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3:54 (목)
[수요 쉼터] 놀이 사진가 정현진의 1장 1단, 보살핌
상태바
[수요 쉼터] 놀이 사진가 정현진의 1장 1단, 보살핌
  • 정현진(놀이 사진가)
  • 승인 2018.02.07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 못 하는 가축을
원하는 방향으로
데리고 가려면
앞에서 끌어야 한다.

힘들게 수레를 끄는 사람을
목적지까지 도와주려면
뒤에서 밀어주어야 한다.

상대를 인정하고
진정으로 도와주려면
앞에서 끄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보살펴주어야 한다.

- 보살핌 –

주변의 산들이 녹음으로 짙어간다. 한차례 산책을 마치고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었다. 햇볕은 따사롭고 바람은 살랑살랑... 다 자란 어른 잎이 햇살 뒤편에 서서 어린 잎을 가슴에 담고 보살펴주는 듯했다.

따뜻한 가르침이란 앞서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뒤에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일러주는 것이다. 상대에게 온정을 주었다 하더라도 이를 되새기거나 보상받으려 하는 것은 베푼 게 아니라 빌려준 것이다. 자신을 앞세우지 않는 애정은 빌려주거나 이끄는 것이 아닌 한 발짝 뒤에서 빈 마음으로 보살펴 주는 것이다.

 

정현진(놀이 사진가)

- 아타락시아(2014)

- 1장 1단, 한장의 사진 하나의 단상(2017)

정현진(놀이 사진가) kns@kns.tv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HOT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