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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번영의 길을 방해하는 자, 역사의 죄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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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번영의 길을 방해하는 자, 역사의 죄인이다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18.05.2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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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12월 4일 이용구 등이 주도하는 친일매국단체인 일진회는 ‘일한합방성명서’를 발표하고 순종 황제와 당시 내각총리대신 이완용에게 ‘일한 합방’ 상소문을 올렸다. 또한 통감 소네 아라스케(曾禰荒助)에게는 한일합방을 청원하는 ‘청원서’를 보냈다.

국제정세를 살피면서 강자에 기생하여 제 나라와 민족을 팔거나 볼모로 부귀영화를 누리거나 이어가려는 매국노들은 역사 속에서 종종 나타난다. 친일파들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일본이 강할 때는 일본에 기생하다가 태평양전쟁에서 패전한 후 미국이 세계질서의 주도권을 잡자 미국에 빌붙어 기득권을 유지했다.

그들의 철면피한 점은 건국절 논란에서 잘 나타난다.  자신들의 권력의 뿌리와 일본 식민시대의 연결을 차단하기 위해 3.1독립운동과 그 결과로 탄생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며 대한민국의 역사를 1948년 정부수립일부터 새롭게 하려고 시도한다.

나라가 어렵거나 중대한 갈림길에 있을 때면 비록 안에서 서로 의견이 달라 다툴 수 있으나 밖에서는 서로 단결하여 국익을 최대한 챙기는 것이 국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이고, 특히 국민의 권력을 위임 받은 정치인이라면 필수적인 책무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인들은 한일합방 전의 일진회와 다를 바 없는 행동을 태연하게 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화해와 민주주의 확립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이 같은 업적을 전 세계인들이 칭송하며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는데 수상 저지를 위해 로비를 하고 반대서한을 보냈던 사람들이 있다.

올림픽도 그렇다. 진보세력은 88올림픽을 반대했다. 살인과 폭력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군사정권을 공고히 하고 세계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불순한 시도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어떤가? 보수정권이 유치했고 진보정권(?)이 진행했지만 일부 정치인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어떻게든 망치려고 혈안이 됐다.

나경원 의원 등 일부 정치인들은 자기들이 주장하기도 했던 남북단일팀 구성을 저지해 올림픽을 훼방하려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반대서한을 보냈다. 표면적인 주장은 오랫동안 올림픽을 준비해온 선수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그토록 선수들의 수고와 노력에 존경을 표하고 도왔는지 알 수 없다.

올림픽 이후 평화의 급물결이 휘몰아치는 한반도에서 위기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동서, 남북의 대결과 갈등구도 아래서 권력을 잡고 기득권을 누려왔던 사람들이다. 대립과 갈등구도가 허물어지자 그들의 권력이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고 새로운 질서에 순응하지 못하자 어떻게든 구질서를 유지하려고 발버둥치는 것이다.

며칠 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기의 대통령이 아닌 북미회담을 앞둔 트럼프 미국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 북한에게 속지 말라는 경고와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 대부분이다. 한 마디로 남북의 화해와 평화보다 위기와 갈등의 지속을 통해 기득권을 지켜보겠다는 애처로운 몸부림이다. 이 얼마나 한심하고 철면피한 짓인가?

드디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고, 6월 12일에는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회담을 한다. 온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쏠려있다. 북미정상회담을 깃점으로 한반도가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서 평화와 번영의 길로 들어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북한의 행동을 모두 선의로 볼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 기만전술로 해석해서도 안 된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국익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지금 한반도는 천재일우의 기회냐 백척간두의 위기냐의 갈림길에 있다. 보수든 진보든 문재인 정부에 힘을 모아주고 일치단결하여 스스로 천재일우의 기회를 만들어서 굳게 잡아야 할 것이다. 역사는 냉정하게 현재를 보고 있다.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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