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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담론] ‘출세’ 아닌 ‘성공’이 행복 되는 사회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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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담론] ‘출세’ 아닌 ‘성공’이 행복 되는 사회 돼야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 승인 2017.11.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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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곧 ‘success’ 의 어원은 ‘낮아지는 자세’를 의미..."보편적인 성공이 주류 가치"
▲ 이인권 KNS뉴스통신 논설위원단장

요즘 사회 정국을 들여다보면 한때는 모두가 부러워했던 이른 바 '성공'한 사회 지도자급 인사들이 줄줄이 옳지 못한 일로 적폐의 대상이 돼 법의 재단을 받고 있다. 그들은 진정한 성공이라기보다 한때 '출세'한 사람들이었다.

한국사회에서 출세, 이것은 누구나 이루고자 하는 꿈이요 목표다. 국어사전에 보면 ‘출세는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유명해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까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출세라는 골인점을 향해 인생의 마라톤을 100m 단거리 질주하듯 온힘을 쏟아 치달리고 있다. 어차피 인생은 올림픽의 마지막 종목인 42.195km의 마라톤 경주인데 그렇게 끝까지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수 있을까?

그러면서 모두가 다 출세라는 월계관을 쓸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지 못한다. 서로 치받으며 달리다보니 자신이 정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자신감을 잃고 삶의 활력이 소진돼 버리는 것이 십상이다. 골인을 향해 달리다 지치고 퍼져버리며 세상을 탓한다.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 시대에 많은 사람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걱정거리와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다. 힘든 직장취업, 치열한 사회경쟁, 빈번한 구조조정, 불안전한 노후생활 등으로 힘들다. 그 속에서 자신들이 꿈꿔 왔던 것들을 저버릴 때가 많아진다. 그러면서도 출세를 향해 뜀박질하며 그래야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있다.

출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쟁취하는 것이기에 출세하지 못하면 박탈감과 상실감에 젖어들게 되어 있다. 달리 말해 행복을 내면적인 가치의 성공보다 외형적인 조건의 출세에 두다보니 그렇다. 경쟁에서 뒤지면 출세하지 못해 불행하다고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사람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행복이다. 그 행복이 출세가 아닌 성공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인간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 곧 ‘행복한 삶’으로 규정했다.

그런데도 지금 한국 사람들의 행복도가 낮다는 것은 물질적으로는 여유로워졌는데도 정신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것이 세계국가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행복지수가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이유다.

'우리는 무엇으로 행복해지나'에서 교육부장관을 지낸 문용린 박사는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한국은 지나치게 물질 중심적이고, 이는 한국의 낮은 행복도로 나타난다.” 긍정 심리학 분야의 세계 권위자인 미국 일리노이대 에드 디너 교수가 인터뷰를 통해 한 말이다.

“에드 디너 교수는 한국의 행복도가 낮은 이유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물질적인 것에 치중하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나 개인의 심리적 안정 등 다른 가치를 희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공에 너무 가치를 두었기 때문에 인간관계나 개인의 취미 등과 같은 곳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문 박사께서 이야기 하는 ‘성공’은 필자가 주장하는 ‘출세’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다. 이제 우리사회에서 성공과 출세라는 개념을 구분해야 한다.

출세란 말은 조선시대에는 과거 시험에 합격해 벼슬하는 것을 의미했다. 몸을 바로 세워 세상에 이름을 날리는 것, 그것을 중요하게 여겼던 유교사상의 입신양명(立身揚名)이 곧 출세였다. 조선시대 그 말이 나타내는 바가 그대로 오늘에 와서도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고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관직’의 우리말인 ‘벼슬’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아무나 쉬이 다가갈 수 없는 위치다. 전근대 신분제 사회에서 관직은 사회적 신분과 부(富)와 명예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중앙집권적 관료체계에 속했다.

그런 개념이 지금도 사람들의 인식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벼슬에 오른 특별히 선택된 자들만이 누리는 출세를 성공이라고 한다면 출세를 하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성공하지 못했단 말일까? 그건 아니다.

이제는 보편적인 성공이 주류 가치가 되는 수평적 사회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영어의 성공 곧 ‘success'라는 말의 어원을 들여다보자. ‘success’는 라틴어의 ‘succedere'에서 유래되었다. 이 말을 분석해 보면 'suc(under)+cedere(to go)이다. 한 마디로 ‘밑으로 간다(going beneath)’는 뜻을 담고 있다.

고대 시대에 성공을 ‘위로 가는 것’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낮은 데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뜻을 성공으로 표현한 것이다. 곧 ‘낮아지는 자’의 자세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의 한자를 살펴보자. ‘成功’, 전체적으로는 ‘목적하는 바를 이룬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功’은 ‘어떤 목적을 이루는 데에 힘쓴 노력이나 수고’를 일컫는다. 우리가 연상하는 출세(出世)와는 사뭇 다른 뉘앙스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출세를 향해 치닫는 사회구도 속에서 삶의 참다운 성공을 중요가치로 인식하는 사회문화체계가 중요하다. 출세가 아니라 그런 성공이어야 우리사회가 행복해질 수도 있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위대한 나'(The Great I)의 저자 매튜 켈리가 정의하는 ‘진정한 자신이 되는 일’로 성공하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행복을 가져다 주는 위대한 삶이란 권력이나 재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 사랑의 삶, 정직의 삶, 봉사의 삶을 아름답고 즐겁고 만족스럽게 누리는 것이다.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은…

우리사회에 문화적 소통력을 강조하는 문화커뮤니케이터이며 예술경영가이다.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2003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역임하였다. 또한 ASEM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AEYLS)' 한국대표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국제이사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 객원교수를 역임하였다.

<아트센터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긍정으로 성공하라> 등 13권을 저술했으며 한국공연예술경영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대한민국 베스트 퍼스널 브랜드 인증, 2017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긍정성공학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success-ce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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