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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광의 以言傳心] ‘북핵’ ‘올림픽 삼국지’…평창 올림픽을 보는 새로운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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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광의 以言傳心] ‘북핵’ ‘올림픽 삼국지’…평창 올림픽을 보는 새로운 관점
  • 이재광 기자
  • 승인 2017.11.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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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광 논설위원

[KNS뉴스통신=이재광 논설위원] 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기껏 두 달 반. 국민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 11월 초 성화 봉송이 시작되면서 언론 보도도 급증했고, 겨울 의류 시장에 돌풍을 몰고 온 ‘평창 롱패딩’이 올림픽 시즌이 본격 개막됐음을 알렸다. 티켓 판매도 순조로워 보인다. 지난 11월 26일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종목별 입장권 판매율이 50%를 넘어 순항 중이라고 밝혔다.

많은 이들이 이 같은 소식을 반긴다. 올림픽의 성공이 한 발 더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성공으로 한국이 얻을 게 적지 않다고 본다. 국격(國格)을 높이고, 국가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지역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은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북한의 핵 문제가 있고 이를 둘러싼 한중일 3국의 주도권 경쟁이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뭔가 새로운 시각에서 봐야 하는 것 아닐까?

지난 11월 23일 있었던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강에서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가 특별히 강조했던 게 바로 이 점이었다. “평창올림픽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두 가지의 새로운 당위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자. 그는 1998년부터 2010년까지 12년 동안 강원도지사로 있으며 동계올림픽 1차, 2차, 3차 지원 모두의 책임자였고, 도지사 퇴임 후인 2011년부터 3년 동안은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말 그대로 평창올림픽의 산증인이지 않은가. 그가 평창올림픽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김 전 지사가 꼽는 첫 번째 ‘새 당위성’은 북핵 위기다. 지난 두 달 가까이 북한의 두드러진 도발이 없었다고는 해도 언제 어떤 일이 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에는 한반도에 곧 전쟁이 날 수 있다고 보는 많은 언론과 사람들이 있다. 이 같은 시각은 한국의 국가 이미지와 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평창 올림픽의 성공은 한국에 대한 이 같은 부정적 시각을 일시에 해소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중일 3국이 보여주는 동북아에서의 주도권 경쟁이 두 번째 ‘새로운 당위성’이다. 김 지사는 이 점을 더 길게 설명한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동북아에서 이미 ‘올림픽 삼국지’가 벌어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앞으로 4년 동안 한중일 3국에서 세 차례 올림픽이 치러지는데, 개최 배경과 의의를 살펴보면 그 함의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우선 평창올림픽을 보자. 한국이 이 올림픽에 전력을 투구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여러 가지겠지만, 김 지사는 강연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했음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무명(無名)이었던 한국의 이름을 세계무대에서 알린 계기였다면 이번 평창 올림픽은 이제 한국이 선진국임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2년 뒤인 2020년. 일본 도쿄에서는 하계 올림픽이 개최된다. 1964년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이다. 일본 역시 이 올림픽을 통해 얻으려는 목표가 뚜렷하다. 무엇일까? 두 말 할 것 없다. 국민의 마음을 일대 전환시키는 계기로 삼아 ‘잃어버린 20년’의 기억을 깨끗이 털어내고 정치ㆍ경제적으로 동북아 경영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은 이 올림픽에 대해 ‘일본재생(日本再生)’이라는 슬로건을 붙였다.

이게 다가 아니다. 4년 뒤인 2022년에는 놀랍게도 베이징에서 다시 한 번 올림픽이 개최된다. 베이징은 2008년 하계 올림픽에 이어 14년 만에 동계 올림픽까지 치른다. 이로써 베이징은 동ㆍ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역사적 도시가 됐다. 목표? 이 역시 뚜렷하다. 세계 최강국 ‘G2’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는 동시에 낙후된 동계 스포츠ㆍ레저산업의 강국으로 부상하겠다는 것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자국의 ‘굴기(崛起, 우뚝 솟아 일어남)’를 보여주겠다는 중국의 숨은 의도가 깔려 있다.

결국 한중일 올림픽에는 ‘밑그림’이 있다. ‘평창=선진국선언’ ‘도쿄=일본재생’ ‘베이징=중국굴기’라는 밑그림이다. 4년 사이 올림픽을 세 차례 치르는 동아시아 3국은 당연히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누군가의 실패는 누군가의 성공으로 뚜렷이 대비될 것이다. 동아시아의 ‘올림픽 삼국지’는 그래서 중요한 것이며, 그래서 평창의 성공은 일반적인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림픽이 성공했다는 평가의 잣대는 무엇일까? 한 수강생의 질문에 김 전 지사는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 또한 “특히 선진국일수록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다”며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선진국의 잣대”임을 강조했다. 이날 특강을 주도했던 한상우 공공정책대학원 지방자치학과 교수는 강연에 대해 “평창올림픽에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논설위원 겸 지역ㆍ고령사회 전문위원

 

이재광 기자 imu@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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