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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17일 이전 가능성 배제 못해... 김정은, 힘에 의한 통치 예상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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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17일 이전 가능성 배제 못해... 김정은, 힘에 의한 통치 예상돼”
  • 조해진 기자
  • 승인 2011.12.21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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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예측한 NK지식인연대 박충식 기획전략팀장

▲ NK지식인연대 박충식 기획전략팀장

[KNS뉴스통신=조해진 기자]19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싸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은 19일에 보도됐으나 사망한 시각은 17일 오전 8시 30분쯤인 것으로 알려져 한국 정부와 국정원이 이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에 대해 국민들의 질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데 북한의 특별 방송 예고 상황을 접하고 김정일의 사망을 예측한 사단법인 ‘NK지식인연대’(이하 NK연대)가 주목받고 있다.

NK연대는 북한에서 학계와 전문직에 종사하던 대학교수, 연구원 등 1,000여 명의 탈북 지식인들로 구성되어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활동을 해온 단체이다.

<KNS뉴스통신>은 지난 20일 박충식 NK지식인연대 기획전략팀장을 만나 김정일 사후 북한의  정세 변화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 정부도 알지 못했던 김정일의 사망소식을 예견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어떻게 예측할 수 있었나.

북한의 경우 대변인 성명 등 큰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특별방송을 하지 않는다. 19일 새벽 특별 방송에 대한 예보가 있다는 메일이 도착해 인터넷을 검색해서 11시에 방송을 시청했다. 살펴본 결과 방송에 예고되지 않았던 스케쥴이 잡혀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특별방송을 예고하는 아나운서의 무거운 어조와 침통한 표정, 김정일의 생애와 활동 소개 일관된 프로그램 등의 정황이 김일성 주석의 사망 당시와 유사한 점이 많았다. 때문에 김정일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었다.

- 북한이 김정일의 사망을 바로 알리지 않은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보나.

북한은 흔히 독재국가라고 알고 있듯이 굉장히 권위적이다. 때문에 김정일의 사망 공개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등의 리스크 생각하고 계엄령 선포 및 대처 방안을 미리 확보한 뒤 검토 과정을 거쳐 발표한다. 어쩌면 사망 시기가 발표한 17일 보다 전일 수도 있다.

- 남한 정부가 김정일의 사망 소식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 때문에 질책을 받고 있는데.

정부와 우리 단체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정보력이 우리와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과 같은 경우는 우리가 알아볼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것이었다. 한 마디로 고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어떤 바람인지 아는 것과 같은 거다. 우리가 북한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지 않겠나.

정부의 경우는 이미 정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확신이 없어 공표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정원과 같은 경우 (김정일의 사망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대한민국에도 계엄령이 발표되고 군의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 (사진=shuud.mn)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

- 김정일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

차분한 편이다. 김일성은 북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신과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김일성의 죽음은 많은 주민들이 슬퍼했다. 그러나 김정일의 위상은 김일성 보다 많이 낮은 편이다. 눈물을 흘리는 주민들은 30세 이상의 김일성 시대에 교육을 받았던 사람들이다. 김일성의 사망 이후 김정일이 정권을 잡으면서 경제가 악화됐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으로 향했고 그 때부터 주민들의 가치관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 때 태어난 북한의 젊은이들은 애지중지 자란 편이라 기성세대들과 가치관도 다르고 충성심도 낮다. 때문에 김일성의 사망 당시와는 다르게 분위기가 차분한 편이다.

더욱이 김정일은 2009년 화폐 개혁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엄청난 경제난을 일으켜 주민들의 불만을 야기시켰고 강성대국으로 나아간다는 발표마저 불확실해진 상황이어서 김정일의 죽음은 그저 북한 주민에게 충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북한의 정치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는가.

현재 정치세력과 관련된 인물 세 명을 꼽는다면 김정일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 처남인 장성택, 여동생인 김경희로 나눌 수 있다. 요즘 패권을 쥐고 있는 사람은 김정일의 처남이자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다. 문제는 장성택이 김정은을 밀어주느냐에 달렸다.

장성택은 말을 잘하고 충성심이 강해 직위에 오른 여느 당 간부들과 달리 얽매이는 것이 없고 현실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가 지금의 지위에 오른 것은 충성심 때문이 아니라 김정일의 동생인 김경희를 사랑했던 파워 때문이다. 그러므로 권력을 가지면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그가 어떤 태도를 가지느냐에 따라 정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그가 전면에 나선다거나 김정은과 대립할 확률은 낮다.

-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을 지지한다고 보나? 김정은 체제가 자리를 잡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김정일이 후계자로 김정은을 띄워주려고 했지만 시작단계에서 끝나고 말았다. 꽃은 못 피운 셈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직위를 비롯해 ‘군’이라는 세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힘에 의한 통치를 하게 될 것 같다.

이보다 우리가 주시해야할 것은 북한의 민생정치에 관해서다. 과거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 이후부터 과도기였던 1997년 사이 북한의 계급사회는 몰락하고 경제난이 닥치면서 2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굶어 죽었다.

