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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순 시인 지식나눔 행사서 시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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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순 시인 지식나눔 행사서 시낭송
  • 이석우 기자
  • 승인 2018.06.17 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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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언어로 서정성 살려 큰 호응
정규순 시인이 시낭송하는 모습<사진=이석우 기자>

〔KNS뉴스통신=이석우 기자〕 정규순 시인(62·글로벌 대표이사)이 지난 15일 프리마호텔에서 열린 건설 최고 전문가 지식나눔포럼 ‘2018 한 여름밤 지식의 향연’ 행사에서 <꽃잎 나비>를 시낭송 해 큰 호응을 받았다. 

정시인은 청년시절부터 창작활동을 해 왔지만 2016년 12월 늦깎이로 시인데뷔해 최근 왕성한 문단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대학을 마치고 건설토목분야 엔지니어로 취업해 전국의 건설현장을 다니며 바쁜 생활 속에서도 젊은 날의 그 꿈을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다. 그러다가 근년에 직장의 CEO가 된 이후 여유로운 시간을 통해 60세가 되던 해에 드디어 월간 ‘문학세계’로 신인상을 받아 시인이 됐다. 

정시인은 당시 수상소감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현장 생활 속에서 작은 조각의 시간들을 시를 통해 그리게 하고, 나에게 묻혀 있던 감성을 깨워준 좋은 친구들, 또 늘 옆에서 격려해 주고 계속 시를 쓰게 해 준 고마운 지기가 있기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여기에서 보듯 정시인은 현장에서 체험하고 체득한 감정을 시라는 도구를 통해 표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원론적인 말이지만 문학의 발생은 경험과 모방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설득력이 있게 들리기도 한다.

 그의 시는 직접 경험했거나 생활 속에서 느끼는 일들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규순의 시는 시인의 몸에 체화된 언어들이 대부분 시어로 나타나 있다. 일부 시인들이 어렵고 난해하게 시어를 조탁하는 데 반에 정시인은 쉽고 편한 일상어로 그가 느끼는 서정을 담아내는데 심혈을 기울고 있다. 독자들은 그의 시를 대할 때 쉽게 다가가는 시, 친근하게 받아 주는 시라며 호응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시낭송을 한 <꽃잎 나비>을 분석해 본다. 이 시는 정시인의 대표작이다. 지면 관계 상 이 시의 첫 대목과 마지막 연을 감상해 보기로 한다.

이 시는 시의 나열이나 비주얼부터 단순하다. <꽃잎 나비>의 첫 부분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산 벚꽃이 나비되어 난다”로 시작하는 이 첫 문장에서 일반인이 부담을 느끼는 단어는 없다. 산, 벚꽃, 나비 등은 어릴 적부터 접해온 단어들이다. 독자의 뇌에 저장된 이 이미지는 시를 이해하고 시어를 재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구절을 보면 산에 핀 벚꽃을 나비로 대체시킨 점이 눈에 띈다. 산 벚꽃과 나비를 대비시켜 단순하고 깔끔하게 은유하고 있다. 이것이 독자로 하여금 처음 시작부터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요소이다. 일상적인 언어로 진솔하게 표현하면서도 무엇인가를 느끼게 하는 절묘함이 숨어 있다.

벚꽃이 핀 곳이 들녘이나 담벽락에 있는 게 아니고 산에 피었다는 점도 그가 자연을 사랑하고 친자연적인 연상하게 하는 점이다. 그가 일상으로 지내는 삶의 배경은 건설현장이다. 따라서 날마다 산과 하천이 있는 그곳에서 그는 생활해 왔다. 이러한 그의 생활이 묻어 나는 점을 감지할 수 있다. 그는 30년 넘게 건설현장에서 지내며 그의 시야를 가득 채운 것은 산과 하천이고 온 통 자연이다. 그래서 그의 삶은 자연 속에 내재해 있다.

