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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용수 "복고풍 코미디 부활, 중장년층이 웃고 떠들 수 있는 프로그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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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용수 "복고풍 코미디 부활, 중장년층이 웃고 떠들 수 있는 프로그램 필요"
  • 김정환 기자
  • 승인 2012.01.04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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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엄용수 방송코미디언협회회장

▲ [KNS뉴스통신=김정환 기자] 엄용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
[KNS뉴스통신=김정환 기자] 엄용수. 언제까지나 대중들에게 ‘천상 코미디언’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는, 현재 대한민국 코미디언 650여명이 가입되어 있는 ‘대한민국 방송코미디언협회’(이하 코미디언협회)의 회장이다. 1981년 MBC 공채 1기로 데뷔한 뒤 심형래(KBS 1기), 서세원(TBC 1기) 그리고 지금은 세상을 떠난 고(古) 김형곤(TBC 2기) 등과 가히 TV 코미디의 전성기라 불리는 80년대 브라운관을 주름잡았다. 7080세대에겐 여전히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요즘 그의 모습을 방송에서 보기는 쉽지 않다. 엄용수와 그의 동료들이 주로 활약했던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이 자취를 감춘 탓이다. KBS 개그 콘서트 등의 공연 형식의 코미디가 그 명맥을 잇고 있지만 이마저도 예전만 못하다. 그는 인터뷰 내내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자취를 감춘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했다. 코미디언협회의 출범과 함께, 그는 침체된 경기로 전 국민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요즘, 사람들에게 기쁨과 환희, 희망을 되찾아 주기 위해 남녀노소 공감할 수 있는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의 부활을 꿈꾼다. ‘KNS 뉴스통신’에서 엄용수 코미디언협회장을 직접 만나 코미디에 대한 그의 열정을 들어 보았다.

▲전성기 때와 달리 요즘은 방송에서 보기 어렵다.
=방송 출연은 거의 없다. 아주 가끔 불러주면 나갈 수 있는 정도다. 요즘은 주로 강의를 한다. 우리나라는 교육공화국이라고 불려도 좋을 정도로 문화센터, 아카데미, 평생교실, 노인대학 등이 갑자기 많아졌고, 지자체에서도 많은 문화 사업을 연다. 이런 곳들에서는 많이 찾아 주어서 주로 강의를 하며 생활 한다. 스케줄이 많아 모두 못 가는 경우도 많다. 솔직히 연예인으로 버는 수입보다 교양 강좌 등을 통해 버는 수입이 더 많다. 내가 그 분야들에 전문지식이 있거나 특별한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아마 워낙 많은 강좌들 때문에 강사들이 모자란 덕분일 수도 있다. 특히 10월부터 12월에는 종친회, 동창회 등의 다양한 친목 모임도 있어 더 바빠진다. 요즘은 이런 일을 주로 한다.

▲ [KNS뉴스통신=김정환 기자] 엄용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
TV에 출연하지 않아도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다는 그에게, 요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코미디언협회에 대해 물었다.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코미디언협회는 어떤 단체인지.
=코미디언협회는 사단법인으로 KBS, MBC, SBS 등 방송 3사의 코미디 연합회가 모여 만들어진 단체이다. 지금 막 데뷔한 신인부터 예전에 활동했던 사람들까지, 우리나라 코미디언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지금은 약 650 여명의 회원이 있는데 이렇게 모두 모여 친목을 다지고 서로 도우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협회는 언제 만들어졌나.
=2010년에 만들어졌다. 이미 성우협회, 탤런트협회 등 역사가 50년이 넘는 단체들도 있지만 그에 비하면 우리는 법인으로 인가 받은 뒤 1년 남짓 된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측면도 있다. 대부분 협회 운영비를 사비로 충당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관련 사업 등을 시작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누구나 당연히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코미디언의 단체가 이제야 제대로 만들어 진 것이다. 이것 자체가 코미디다. 지금부터 힘을 모으려 한다.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드라마, 가요보다 예능과 코미디가 더 주목받는 시대인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지.
=연예인들은 단체 활동이 어렵다. 대부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에 익숙하다. 특히 경제적인 도움을 주더라도 사람들이 잘 알아주지 않는 협회에 기부하기 보다는 언론을 통해 보일 수 있는 선행을 더 많이 한다. 연예인이 협회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언제나 모든 게 부족하다. 아마 다른 협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 [KNS뉴스통신=김정환 기자] 엄용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
엄 회장이 협회에 쏟는 노력을 보며 그것이 결국 코미디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시작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코미디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 보았다.

