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2:04 (토)
[논평] 남북정상회담, 새역사를 쓰다
상태바
[논평] 남북정상회담, 새역사를 쓰다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18.04.27 1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민족 번영시대 열 출발선에 총성 울려
KNS뉴스통신 최문 논설위원

2018년 4월 27일, 오늘은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문을 연 역사적인 날이다. 

회담을 시작하기 전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평화 번영, 북남관계의 역사가 쓰이는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여기에 왔다"며 "오늘 현안문제들, 관심사 되는 문제들을 툭 터놓고 얘기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면서 지향성 있게 손잡고 걸어나가는 계기가 돼서 기대하는 분들의 기대에도 부응하자"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 11년을 ‘잃어버린 11년’이라고 표현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남북정책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우리 대화도 그렇게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또 합의에 이르러서 우리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성의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며 "오늘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만큼 그동안, 11년 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오늘 충분히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미국의 주요언론인 CNN은 홈페이지에 회담장의 사진과 함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A new history begins)'를 헤드라인으로 크게 싣고 남북회담 정경을 세세하게 보도하는 등 세계 각국 언론이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영국의 BBC, 일본 NHK, 중국 CCTV 역시 남북 정상회담을 모두 생중계로 긴급 속보를 전했다.

그러나 온 민족이 설렘과 감동으로 현장 중계를 지켜본, 킨텍스의 프레스센터에 운집한 전 세계 언론인들이 탄성을 지른 남북정상의 손을 맞잡는 광경을 잔뜩 불편한 심기로 지켜본 사람들이 있다. 일본인들? 아니다. 대한민국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일부 극우 보수세력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일본 아사히TV와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은 좌파만 지지’한다면서 이를 반대했다. 또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모두 당사에 모여 남북정상회담 현장중계를 지켜본 반면 자유한국당은 ‘남의집 잔치’라며 홍준표 대표는 당사에 출근조차 하지 않았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조선일보는 대표적인 보수주의자인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의 칼럼을 통해 ‘ 남북한 정상 회담을 코앞에 두고 온 나라가 흥분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매체들은 마치 남북 간에 평화통일이 이미 기정사실이 된 듯 호들갑을 떨고 있다. 북한의 수령 김정은이 우리 군을 사열한다니 생각 없는 사람들은 북한으로 관광 갈 꿈에 부풀어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드디어 나라가 망하는구나 하며 땅이 꺼질 듯한 한숨이 터져 나온다.’며 남북정상회담을 폄훼하고 갈등을 부추겼다.

이인호 교수는 ‘‘친일’ 하면 치를 떠는 듯한 것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세력이고 이완용은 매국노의 표상이다. 그러나 그들이 모르는 것이 이완용도 젊은 시절에는 탁월한 능력을 갖춘 애국인사였고 그가 친일의 길을 선택한 것은 불가항력적인 일본의 힘 앞에서 민족의 힘을 보전하는 길이 무력 항거보다는 유리한 타협이라는 자기 논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점이다.‘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펼치며 문재인 대통령과 진보세력을 공격했다. 조선일보는 이인호 교수의 주장을 통해 결국 ’북한의 핵 폐기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남북한 간 평화 협정이라도 거론한다면 그것은 온 세계가 지켜보는 앞에서 대한민국이 정치적 자살을 하는 역사적 ‘쇼’ 케이스가 될 것이다.‘라면서 속내를 비췄다.

참으로 답답하다. 물론 뜨겁게 만나되 차갑고 냉철하게 협상해야 한다. 하지만 만남 자체를 두려워하면서 북한을 악으로 규정하고 제거해야 할 대상이라고 봐서야 어떻게 협상이 가능하겠는가? 자주 만나고 많은 대화를 해야 서로를 이해하고 해결책도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축하하는 남북정상회담을 반대하며 전쟁을 부추기고 민족갈등을 유발하는 보수세력(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들을 보수세력이라고 칭하기보다 차라리 수구세력이라고 하는 것이 옳겠다.)의 행동을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까?

남북 정상은 민족의 평화와 번영, 나아가서는 통일을 위해 통 큰 합의를 이끌어내기를 바란다. 그리고 합의된 약속은 반드시 지켜나가야 한다.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남북이 서로 표리부동하면 안 된다. 한반도비핵화와 남북경제협력이야말로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고 민족의 평화와 번영의 시금석이다. 이를 위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남북이 상호불가침협정을 체결해야 할 것이다. 남북의 전격적이고 폭넓은 합의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동의를 이끌어내고 일본 러시아를 견인해 나가야 한다.

그동안 어둠이 깊었던 만큼 통일은 아침처럼 올 것이다.  드디어 남한의 자본과 탁월한 기술, 북한의 자원과 우수한 노동력이 결합해 한민족 번영시대를 열 출발선에 총성이 울렸다. 한반도에 올 새날을 벅찬 가슴으로 기다려 보자.

 

 

최문 논설위원 thinknews@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HOT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