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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사건, 60년대 망령 되살아난 민주주의의 근간 위협하는 최악의 범죄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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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사건, 60년대 망령 되살아난 민주주의의 근간 위협하는 최악의 범죄행위"
  • 조해진 기자
  • 승인 2011.12.29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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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종진 서울대생, 서울대 시국선언을 말한다!

▲ (사진=조해진 기자)서울대 시국선언문을 작성한 원종진 학생

[KNS뉴스통신=조해진 기자]“1960년 4월 19일, 선배들이 직면했던 비통한 현실이 2011년 오늘, 우리의 눈앞에 망령처럼 되살아났다.” 

지난 26일 ‘민주주의의 퇴보를 걱정하는 서울대인(이하 학생들)’은 10.26 재․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디도스 공격 사건 수사와 관련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시국선언에서 학생들은 ‘디도스 사건’에 대해 “10.26 재․보궐 선거에서 자행된 일련의 선거 방해 공작들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최악의 범죄행위”라고 규정하고 총체적인 진실 규명과 당국의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했다. 납득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제시하지 않으면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는 의사 표현도 빠지지 않았다.

시국선언문이 처음 발표되고 이틀이 지난 28일 <KNS뉴스통신>은 이번 시국선언문을 작성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3학년 원종진(09학번) 학생을 만나 시국선언의 배경과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원종진 학생과의 일문일답.

- 시국선언문을 작성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스누라이프(SNUlife)라는 서울대학생들의 커뮤니티가 있다. 사회에서 디도스 문제로 시끄러울 때 스누라이프 게시판 역시 디도스 수사와 관련된 것이 이슈로 오르내렸다. 그 중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 08학번 이하결 학우가 12월 11일 스누라이프 게시판에 처음으로 시국선언을 제안하며 도와줄 사람들의 연락을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이 글을 보고 이하결 학우에게 연락을 했다. 연락할 때만해도 시국선언문을 쓴다는 건 생각하지 못했는데 함께 추진하다보니 선언문을 작성하게 됐다.

- 시국선언이 다른 정치적인 사안 없이 디도스 사건만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정당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지만 서울대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따라서 2011년에 일어났던 FTA예산안 강행처리, BBK정보 공개 등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 논의를 하면 각자의 찬․반 주장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이 하나로 모이기 힘들다. 그러나 디도스 사건은 선거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벌어진 사건이며, 선거를 방해하는 행위는 민주주의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다. 디도스 사건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가 침해 받았다는 의견에 모두가 공통적으로 동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디도스 사건을 시국선언의 중심으로 잡았다.

- 시국선언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사람은 몇 명인가.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몇 명이다라고 특정 짓기는 어렵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이하결 학우가 최초로 제안했고, 선언문 작성은 내가, 유시민의 딸인 유수진 학우가 의장으로 있는 연석회의를 필두로 한 학생사회가 만장일치로 결의를 해서 다같이 뛰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 유수진 학우가 주도했다고 하는데 유수진 학우가 연석회의의 의장이 된지는 일주일 정도다. 이 전에는 간호대학 회장이 연석회의 의장으로 있었다. 이 것을 밝히는 이유는 학교의 대표성을 떨어뜨릴까봐서 이하결 학우 등은 그동안 인터뷰를 꺼려왔는데, 유수진 학우에게 관심이 집중되면서 인터뷰를 혼자 하기 벅찼을 뿐만 아니라 유수진 학우가 혼자 이끄는 것 처럼 잘못된 내용의 보도가 올라가거나 유시민씨와 얽힌 기사들이 많아졌다.  때문에 실명이 나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잘못 보도 되면 안되기 때문에 인터뷰에 임하게됐다.

- 시국선언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은 없었나.

비판이라기보다 의견이라고 했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정치적인 색을 빼고 들어갔기 때문에 그런 논쟁은 없었다. 그러나 한 쪽에서는 ‘현재 시국에 대한 것을 너무 좁게만 다룬 것 아니냐’, ‘시국 선언에 대한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지않나’라는 우려의 의견들도 많았다. 그러나 정치적인 사안이 조금만 들어가도 학생들의 반발이 많았기 때문에 결국 정치적인 의견은 넣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중론이 모아져 디도스 사건으로만 시국선언을 하게 된 것이다.

- 민주주의의 퇴보를 걱정하는 서울대인의 이름으로 시국선언문을 작성했는데.

애초에는 이하결 학우가 제안한 시국선언이었지만 점점 일이 커지게 돼 이하결 학우의 이름으로 하기에는 버거워진 상태였다. 이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고 현재 서울대 총학생회는 공석으로 있기 때문에 선언문 초안을 들고 단과대학 회장들이 모인 연석회의에 찾아가 참여 의사를 물었다. 연석회의는 시국선언 의견에 만장일치로 동의해 서울대인의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하게됐다.

