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박봉민 기자] 고 육영수 여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크랭크인 될 예정 이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때 영화배우로 활동했던 김정철 무비家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최근 영화 <퍼스트레이디 육영수>에 대한 시나리오 작업을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가장 존경받는 ‘영부인’. 삶과 죽음이 모두 드라마 같았던 퍼스트레이디 ‘육영수’. 그녀의 삶과 죽음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영화 <퍼스트레이디 육영수>.
그녀의 남편인 故 박정희 前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그녀 자신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편이다.
언제나 검소했으며 언제나 국민의 아픔을 생각했던 육영수 여사의 일대기를 영화감독 김정철이 스크린에 담겠다고 나섰다.
70~80년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누볐던 인기배우 ‘김정철’에서 이젠 감독의 예술 영화에 제대로 매료돼 제2의 영화인생을 살며 영화 <퍼스트레이디 육영수>를 준비하고 있는 그를 12일 서울 잠원동 ‘무비家 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만나 그가 바라본 ‘퍼스트레이디 육영수’에 대해 들어봤다.
처음 들어선 그의 사무실은 영화사라기 보단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을 줄만큼 미술품들로 가득했다.
누군가 영화 <퍼스트레이디 육영수>의 제작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기증한 것이라고 했다. 아직도 자신을 기억하고 자신의 영화를 사랑해주는 팬들이 있다며 무척이나 자랑스러워 했다.
검은 피부에 강렬한 인상, 그리고 인터뷰 전 사진이 잘 나와야 한다며 간단한 메이커업을 하겠다며 쑥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예술가였다.
지난 12일 김 대표는 1시간가량 이어진 인터뷰 내내 그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모습이었다. 영화 <퍼스트레이디 육영수>에 대한 자신감 역시 대단해 보였다. 그는 영화와는 별개로 <퍼스트레이디 육영수>를 뮤지컬로도 제작할 것이라고 했다.
- 처음 영화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6~70년대에는 이른바 소극장 운동이 우리나라에서 활발하게 전개됐었습니다. 당시 저 역시도 소극장 운동에 동참해서 열심히 연극을 했었는데, 어느 날 제가 출연한 연극을 관람하시던 김기영 감독님이 즉석에서 저를 픽업해 주셔서 영화를 하게 됐습니다. 그땐 정말 행운을 잡은 것 같았습니다. 왜냐면 김기영감독님은 그 당시 신인배우 제조기라고 불릴 만큼 정평이 나있는 분으로 누구나가 동경하던 분이였으니까요.
그 후로 김기영 감독님의 <수녀>, <흙>, <이어도>, <살인나비를 쫒는 여자> 등 그분의 작품에 주인공을 도맡아 출연하면서 한땐 김기영감독 전속배우라는 소문까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88년에 올림픽을 앞두고 기존20개의 영화사에서만 제작이 가능했던 영화법이 제작 여건만 되면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자율화가 되면서, 몇몇 친분이 있던 연기자와 스탭들의 권유로 국내에서는 최초로 ‘동인제(同人制)’ 방식을 통해 <누가이불을 끄랴>라는 자작 시나리오 갖고 영화감독의 길로 들어서게 됐었습니다.
- 영화배우와 감독, 두 영역 중 어느 쪽이 더 본인에게 잘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처음에는 영화배우가 천직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감독이 돼서 활동을 하다보니까 배우보다는 나한텐 감독취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성취감이 배우보다는 감독이 훨씬 큰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배우가 영화의 꽃이라고는 하지만 영화는 누가 뭐래도 감독예술이니까요. (웃음)
- 이번에 <퍼스트레이디 육영수>라는 영화를 제작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영화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육영수 여사’ 하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가 다 알고 있는 인물이죠. 우리나라 근대사에 지금까지 열 분의 퍼스트레이디가 탄생이 됐었지만 그 분만큼 많은 업적을 남기고 또한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은 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행적을 쫒다보니까 그분의 일대기가 너무도 드라마틱하고 존경스럽고 감동스러워서 “아! 이런 분의 삶을 역사에 그냥 묻혀버리게 해선 안 되겠다, 영화를 만들어서 라도 이분의 선행과 업적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을 기획하게 됐고 지금은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마 이 작품이 세계시장에 나가게 되면 이런 분을 퍼스트레이디로 두었던 우리나라의 위상 역시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와는 별개로 <퍼스트레이디 육영수>를 뮤지컬로도 제작해 공연할 생각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 이어지는 질문일 것 같습니다. 영화 ‘퍼스트레이디 육영수’의 제작을 결심하시게 된 이유에 대해 좀더 상세히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우선 저희어머니와 육영수 여사님이 생전에 가까이 지내셨던 것이 가장 큰 몫을 하게 됐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면 저희어머니는 생전에 가끔 육여사님의 선행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고 그때마다 전 마음속으로 육여사님을 존경하게 됐었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계시지만 이 영화를 만들게 되면 저희어머니가 저승에서라도 기뻐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제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지인으로부터 “육영수여사님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 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전 그 자리에서 뒤집어졌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너무도 기뻐하는 나를 보고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지인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 분의 삶이 영화 그 자체라는 점에서 아주 훌륭한 작품이 되겠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남편이 대통령이었음에도 청와대안서 야당 역할을 했던 점들은 오늘날 정치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 분의 봉사정신과 희생정신이 요즈음처럼 여러 가지 사건들로 메말라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단비처럼 촉촉이 적셔주면서 아픔을 치유해 줄 거라고 믿습니다.
