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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의 문화논단] ‘포지티브 정치’여야 ‘포지티브 사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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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의 문화논단] ‘포지티브 정치’여야 ‘포지티브 사회’ 될 것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 승인 2018.03.1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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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KNS뉴스통신 논설위원단장

세상은 바쁘게 돌아간다. 작년에 탄핵국면에 이어 이른바 장미대선을 치룬지 채 일년도 안돼 다시 선거철로 접어들고 있다. 지자체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다가오며 예비후보들끼리 각축을 벌이며 선거열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정말 시간이 빠르다. 그래서 벤자민 프랭클린은 “당신은 지체할 수 있지만 시간은 그렇지 않다. 이른 아침은 입에 황금을 물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나폴레옹은 이렇게 말했다. “숙고할 시간을 가져라, 그러나 행동할 때가 오면 생각을 멈추고 뛰어 들어라.”

지금 총선에 뛰어드는 수많은 예비후보들에게 딱 맞는 말이다. 바로 행동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래서 일분일초가 아쉽다. 각 지역의 후보들은 저마다 공약을 내세우며 자신이 최적 후보임을 호소한다. 후보들이 쏟아내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지지율이 출렁이기도 한다.

언제나 선거일이 다가오게 되면 예외 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네거티브 전략’이다. 정당하거나 아니거나 상대방의 약점이나 비리를 찾아내 폭로하는 공방이 달아오른다. 여기에 흑색선전이 가세한다. 물론 선거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엄정한 검증과 건전한 비판은 필수이겠지만 선거가 본격화 되면 근거 없는 유언비어나 조작된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가 점입가경으로 치닫는다.

선거는 전쟁이나 다름없다. 전쟁터에서는 수단 방법을 가릴 것이 없이 승리하는 것이 목적이다. 결국 상대를 이겨야 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공정하게 경쟁하겠다고 후보들이 다짐들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그 반대로 전개되는 것이 십상이다. 선거 때만 되면 언론은 후보들이 정책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흠집 내기 공세에 몰입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그것이 정치의 속성일까?

그럴 수도 있다. 유권자들은 부정적인 면이 강한 후보를 제외시키는 경향이 세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 후보가 당선돼서는 안 되는 온갖 이유를 사실이든 아니든 여론화시켜 상대적으로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민심에 각인시키려는 것이다. 하기야 민주주의가 앞선 미국의 선거에서도 이 전략은 사용된다.

하지만 우리사회가 특히 네가티브를 좋아한다. 그러기에 개인 간의 뒷얘기도 칭찬보다는 흠집을 끄집어내어야 제맛이다. 오죽했으면 우리사회에 상호존중과 배려의 문화운동이나 칭찬운동을 펼치는 단체도 있을까. 네가티브가 득세하는 것은 그것이 주는 자극성과 짜릿함 때문이다. ‘포지티브’는 밍밍하고 무미건조하다고 느낀다.

우리사회의 그런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TV속 대중 프로그램이다. 다채널 시대에 예능인들의 출연이 많은 토크쇼의 기조는 대부분 네거티브다. 예능 프로는 네거티브 요소를 넣어야 재미를 더하고 시청자를 사로잡는다는 것이 보편적인 생각인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방송이 지루하고 산만해진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차별화를 두기 위해 포지티브 전략을 구사했던 예능 프로그램은 인기가 제한돼 있다. 네거티브로 폭넓게 대중을 끌어들이는 방송에 비하면 인지도나 시청률이 훨씬 뒤쳐진다는 판단이다.

왜 네거티브 전략이 대중의 관심을 모으면서 재미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더 있을까? 그것은 대중들이 네거티브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끊임없이 점점 더 파격적으로 신선한 네거티브 요소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에 있다.

마케팅에도 네가티브 광고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금기시되는 소재를 활용하거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을 활용하는 광고다. 이것을 ‘부정광고’ 또는 ‘네거티브 어필’이라고도 한다. 부정을 함으로써 강한 긍정을 나타내려고 하는 방식으로 터부시되는 소재의 활용이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사용해 광고 효과를 내는 것이다.

어쨌든 네거티브가 판치는 세상에서는 긴장감과 스릴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포지티브보다 평안감과 행복감이 배어나지는 않는다. 한국사회가 국제기준으로 행복도나 긍정지수가 하위에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긍정의 에너지가 충분치 않다는 반증이다.

국제기구에서 평가하는 긍정경험지수 요소들을 보면 ‘어제 편안하게 쉬었는가?’, ‘어제 존중을 받아보았는가?’, ‘어제 많이 미소를 짓고 많이 웃었는가?’, ‘어제 재미있는 일을 하거나 배웠는가?’, ‘어제 즐거운 일이 많았는가?’다.

결국 이 물음에 우리는 ‘예’라는 포지티브보다 ‘아니요’라는 네거티브가 더 많은 게 현실이다. 한국인의 삶이 얼마나 메마르며 팍팍한지를 알 수 있는 통계다. 요즘처럼 물질이 넘쳐나는 세상인데도 일상의 생활에서 재미있는 일이나, 웃을 일이나, 즐거운 일이 별로 없다는 의미다.

세계미래회의(WFS)의 회장이었던 티머시 맥의 말대로 현대인들은 ‘시간부족사회’에 직면해 있다.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더 없이 빨리 흘러가는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이제는 포지티브가 대세가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부터 포지티브 에너지, 곧 긍정의 힘이 온누리에 뻗치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정치가 포지티브해져야 한다.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요소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참여'다. 그 참여의 구체적인 행위는 바로 국민 모두가 동등하게 권리를 행사하는 선거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선거의 요체는 정치일진데 선거에서부터 네가티브가 되니 정치에서 포지티브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가 아닐까싶다.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success-ce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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