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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감독 "모든 것이 내 불찰, 외압에 흔들리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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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감독 "모든 것이 내 불찰, 외압에 흔들리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어"
  • 이희원 기자
  • 승인 2011.12.09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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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쿠웨이트전'에서의 조광래 A대표팀 감독ⓒAP통신

[KNS뉴스통신=이희원 기자] 지난 8일 취임한지 불과 1년 5개여월 만에 축구협회로부터 예상치 못한 경질 통보를 받은 A대표팀 조광래 감독이 9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오후 서울 역삼동 노보텔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조광래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의 대표팀 사령탑 경질 결정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고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국 축구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며 자신의 뜻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광래 감독과 함께 박태하 수석코치와 서정원 코치, 가마 코치, 김현태 골키퍼 코치가 함께 참석했다. 

조광래 감독의 전격 경질 배경에 축구판에 만연한 정치적인 배경 및 절차상의 문제점 등이 제기되면서 기자들에게 이메일 및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해임에 대한 억울한 심정을 밝혔던 그는 '빠른 패스를 통한 공격적인 축구...만화같이 정확한 포메이션을 만들겠다'는 A대표팀 조광래식 만화축구의 마지막을 기자회견으로 마감했다.

다음은 조광래 감독의 모두 발언 전문이다. 

“저는 오늘을 끝으로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납니다. 지난해 7월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지금껏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런 와중 들린 축구협회의 갑작스런 경질 소식에 저 역시 황망한 기분을 금할 길 없습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을 비롯해 모든 분들에게 혼란을 드린 점은 같이 사과드리는 바입니다.

대표팀을 맡고 있는 동안 국민 여러분께 기쁨을 드린 것도 있지만 분명 실망스러움을 드렸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 점 자리를 빌려 사과드립니다. 비록 이제 대표팀을 떠나지만,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 축구발전을 위해 밀알이 된다는 심정으로 노력할 것이다.

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이후 한국 축구의 선진화를 위해 진심으로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지금껏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매진했다. 한국 축구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이었기에 갈등이 있었다. 그 어려움 시인한다. 하지만 힘들다고 가지 않는다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는 믿음으로 추진했다. 또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행했다. 흔들렸지만 분명 잘 나아갈 수 있었는데, 그런 와중에 중도하차해서 너무 아프다.

하지만 모든 것은 내 불찰이다. 정당한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하겠다. 그동안 대표팀을 위해 노력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그리고 축구협회를 비롯한 축구인 모두에게 감사를 드린다.

대표팀 감독직에서 떠나면서 후배인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 한 마디 덧붙이겠다. 기술 파트는 정말로 중요하다. 기술위원장이라는 자리가 단순히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고 해임하는 것에만 관여하는 게 아니다. 감독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던지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축구의 백년대계를 세워야하는 곳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의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독립성이 필요하다.

이번 나의 해임이 얼마나 독자적이었는지도 의문이다. 고위층의 힘에 흔들린다면, 한국축구의 미래는 어둡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를 교훈 삼에 앞으로는 좀 더 강단 있게 기술위원회를 운영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동안 사랑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비록 이 자리를 떠난다 하더라도 2014년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이 위대한 성과를 올리기를 마음 속으로 응원하겠다.”

이희원 기자 kate@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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