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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이모저모] “힘들지만 최선을 다할게요, 신인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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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이모저모] “힘들지만 최선을 다할게요, 신인이잖아요”
  • 도남선 기자
  • 승인 2018.05.10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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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러 갔다가 문전박대 당하는 후보부터 낯선 원외정당의 설움 안고 가는 후보까지 6.13 지방선거 나서는 정치신인의 에피소드

[KNS뉴스통신=도남선 기자] 6.13 지방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신인들의 패기가 수많은 우여곡절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역민에게 생소한 이름을 알려야 하는 데서 생기는 헤프닝부터 특정 정당에 대한 악감정으로 본의 아니게 육두문자를 들어야만 했던 후보, 원외정당의 설움을 안고 가는 후보들까지 다양한 에피소드가 이번 선거를 더욱 알차게 만들고 있다.

# 봉사하러 갔다가 문전박대

해운대구 우2동 우3동 구의원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조하연 예비후보는 지난 7일 선거운동을 하다 다소 억울한 일을 겪었다. 평소처럼 우2동과 우3동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조 예비후보는 한 식당에 마련된 어르신 무료급식소를 찾았다. 행사에 오시는 어르신 유권자들에 인사를 하겠다는 목적도 당연했지만, 배식이나 설거지 같은 일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는 순수함도 컸단다. 다음날인 8일은 '어버이날'이었기 때문이다. 

행사장 입구에는 같은 지역구에서 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A당 B예비후보가 와 있었다. 조 예비후보는 반가운 마음에 큰 소리로 따뜻한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말은 차가웠다. 

"후보님은 들어오시면 안됩니다"

조 예비후보는 당명과 후보명이 적힌 선거운동복 때문이면 다른 옷을 입고 올지를 물었으나, B예비후보는 "같은 지역구의 경쟁자이기 때문에 들어오면 안된다"고 답했단다.

하는 수 없이 어르신들에게 "식사 맛있게 하세요"라는 인사만 하고 돌아선 조 예비후보. 봉사를 하러 갔다가 괜히 문전박대만 당해 아쉬움이 컸지만 첫 출마로 이름을 알리다 생긴 에피소드로 생각하기로 했다고 한다.

조 예비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앞으로 제가 만날 새로운 세계에는 오늘보다 더 크고 많은 벽이 존재하겠죠. 내일부터 더 열심히 달려 그 벽을 넘어서고야 말겠습니다."라며 패기 있게 웃어 넘겼다.

# 인사하다 '쌍욕' 듣기도

역시 같은 당 북구 구포1, 2, 3동 구의원 출마자인 김태식 예비후보는 최근 유권자에 인사를 하다 봉변을 당했다.

평소처럼 구포시장에서 유권자에 인사를 하고 있던 김 예비후보를 보고 한 시민이 "쓰레기 같은 놈들" 이라는 욕을 하고 지나가더란다. 

평소 봉사활동과 지역활동을 하면서 단 한번도 남에게 험한 소리를 들을 일을 하지 않았다는 김 예비후보. 그는 순간 얼굴을 붉혔지만 곧 평정심을 갖고 다시 거리 인사에 나섰다고 한다. 

김 예비후보는 "붉은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하는 저에게 일부 시민들이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게 때로는 힘들지만, 나는 지역을 살릴 수 있는 힘 있는 후보라는 자신감이 있다. 유권자 분들이 인물도 좀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 아직 기호도 정해지지 않은 원외정당의 설움

정치신인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것도 힘든데 거기에다 유권자에게 다소 낯선 원외정당이라면 그 어려움은 배가 된다. 금정구 구의원으로 출마하는 전미경 예비후보는 원외정당 '녹색당' 소속이다. 

전미경 예비후보는 '녹색당'이라는 정당이 낯선 이가 많아 후보자 전미경을 알리기 전에 녹색당에 대해 설명을 할 때가 많다고 한다. 명함을 건네받고는 보통 "본인이네요?"라는 이야기와 "녹색당이라는 당도 있나요?"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듣는다. 

유권자에 낯선 정당이다보니 출마 지역의 지지기반도 약하기 마련. 주민들을 만나고 후보자 전미경을 알릴 기회를 갖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하다못해 지역민들을 모아 정책간담회를 하고 구정에 대한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해 공약에 대해 알리고 싶어도 현행 선거법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지역구 출마가 처음인 전 예비후보는 선거운동과 선거법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전 예비후보는 "선거법상 하면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의 분류가 복잡해 새로운 일정을 잡거나 행사를 준비할 때 선관위에 문의하고 답변을 듣고 일일이 확인한다"고 말했다. 

예비공보물을 준비하다 정해진 양식과 다른 부분이 있어 당원들과 함께 봉투에 스티커 작업을 새로 하는 헤프닝도 있었다. 

전 예비후보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직 녹색당의 기호가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번, 자유한국당은 2번, 바른미래당은 3번으로 기호가 정해져 있다. 이처럼 원내정당을 중심으로 기호가 정해지다보니 녹색당 같은 원외정당은 일정기간이 될 때까지 번호가 정해지지 않는다.

전 예비후보도 자신이 기호 6번일지 7번이 될지 몰라 번호를 묻는 유권자에게 정확히 알려주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다. 가뜩이나 국가보조금 없이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현수막이나 명함을 만들 때 예상했던 번호가 바뀌면 홍보물품을 두 번 제작해야 하는 불편함도 안고가야 한다. 

전미경 예비후보는 "선거법이 기존정당에 유리하게 설계돼 새로운 정당의 의회진입이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치신인으로서 진보정당 녹색당의 정책과 공약을 알리는 발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도남선 기자 aegookj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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