▲요즘 코미디 환경에 아쉬운 점이 많은 것 같다.
=시청자들은 예전의 정통 코미디를 원하지 않는다. 물론 옛 추억을 그리워하는, 나이 지긋한 시청자들도 간혹 있겠지만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니까 방송사에서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명랑극장’, ‘웃으면 복이 와요’, ‘청춘극장’, ‘유머 1번지’ 등 이름만 들어도 아련한 프로그램들이 사라진 이유도 결국 시청률 때문이었다. 그러나 적은 수라도 코미디를 원하는 시청자가 있다면 다시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 시대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복고풍 코미디를 다시 만들고 싶다. 이것은 이제 연기를 하는 코미디언의 문제를 넘어 직접 편성하는 방송국의 문제로 넘어간다. 대한민국의 중장년층이 웃고 떠들 수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어떤 방식으로 만들 것인가, 어떻게 주목받게 할 것인가 고민해봐야 한다. 코미디가 없는 방송도, 코미디가 없는 나라도 지구상에 없다. 코미디는 그 자체로 방송의 의무이자 권리이다.

▲시청률 외에 다른 아쉬운 점은.
지나친 기획사 위주의 제작 풍토도 아쉽다. 외주 기획사가 프로그램을 만들고 납품한 뒤 연기자에게 돈을 주지 않고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혹은 대형 기획사가 프로그램을 만들고 해당 회사의 연기자들만 출현한다. 결국 좋은 기획사의 연기자들만 살아남는다. 심지어 기획사의 배우들 위주로 프로그램 자체가 기획되는 경우도 있다. 결국 방송국에서 좋은 코미디를 만들기 위해 투자하고 코미디언을 키워줘야 한다.

▲어떻게 하면 코미디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쇼는 만들기가 쉽다. 인기가수 10명만 있어도 충분히 프로그램이 된다. 복잡한 대본보다는 인기 있는 그룹이 나와서 화려한 조명, 스모그, 꽃가루를 맞는 장면이 중심이 된다. 이에 비해 코미디는 소재 발굴하고, 대본을 만들고, 연기 연습하고.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방송에서 손을 놓고 있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코미디는 방송의 의무이다.

▲ [KNS뉴스통신=김정환 기자] 엄용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
방송이 국민에게 할 수 있는 ‘복지사업’ 같은 것이다. 특히 산업화 시대에 힘들게 일한 뒤 마땅한 즐거움이 없는 중장년층을 위해 더욱 중요하다. 쉬운 길로 가기 보단 어려운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만들어 주어야 한다. 단기간 이익을 쫓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코미디 프로그램을 정착시켜야 하고, 시청자들도 인내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응원해주어야 한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코미디언협회와 엄용수 회장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며 마지막 질문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우선 코미디언 협회에서 만드는 토크쇼를 진행하고 싶다. 기존의 방송과는 다르게 일반 국민들과 직접 대화하고 소통하는, ‘야전 방송’ 같은 코믹 토크쇼로 서민 생활에 깊숙이 들어가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아울러 후배 코미디언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코미디 복지기금을 만들고 싶다. 기본적인 최저 임금이나 4대 보험 수준은 보장받고, 단기간 실적에 부담을 느끼기보다 하고 싶은 코미디를 만들기 위해 장기간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엄용수 프로필>
신체사항  키 : 161cm  체중 : 58kg 
혈액형 : AB형 
데뷔 : 1981년 MBC 코미디언공채1기
취미 : 바둑  KBS 사내바둑대회 2위 
출연작  방송 
KBS 유머 1번지,MBC 청춘만만세,KBS 즐거운 소극장
KBS 쇼비디오 자키,KBS 명랑극장,KBS 시사터치코미디파일
SBS 라디오 엄용수의 개그세상,KBS 전국은 지금-연예 스포츠코너
영 스튜디오-우리들의 코너,생방송 큐,7시 명랑열차
이동 스튜디오,행운의 스튜디오,EBS 바둑교실

김정환 기자 knews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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