‘산에 있는 벚꽃이 나비가 돼 날아 가고 있다’를 축약해 ‘산 벚꽃이 나비되어 난다’고 했다. 이 대목은 독자로 하여금 사고와 상상력을 한 단계 더 높여 주고 있다. 산에 꽃이 핀다는 그 느낌은 김소월이 1920년 발표한 산유화에서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를 연상하게 하기도 하고, 그 벚꽃이 산 중턱 어디에 피어 있는 현실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여기에 그 다음 표현을 보자. 나비가 나온다. 나비의 자유스런 비행, 나비의 아우하고 연약함 이런 것들이 떠오른다. 이렇게 나비를 연상하도록 만들어 놓고 그 이미지에 그리움을 잇게 한다. 나비는 그리움이 보고 싶어 두꺼운 껍질을 덮어 쓰고 마냥 기다린다는 것이다. 그러다 다시 꽃으로 피게 만드는 것이다. 꽃의 재탄생이다. 첫 문장의 벚꽃과 1연의 마지막 ‘산중의 홀로 핀 꽃’이 어떤 연관을 가지고 있는가를 가늠케 한다. 그것도 집단으로 핀 꽃이 아니라 홀로 핀 꽃이다. 이 대목에서 산 벚꽃과 나비, 그리움과 외로움을 느끼는 서정의 고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냥 산에 핀 벚꽃이 아니라 그리움의 나비로 만들어 날아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것이 시인의 상상력이고 시인의 언어 조탁능력이다. 정규순 시 <꽃잎 나비>의 첫 연의 감상 소감은 이렇다.

산 벚꽃이 나비되어 난다 / 오랜 그리움 보고 싶어 / 두꺼운 껍질 덮어 쓰고 / 언제 오나 언제 만날 수 있을까 / 마냥 마냥 기다리다 / 산중에 홀로 꽃을 피웠다

이 시의 마지막 연도 서정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정시인이 평소 시작하는 면을 보면 서정시를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인과의 대화에서 역사의식, 역사에 관한 발언이 종종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 주류를 이루지 않는 것을 보면 그런 짐작이 간다. 그는 순수하고 가식이 없다. 이공계 분야를 전공한 사람의 전형이다. 그렇지만 그의 박식하고 예리한 지적 능력은 가끔 주지적인 표현이 있다. 그렇지만 이번 <꽃잎 나비>는 시종을 서정성을 유지했다. 끝 부분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꽃잎 나비 추억으로 날며/ 쭈욱 벌린 팔 하늘을 안게 하고 / 흐뭇한 미소 실눈 사이를 아롱대다 / 내 하얀 심장을 초록으로 물 들인다

정시인의 시는 복잡하지 않다. 일상 언어를 나누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지만 그 속에 함축과 내포를 가지게 한다. 마지막 연에서 ‘꽃잎’은 ‘나비‘가 돼 추억으로 난다는 의태적인 언어는 더욱 실감나게 만드는 시의 기교이다. 또한 ’쭈욱 벌린 팔 하늘을 안게 하고‘에서도 더욱 그 모습이 떠오르도록 만들고 있다. ’내 하얀 심장을 초록으로 물들인다‘에서 그의 순박하고 깨끗한 마음이 초록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이러한 절묘한 표현은 이 작품의 백미를 이루고 있다.

정규순 시인이 시 창작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음<사진=이석우 기자>

건설 최고전문가 지식나눔포럼에 참석한 건설분야 종사자들은 엔지니어나 이공계 전공자가 대부분이다. 참석자들은 잠시나마 인문적 마인드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정시인은 시작을 겸하며 시낭송 공부를 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전북지역을 무대로 꽤 잘나가는 시인으로, 시낭송가로 등극해 가고 있다. 그의 문학적 소질이 잘 발휘되기를 바란다.

정시인은 이리고, 전북대 토목공학과, 동 대학원 토목공학과(석사)를 나와 벽산건설 토목환경사업본부 상무, 군장신항만 대표이사, 항도엔지니어링 사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주식회사 글로벌 대표이사로 근무 중이다. 첫 시점이 발간 되자마다 한국항만협회와 한국건설기술인협회의 추천도서로 선정되는 행운도 얻어 그의 시인활동이 기대된다.

이석우 기자 mylee06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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