무엇이 200만 명의 사람들을 죽게 만들었을까. 바로 정치 세력을 다지기 위해 벌어진 파벌싸움 때문이다. 당시의 수뇌부들이 정치 세력 싸움에 혈안이 되다보니 민생정치를 등한시하게 됐고 결국 계급제도가 무너졌다. 이 때문에 정치 세력은 군을 더 지원할 수 밖에 없게 됐던 것이다. 김정일이 갑작스레 사망한 지금 지난 1994~1997년 사이의 일들이 또다시 되풀이 될 수 있다.

▲ (사진=shuud.mn) 김정일과 김정은 부자

- 인터넷 웹툰 중 ‘스틸레인’이라는 만화가 있다. 김정일의 사망 이후 북한이 온건파와 강경파로 나뉘어 싸우게 되면서 한반도가 다시 전쟁에 휘말리게 되는 내용이다.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만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북한이 전쟁과 같은 의미 없는 짓은 못할 것이다. 자신들의 안정을 찾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미국과 어떠한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 6자 회담을 앞두고 김정일이 사망했다. 북한의 핵 포기 여부에 전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수면 아래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알 수 없지만 아마 북한이 핵에 대해서는 저자세로 나갈 것이다. 아마도 미국하고는 핵 포기라는 전제조건 아래에 김정은을 인정하겠다와 같은 이야기가 이미 오갔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어찌됐든 북한은 최대한 외부세력에 자극을 주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높지는 않지만 핵 포기의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개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 만약 핵을 포기하게 되면 북한의 군사력이 많이 약해지지 않을까.

민감한 질문인데... 일단 북이 가지고 있는 핵 전력은 미국이라던가 주변 국가에 대해 위협이 될만한 능력은 아니라는 보고서가 있다. 그것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 올해에는 중동과 같은 곳에서 자스민 혁명 등 시민혁명들로 세계가 들끓고 있다. 북한 역시 철권 통치를 했던 김정일의 사망을 계기로 주민들의 반란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북한에서 시민혁명과 같은 일들은 불가능 하다. SNS가 없기 때문이다. 핸드폰을 다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인터넷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환경조성이 되어있지 않다. 그리고 북한은 군이 많기 때문에 진압이 가능하다. 지역에 쿠테타가 일어나면 탱크로 밀고 나가버리면 끝이다. 때문에 시민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 그래도 북한 주민들이 개혁을 바라고 있다면 어떻게든 변화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우리가 약 5년 동안 활동을 하는 동안 들었던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북한 주민들이 만들어낸 시장이 있으니 마음껏 벌어먹고 살 수 있는 자유를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넘어야될 고비가 하나 있다. 김정은이 나서든지 공동 통치와 같은 형태가 되든지 정권이 안정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3-5년이 걸릴 것이다. 안정을 찾는 그 기간 내에 북한 사회는 또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다. 김일성 사후 1994년에서 1997년 사이에 있었던 일들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3~5년 간의 정권 안정 과도기간이 지나면 개방이 서서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

- 우리 정부와 국제 사회는 북한에게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좋을까.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자극하지 않고 너그럽게 지켜보는 것이다. 단 정밀하고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국제 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지원을 해주는 것, 개방을 요구하는 것 등의 행위는 도리어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저 정권이 안정될 때까지 될 수 있는 한 자극을 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국제사회 역시 철저히 북한 내부의 정세를 모니터링 해야한다.

한 가지 더 신경을 써야할 것은 중국군이다. 19일 중국 공안 쪽에서 작은 소식이 있었다. 중국 부대가 압록강 주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우리 정부와 국제 사회는 중국군의 움직임 또한 철저히 모니터링 해야한다.

- 북한을 자극하면 안 되는 이유는.

지금은 북한 사회에 안정이 필요한 시기이다. 리뉴얼 과정을 거치고 있는 북한에게 외부의 자극은 플러스로 작용하지 못한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안정을 찾는 것이다. 붕괴되는 것보다 안정이 되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다. 정치적으로 불안하면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대화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북한의 안정이 최우선이다. 북한이 안정을 찾게 된다면 새로운 사람과 새롭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3자 대면의 형태로 취해질 확률이 높지만.

- 머지않아 통일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나.

통일은 인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이다. 내일이 오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북한이 안정을 찾는 것이 관건이 되겠지만 통일에 그리 오랜 시일이 걸리진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밝은 내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통일 이후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뿐이다. 통일은 가까이 다가왔다. 

 

<NK지식인연대>

NK연대는 북한에서 학계와 전문직에 종사하던 대학교수, 연구원 등 1,000여 명의 탈북 지식인들로 구성되어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활동을 해온 단체이다.

이들은 일본, 미국 등 해외에도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으며 북한 내부에도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어 북한 정보수집 및 정세 분석 등에 대한 신뢰성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NK연대는 북한 및 통일 관련 학술연구활동, 북한의 미래발전과 개발을 위한 비전연구, 북한 정보수집 및 분석, 남북교류협력 및 대북지원사업 자문활동, 북한실상강의 및 안보강연 통한 북한실상 전달, 탈북지식인 능력 배양과 후진양성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근본적인 목적은 통일된 대한민국을 대비해 남과 북을 잘 알고 있는 인재, 북한과 국제사회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양성이다.

 

조해진 기자 sportjhj@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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