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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논단] 新 한국사회..새로운 ‘문화가치’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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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논단] 新 한국사회..새로운 ‘문화가치’ 절실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 승인 2018.02.0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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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호모 사피엔스 - 사피엔스 곧 ‘매우 지혜로운 인간’이 이끌어 갈 것”
이인권 KNS뉴스통신 논설위원단장

유명 시중은행들이 면접 점수를 조작하면서까지 이른바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출신 지원자들을 합격시키는 대신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들은 불합격시킨 의혹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공개됐다. 무늬만 공개채용이었지 최고위층이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합격기준을 작위적으로 조정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공공 분야 1190개 기관과 단체의 약 80%에서 채용비리가 적발됐다는 조사결과도 발표됐다. 이렇게 민간 분야를 선도하며 솔선수범해야할 공공기관에서 무엇보다도 공정해야할 채용 부조리가 만연돼 있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변명될 수 없다. 어떻게 해서 채용비리가 적발되지 않은 정상적인 기관이 단지 20%라니 사회 정의에서 주객이 전도돼 있어 한심하다.

학벌과 백과 연줄이면 통하는 이 사회가 과연 공정하고 투명하고 질서가 보장되었는지 말로 다할 수 없다. 그동안에도 수없이 반사회적 부정이 횡행할 때마다 법적 재단을 통한 대증요법에 급급해 왔다. 한결같이 제도의 확립이니 법제화 강화를 외쳐 왔지만 뭐 하나 달라진 것이 없다. 같은 비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잘못된 사회적 풍토를 바로잡아야 하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헌법 제 11조 1항에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명시된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저 명문화된 조항일 뿐 제도가 없고 법제화가 덜 되어 평등 공정사회가 안 된다는 말인가. 앞서 은행의 경우처럼 법과 규정을 피해가려 면접 점수를 조작하는 데에는 법과 규정은 아무 의미도 없다. 이번처럼 어쩌다 적발이라도 되면 그때 가서야 문제가 되겠지만 말이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이러한 부정의 관행은 근본적으로 척결되지 않는다. 여기에서 문화는 ‘사회구성원들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의 결정체’를 의미한다. 이 사회를 끌어가는 구태의연한 과거 세대들의 문화가 환골탈태하지 않는 한 우리사회는 선진세계를 향해 한발짝도 더 나아갈 수가 없을 것이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풍요해도 그에 걸맞는 문화적 수준이 정립되지 않으면 후진성 국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는 부정과 비리와 복잡한 사회갈등은 구조적으로 세대 간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다. 우리 사회가 과거 수직적인 패턴에서 급격하게 수평적인 패러다임으로 변혁되는 과정에서의 가치 충돌 때문이다. 전근대적인 수직적 사회구조에서 경제적, 사회적으로 신분 상승(upward social mobility)을 이룬 기성세대들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서인 것이다.

어떤 면으로든 집단적 권위주의 사회에서 그들은 오로지 출세를 위해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올라타고 목적을 이뤘다. 그러나 수평적 기반의 참다운 선진 기준의 성공 가치관을 체득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군림과 종속의 과거 미덕이 사라지고 평등과 상호 존중의 수평적 가치가 중시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시대정신이다.

선진 어느 사회가 한국처럼 급격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었겠는가. 그들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언어의 구조나 사회적 지성이 기본적으로 개인을 중시하며 공동체 의식을 기초로 정착됐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처럼 세대 간에 심각하게 문화적 간극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적 격변이 덜한 안정된 바탕에서 선진사회를 이룬 것이다.

요즘 우리사회도 ‘미투'(Me Too) 운동이 촉발돼 법조계, 관계, 문화계에서 자행된 성 평등의 폐해가 속속 파헤쳐지고 있다. 그동안 수직사회에서 수동적인 위상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에 대한 인권 침해사례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 대부분의 가해자들은 결국 이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출세의 사다리에 오른 기득권 세대들인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사회문화시스템이 혁신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권력이든 재력이든 지위 상승으로 출세를 이룬, 그래서 아직도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정신체계(멘탈)에 젖어 있는 기득권 세대들이 과거향수적 행태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시해야 할 것은 이 시대는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갈망하는 새로운 세대인 호모 사피엔스-사피엔스 곧 ‘매우 지혜로운 인간’이 이끌어 갈 것이라는 것이다.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은...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지냈다. ASEM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AEYLS)' 한국대표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국제이사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긍정으로 성공하라> 등 14권을 저술했으며 한국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대한민국 베스트퍼스널브랜드 인증, 2017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대상, 대한민국 인성교육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성공학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success-ce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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