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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환 충남도의회 의장 “박수 칠 때 떠나야…물러날 때를 모르면 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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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환 충남도의회 의장 “박수 칠 때 떠나야…물러날 때를 모르면 추해진다”
  • 조영민 기자
  • 승인 2018.04.18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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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훌륭한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지방선거 불출마”
유익환 충남도의회 의장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본업인 농업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충남도의회>

[KNS뉴스통신=조영민 기자] 유익환 충남도의회 의장이 23년 정치생활을 마무리하고 본업인 ‘농부’로 돌아간다.

1995년 6월, 충남 태안군의원에 당선되며 정치를 시작한 유익환 의장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내리 3선 충남도의원에 당선되며 12년 간 충남도정 발전의 일익을 담당해 왔다.

오랜 정치로의 외유 동안 그는 늘 자신이 농부임을, 충남인임을 잊지 않았다. 유익환 정치의 중심에는 늘 충남이 있었다.

그런 그가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이 와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것, 박수 칠 때 떠나는 아름다움을 아는 것. 유익환은 버림으로써 채우는 삶의 이치를 말한다.

그러나, 떠나는 그의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충청대망론’의 중심에 있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추문과 몰락은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충남도민 모두에게 상처를 주었고, 그 부정적 영향은 가늠할 길이 없다.

그래서 그는 정치인으로서의 마지막 부탁으로 “믿음과 화합, 그리고 희망”을 말한다. 서로가 서로를 믿고, 충남도민 모두가 화합해, 충남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나갈 것을 강조한다.

<KNS뉴스통신>에서는 이제 정치를 떠나 소시민으로 돌아가는 유익환 충남도의회 의장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새로운 충남’의 모습과 ‘충남 부흥을 위한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유익환 충남도의회 의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유익환 의장은 지난 23년간의 정치활동에 대해 “주민행복을 찾는 길이었다”고 말한다. <사진제공=충남도의회>

“도의원 12년, 정치생활 23년…오직 ‘주민행복’을 위해 노력해 왔다”

(문) 먼저 인사를 부탁드린다.

(답) 사랑하고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충청남도의회 의장 유익환입니다.

우리 충남도의회는 ‘도민행복’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도민의 복리 증진과 더 나은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새로운 도정부와 도의회가 출범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최근 우리 충남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 불미스러운 사건들에 대해 충남도정을 책임진 위치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희망, 해로운 충남을 꿈꿀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역분권을 통해 도민이 주인이 되는 충남, 혁신하는 도정을 통해 발전하는 충남을 건설하는데 저희 충남도의회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모쪼록, 도민 여러분의 가정에 평안이 충만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문) 도의원만 3선, 군의원을 포함하면 23년 간 정치를 하셨다. 지난 12년 도의원으로서의 의정활동을 자평한다면?

(답) 말씀하신대로 도의원 12년 했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충남도의회는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7년 7월까지 3년 간 543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 가운데 지역발전과 주민 복지 증진에 부합한 의원발의 건수 역시 134건에 달한다. 이를 위한 각종 의원연구모임 등도 활발하게 운영돼 왔다.

물론, 도민들께서 보시기엔 부족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아쉬움 역시 없지 않다. 하지만, 저를 비롯한 우리 충남도의회 의원 모두는 ‘도민행복’이라는 하나의 가치를 위해 노력해 왔음은 자신 있게 말씀 드린다. 모두가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 덕분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문) 남은 기간 반드시 완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답) 마음은 많은 일들을 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방의회의원이 ‘무엇을 해 내가 완성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헛된 말이고, 도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특히,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경우 더욱 그렇다.

다만, 그렇다고 그냥 놀 수는 없다. 지금의 현실과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안희정 전 지사의 충격적인 사건 이후 우리 충남도는 그야말로 위기이다. 현재로써는 이 위기를 잘 관리하고 7월에 출범할 새로운 도정부가 신속하게 도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틀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충남도의회는 도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가며 우리가 할 일을 해 나갈 것이다. 저 역시 권한대행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도정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문) 이번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셨는데 이유는 무엇이며, 임기가 끝난 후 계획은?

(답) 불출마 이유는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이 와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서다. 제 지역구인 태안지역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다. 그 분들이 참여해 태안은 물론 우리 충남도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주길 바란다.

저는 이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모르면 사람이 추해진다. 지금은 제가 물러날 때이다.