▲ (사진=서울대 시국선언 홈페이지) 서울대 시국선언문

- 현재 진행중인 서명은 상황이 어떤가.

현재 온라인 서명이 2,500명이 넘어가고 있고, 오프라인 서명은 28일부터 진행했는데 방학이라 사람이 많지 않다. 계절학기를 듣는 강의실에 들어가면 박수치며 호응해주는 학생들도 있고 그냥 앞에서 얘기하나보다 하고 듣는 사람들도 있다. 더 많은 서울대생들이 시국선언을 알고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또한 서명은 온,오프라인 모두 1월 7~8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며 9일에 신문 광고를 하기 위해 광고 요금을 모금하고 있다. 시국선언 사이트에 계좌번호를 올려놨더니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주고 있다. 현재까지 1,000만 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다. 그러나 2 곳의 신문사에 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1억 원의 요금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모금이 더 필요하다. 모금이 투명하게 되고 있는지의 여부는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루 중 정오와 오후 8시, 2번씩 통장을 정리해 증거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다.

현재는 광고 문구를 작성 중이며 ‘몇 명이 서명했다’ 등 이런 내용을 포함시켜 많은 이들이 디도스 사건을 지켜보고 문제로 삼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 서울대 교수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나.

확인이 안 됐다. 오프라인 서명은 강의실만 돌기 때문에 교수님들에게 요청하진 않는다. 온라인 서명 같은 경우에는 학교 구성원이라면 할 수 있지만 그 분이 교수님인지 아닌지는 확인이 불가능하게 돼있다.

- 시국선언을 발표할 때 문제들은 없었나. 학교의 압박 같은.

딱히 문제점이라고 말할 것들은 발생하지 않았다.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 때문에 공청회도 하고 인터넷 상에서 논쟁을 하기도 했지만 학교의 압박이나 거센 저항과 같은 문제들은 없었다.

- 방학 및 계절학기 시즌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것 같지는 않은데.

시기가 방학인 것이 온라인 서명을 하게된 계기이기도 하다. 시국선언을 최초로 제안한 이하결 학우는 시기가 방학인 것을 감안해 온라인 서명을 해야겠다고 의견을 제시했고, 학교 내 웹 개발 동아리인 ‘와플스튜디오’의 도움을 받아 시국선언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시국선언 홈페이지에는 시국선언문과 모금 계좌번호, SNS 소통 공간이 마련돼있다. 현재 서명관리 서버관리 등 온라인에서 하고 있는 전부는 와플스튜디오에서 진행하고 있다. 서명 목표인원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많은 학우가 동참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시국선언문을 작성하는데 걸린 시간이 궁금하다.

처음에 작성했을 때는 밤을 새서 작성을 했었던 것 같다. 초안을 작성한 후 게시판에 올려 학우들의 의견을 들었다. 온라인상으로 발표하기 전까지 댓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받으면서 수정 작업을 여러번 거쳤다. 이후 지난 25일 열린 연석회의에서 최종 통과된 선언문을 26일 공개한 것이다.

- 시국선언문을 먼저 공개한 이유는.

시국선언의 공식 날짜는 1월 11일이다. 시국선언문의 내용을 먼저 공개한 이유는 사람들의 서명을 이끌어내려면 어떤 내용인지 알아야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학생들이 학교를 비운 기간이기 때문에 온라인서명을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서명을 위해서는 어떤 내용인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미리 시국선언문을 공개했다.

- 지금 ‘선언문만 발표했지 이렇다한 행동이 없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만일 디도스 수사가 우리의 목표대로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비서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이 확정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라는 질문이 있었다. 이 때문에 시국선언문의 마지막 문구를 ‘진실이 가려진다면 행동으로 나설 것’이라는 의미가 담기도록 수정했다. 디도스 수사에서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단독 범행으로 결론이 난다면 추가행동에 대한 논의 후 행동으로 옮길 것이다.

- 바로 시위를 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현재 사법부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사법주권이라는 것도 있기 때문에 수사를 잘못하고 있다는 등 말이 많아도 일단은 지켜본 뒤 그 뒤에 시위를 하는 것도 늦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 뒤이어 다른 대학들도 시국선언을 할 계획인데 연대할 생각은 없나.

타 대학과의 연대는 확실하지 않다.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타 대학쪽에서 먼저 연락이 온다던가 우리가 먼저 한다던가와 같은 과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시국선언에 대해서는 현재 연석회의의 의논을 거치는 것이 필수다. 필요하지만 타 대학과 연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되고 있는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마지막으로 서울대 시국선언으로 사회적인 파장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한 마디. 

우리가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큰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쩌다보니까 디도스 사건에 대해 우리가 먼저 시국선언을 하게됐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의 근본인 선거를 의도적으로 방해한 디도스 사건이 철저히 수사가 이뤄져 국민들이 우리와 의견을 같이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 우리로써는 당연히 기분 좋은 일이다. 

조해진 기자 sportjhj@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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