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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5천억원 충북도교육청 주금고 협력사업비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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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5천억원 충북도교육청 주금고 협력사업비 우려 고조
  • 이건수 기자
  • 승인 2018.03.1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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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규모 비슷한 강원도교육청 협력사업비 연 2억7천만원과 대조
NH농협측 “도교육청금고 보유기간 짧아 수익 적어” 주장
학부모, “‘산간오지까지 인프라 구축됐다’는 농협 배부르길 바라는 도민 없다”

[KNS뉴스통신=이건수 기자] NH농협은행이 수십여년간 국민 혈세인 연 2조5000억원의 충북도교육청 금고를 독점하며 혜택을 누려 오고 있지만, 정작 충북 교육계에 환원하는 기여도가 지나치게 저조해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해 금고 선정 공고를 통해 공개경쟁을 실시하고자 했지만, NH농협은행 충북영업본부 단독 응모로 선정돼,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충북 교육계 예산을 도맡아 운영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금고는 교육비특별회계 단일금고 체제로 운영되며, 선정된 NH농협은행은 올해 2조5000여억 원 규모의 각종 세입금의 수납 및 보관, 세출금의 지급, 여유자금 예치 및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 NH농협은행은 4년간 연 1억5000만원씩, 총 6억원의 협력사업비를 금고 운영 대가로 충북도교육청에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똑같이 NH농협은행으로부터 금고 운영을 맡기고 있는 2조5,600여원 예산 규모의 강원도교육청은, 연 2억7000만원의 협력사업비를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북도교육청이 타 도교육청에 비해 초라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을 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충북도교육청과는 다소 비교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예산 규모를 운영하는 청주시는 NH농협은행으로부터 협력사업비를 해마다 9억원씩 출연 받고 있어, 협력사업비가 너무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관련기사 KNS뉴스통신 2월 4일‧11일‧18일‧26일, 3월 4일자 연속 보도>

◇NH농협은행 “금고 운영 수익 적어” 설득력 의문

충북도교육청이 비슷한 예산 규모의 타 도교육청이나 청주시보다 협력사업비가 적은 것에 대해 도교육청 예산 등을 맡아 금고를 관리하고 있는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단순 숫자로만 비교할 상황이 아니라 도교육청이 안고 있는 구조적 특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며 “도교육청은 지자체와 달라서 올해 예산이 2조5000여억원이라도 예산이 오는 대로 금고에 입금했다 바로 출금하는 경우가 많아 단순 거래 형식의 금고 운영이라 수익증대가 적다”라고 밝히고 있다.

즉, 1개월에서 몇 개월짜리 단기 정기예금으로 금융기관에 머무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NH농협은행 측은 수익증대 효과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2월말 기준으로 평균 최대 정기예금으로 3,800여억원과,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공공성 예금 760여억원을 금고인 농협에 예치하고 있으며,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1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1.80%, 대출금리는 연 3.69%에 달한다.

게다가 NH농협은행은 충북도교육청 주금고 선정으로, 충북도내 10개 시‧군 교육청을 비롯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490여개 학교‧1만5000여명의 교원‧18만여명의 학생 등이 NH농협은행을 자연스레 이용하게 돼 고객 유치 및 홍보 등 프리미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상황이다.

취재진이 청주시내 모 고등학교 행정실 관계자와 전화 통화한 결과 “충북도교육청이 농협을 금고로 지정된 만큼 60여명 교직원 거의가 농협통장으로 급여가 지급되고 있고, 그러다 보니 자신도 주거래 은행이 농협일 수밖에 없다”고 반사이익을 보고 있음을 지적했다.

더불어, 충북도교육청 재무과 관계자도 “1만5000여명 교직원 90%의 급여가 농협통장으로 지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비록 보유기간이 짧더라도 국민이 낸 혈세인 도교육청 평균 잔고 수천억원을 농협이 보유하고 있으면서 교직원과 가족, 그리고 학생을 비롯한 이용객을 상대로 다양한 농협대출상품을 활용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어 NH농협은행 측이 내세우고 있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취재진은 정확한 정황을 알고자 충북농협중앙회영업본부 관계자와 전화 연결을 했으나 해당 관계자는 취재 요청을 거절해, 더 많은 의문을 제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 NH농협 관계자의 '단순 금고 운영 수익이 적어 출연 협력사업비가 적다'는 답변에도 석연치 않은 면을 남기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고 운영으로 출연되는 협력사업비는 학교와 교직원, 학생들의 복지와 발전에 활용돼야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충북도내 학교‧교원‧학생들에게 NH농협은행 이 내놓고 있는 협력사업비 1억5000만원으로 얼마나 혜택이 돌아가고 있는지 짚어볼 대목이다.

충북 단양군 영춘면 한 초등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농협에서 1년에 2∼30만원 장학금이 전부”라고 말했으며, 영동교육지원청 행정담당 관계자도 “군 단위는 농협을 거의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지역주민과 학교를 위해 농협과 연계한 협력사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라고 NH농협은행이 내놓고 있는 협력사업비가 유명무실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청주시 가경동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학부모이자, 도민으로서 국민이 낸 혈세가 투명하게 교육발전에 기여하길 바라고 있지, 수 십 년째 산간오지까지 지점인프라가 구축됐다는 조직의 특수성을 이용해 독점하고 있는 농협이 배부르길 바라는 도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건수 기자 geonba@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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