저는 원래 농사짓는 농사꾼이다. 땅보다 정직한 것은 없다. 정치를 하며 더욱 그것을 느꼈다. 이제 땅으로 돌아가 그 정직함의 진리를 다시 배우려 한다. 가족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이웃, 친구들과도 막걸리 한 잔의 여유를 가져보려 한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다시금 저의 역할이 있다고 판단될 때, 제가 우리 태안과 충남도,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판단될 때, 그때 다시 제 위치를 고민해 보겠다. 그래서, ‘정치 은퇴’라는 말은 함부로 하지 않겠다. 다만, 가급적이면 정치와는 멀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희정 전 지사의 8년 도정에 대해 유익환 의장은 “희망과 실망이 교차한 시간이었다”며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진=조영민 기자>

“안희정의 충남도정 8년은 ‘희망과 실망’이 교차한 시간”

(문) 최근 안희정 전 지사의 성추문으로 인해 충남도민은 물론, 국민들의 실망감과 충격이 크다. 어떻게 보시나?

(답) 충격이 크다. 저 역시 비록 당과 정치적 이념을 달리했지만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에게 기대한 바가 있었고 그만큼 실망이 크다. 제가 이런데 도민들께서야 오죽 하시겠나. 도정을 책임진 한 사람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실망감에 사로잡혀 있을 수는 없다.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단절할 것은 단절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도민 여러분께서도 힘드시겠지만 이제는 ‘안희정의 충격’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안희정 개인이 잘못한 것이지 우리 충남도의 잘못이나 패배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저 역시 얼마 남지 않은 의정기간이지만 우리 충남을 정상화하고 다시금 활기를 되찾도록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문) ‘3농혁신’, ‘충남인권조례’ 등 이른바 안희정표 정책들에 대한 재평가 목소리가 나온다. 입장은?

(답) 재평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3농 혁신 정책은 도의회에서 7년여 동안 이 문제에 대해서 지적을 해왔다. 허상만 보고 쫒지 말고 실질적으로 농촌이 변하고 농민들이 잘 살 수 있는 방안으로 정책을 해나가야지 허상만 보고 쫒아가는 그런 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권 조례 문제는 다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폐지했다가 다시 의결을 해서 마무리를 한 상황이다. 이것도 대표적인 충남도정의 허상을 보는 상황이다.

(문) 단도직입적으로 안희정 지사의 8년 도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답)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희망과 실망’이라고 생각한다.

안희정 도정이 출범할 때 많은 사람들이 신선함을 가졌다. 젊은 지도자의 등장에 열광한 사람들이 있었고, 누군가에게 그 기대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우리 충남을 위해서도,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그가 잘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겠다. 그러나, 결과가 그렇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지난 8년 우리 충남도는 허상 속에 살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하나하나 잘잘못을 따지고, 필요성을 다시 점검해야만 한다.

우리 의회가 앞장서겠다. 도민들께서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지방분권 개헌과 관련해 유익환 의장은 “제왕적 대통령을 그대로 둔 지방분권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충남도의회>

“제왕적 대통령을 그대로 둔 지방분권, 기대하지 않는다”

(문) 정국현안에 대해 몇 가지 묻겠다. 최근 개헌과 관련해 지방분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입장은?

(답) 논의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과연 결과는 뭘까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중앙집권에 아주 익숙해져 있는 국민들이다. 예전 왕조시대부터 그랬다. 현대 공화정을 시작한 이후에도 우리나라는 중앙집권을 유지해왔다,

지금 개헌을 논의하고 있지만, 제왕적 대통령형태의 대통령 지위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권력을 지방에 내려주는 지방분권을 추진한다고 하는 것은 결국에는 결과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용두사미가 될 것으로 우려한다. 그래서 저는 사실 큰 기대랄 하지 않고 있다.

(문)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특히 지방선거가 가까워 오면서 보수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어떻게 보시나?

(답) 분명 위기다. 그러나 그 위기는 곧 기회를 변화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요즘 여론 추의를 보면 상당 부분 달라지고 있고 충청권이 특히 그렇다. 보수의 본산이 충청권인데, 나는 상황 변화가 분명히 올 것이라고 본다. 저도 자유한국당 출신 의원이라서 그런 기대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상당 부분 변화는 올 거라고 본다.

(문)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답) 좋은 말을 많이 해야 하고 그러고 싶은데 지금 우리 충남이 처한 현실이 녹녹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 도의회도 충남도도 많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믿음직한 공직자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 중이다. 도민 여러분께서 믿어주시고 격려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

아울러, 도민 여러분과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평안이 늘 함께하길 기원한다.

감사합니다.

유익환 의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의 보수 위기 상황에 대해 변화를 기대했다. <사진=충남도의회>

 

조영민 기자 dt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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