증여와 동일한 효과가 있어 세법상 증여로 간주하는 것을 말한다. 표면적으로는 증여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증여에 해당해 세금을 부과한다.
 
이 밖에도 공정거래법상 공시대상기업집단 간 교차·삼각거래를 통한 일감몰아주기도 특수관계법인거래비율에 포함시켜 대기업 총수일가의 부의 편법 대물림이 원천 차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때의 괄목할만한 성장으로 지분 100%를 보유 중인 빙그레 오너 3세들의 승계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 제때는 지난 2016년 9월에만 다섯차례에 걸쳐 빙그레 지분 총 2만5483주를 장내 매수하며 전형적인 승계작업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증여세 한푼 내지않고 일감몰아주기 후 이 회사를 이용해 모회사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승계를 위한 수순"이라며 "오너 3세들이 100% 지분을 들고 있는 제때는 제대로 된 경쟁 한번없이 승승장구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편법 승계행위를 뿌리뽑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이에대해 "제때가 지난해 제3자 물류 역량을 강화해나가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며 "계열사 일감 의존도를 꾸준히 줄이며 자생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조창용 기자 creator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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