- 육영수 여사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 故 박정희 前 대통령과 그분의 따님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영화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거철이라고 하며 좀 어렵지 않겠느냐고 하는 우려들이 내부적으로도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선거철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사리사욕만 채우려는 일부 자격미달의 정치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또한 육영수 여사님만큼 정직하고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는 그런 인물이 이 나라 정치를 이끌 때 비로소 우리나라 정치가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이지 정치인은 아닙니다. 그리고 사실 정치에 크게 관심도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오늘날과 같은 정치 풍토로는 우리나라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점은 아마도 저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그런 문제의식일 것입니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육영수 여사님만큼 정직하고 깨끗한 인물, 애민의식을 가진 그런 인물이 정치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이 영화가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과연 이것이 잘못된 생각일까요?
이번 작품을 두고 정치적 해석이나 말들이 분분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 그 분들에게 당당히 말하고 싶습니다.
“만납시다. 만나서 당신이 육영수 여사만큼 훌륭한 인물이라고 판단된다면 바로 제가 당신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저는 정치는 모릅니다. 다만 육영수 여사님과 같은 분의 삶이 역사 속에 묻혀버린다면 그만큼 큰 손실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무슨 정치적 의도가 있고 무슨 딴 생각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여기에 대해 의심하는 분들이 있다면 전 그 분의 생각이 더욱 의심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편견과 잘못된 압력에는 당당히 맞설 것입니다.
더욱이 강조 드리고 싶은 것은, 영화 뿐 아니라 모든 예술은 관객이나 독자들의 보는 이들에 의해 평가되어 지는 것이지, 절대 특정 정치세력이나 힘에 의해 평가되고 재단되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관객들이 저의 영화에 대해 평가하시는 내용에 대해선 꾸지람이든 칭찬이든 어떤 평가를 막론하고 겸허히 수렴하겠지만, 어떤 외압이나 정치적 편견에는 당당히 맞설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이번 작품의 흥행은 어떻게 예상하고 계십니까?
▲ 흥행이라...솔직히 많이들 봐주시면 좋죠. 기대는 한 1천만명 기대합니다.(웃음) 그럴 자신이 있습니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둘째가라면 서러울 연기파 배우들의 좋은 연기를 통해 훌륭한 작품이 탄생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제 목표는 이 영화로 세계무대에 진출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부산국제영화제는 물론 칸느,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 등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훌륭한 작품을 통해 최대한의 수익 역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작품에 자신감이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제가 여러분께 두가지만 약속드리겠습니다. 첫째는 관객 1천만이 돌파한다면 전국을 돌며, 특히 문화적 혜택이 취약한 오지를 돌며 무료 상영을 실시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초과하는 이익분에 대해선 순이익금의 3%를 영화학도를 위한 장학금으로 출현하겠습니다.
많이들 봐주십시오(웃음)
- 육영수 여사의 숨겨진 이야기 같은 게 있다면 독자들을 위해 몇 가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너무도 아픈 역사입니다. 육영수 여사님께서 시해 당하실 당시 총탄을 맞고 병원으로 후송되셨을 때 수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사님의 헤져서 기워 입은 속옷을 보고 간호사가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아! 일국의 국모가 어떻게 이런 속옷을 입을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겠죠.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육영수 여사님이야 말로 근검적약을 실천하고, 국민의 아픔을 헤아릴 줄 아는 분이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나환자촌에 찾아가선 자기부모도 만지길 꺼려하는 환자들의 손을 잡아주며 위로를 하자 나환자들이 너무 감격해서 울음을 터트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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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성남어딘가에 사는 애한테서 편지가 왔는데, 자기는 괜찮은데 나이드신 할머니한테 밥을 좀 먹게 해주었으면 고맙겠다는 편지를 받고, 여사님께서 그곳을 직접 찾아갔는데, 얼마나 밥이 먹고 싶었으면 할머니는 아카시아 꽃을 밥그릇에 담아서 먹고, 아이들은 사카린탄 물로 허기를 달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걸 보신 후 그 자리에서 참 많이 우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박 대통령에게 하니까 대통령 역시 먹던 밥을 못 먹고 펑펑 우셨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많은 이야기들을 영화에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영화를 많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웃음)
- 끝으로 독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제가 이번에 ‘무비家 엔터테인먼트’라는 영화제작사를 설립했습니다.
저희 ‘무비家 엔터테인먼트’의 가족들은 상식과 통념을 깬 창의적 발상을 통한 영화 제작으로 관객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첫작품인 육영수여사님의 이야기를 한가지테마인데도 다양성을 추가하기위해서 3명의 감독이 공동감독을 하려고 기획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형태로 영화를 제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연기를 지망하는 배우지망생들에겐 언제나 오디션을 통해서 데뷔를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으려하고 있습니다. 제작편수는 년간 5편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첫 작품이 ‘퍼스트레이디 육영수’입니다.
이번 작품은 말 그대로 휴먼드라마입니다. 감동이 있는 드라마. 전 이번 작품을 통해 정치인의 아내 ‘육영수’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육영수’, 우리 시대 진정한 어머니상으로서의 ‘육영수’를 다룰 것입니다.
이를 통해 관객 분들이 우리 시대 꼭 필요하지만 잊고 있는 그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저희 영화 ‘퍼스트레이디 육영수’ 많이 사랑해 주시고 아울러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박봉민 기자 kns@kns.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