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도서관 찾는 고령층 느는데 서비스는 ‘돋보기 비치’가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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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도서관 찾는 고령층 느는데 서비스는 ‘돋보기 비치’가 전부
  • 서혜정 기자
  • 승인 2017.10.2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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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 이용자 비율 국립중앙도서관 53%, 국회도서관 45%

[KNS뉴스통신=서혜정 기자]  국가대표도서관이라고 불리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올해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인 것으로 집계되는 등 고령층의 도서관 이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용 환경은 이를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분당구을)이 27일 국립중앙도서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연령별 국립중앙도서관 이용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현재 53.2%가 50대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중이 높은 연령층은 60대 이상으로 28.2%를 차지했으며 50대(25.0%)가 2위를 기록했다. 이어 40대는 21.5%, 30대는 13.8%, 20대는 10.5%, 10대는 1.0%였다. 5년 전인 2013년의 경우 40대가 23.8%로 가장 많았으나 지난해부터 60대 이상과 50대가 1,2위를 차지하면서 순위가 역전됐다.

2013년 대비 2016년 연령별 이용자수의 증감률에서도 10대와 20대는 큰 폭으로 감소했고 30대와 40대는 한 자리 수 증가율에 그친 반면 50대는 41.3%, 60대 이상은 38.9%가 각각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2013년 39.9%를 차지하던 50대 이상의 비중은 올해 9월까지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과 함께 양대 중앙도서관으로 꼽히는 국회도서관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회도서관이 김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 연령별 이용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이용자 비중은 2013년 32.6%였으나 올해 들어 9월 현재 45.4%로 증가했다. 특히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다른 연령대가 모두 감소한 데 비해 60대 이상 이용자 수는 43.3%가 급증, 도서관 이용자의 고령화 추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들은 왜 도서관을 찾는 걸까. 여가와 자기계발을 위해서다. 지난 6월 문체부의 “고령자 여가활용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65세 이상 도서관 이용 경험자 427명 중 50.4%가 여가시간을 보내기 위해, 24.4%가 자기계발을 위해 도서관을 찾았다고 응답했다. 62.8%는 혼자서 69.6%는 걷거나 버스를 이용해 월 평균 4~5회 도서관을 이용했다. 조사대상자의 99.3%는 재방문 의사가 있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여가시간을 보내기 적당해서(복수응답 65.8%)와 시설을 이용하기 편리해서(복수응답 42.2%)라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도서관 이용 고령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도서관 이용 환경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김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자료실 내 돋보기 비치, 디지털 도서관의 고령자 대상 정보화 기초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고령자 서비스의 전부다. 고령자를 위한 대활자본 책이나 오디오와 같은 대체자료도 비치된 게 없다. 고령자 서비스 관련 예산은 편성돼있지 않고 전담 사서나 보조 인력도 없다.

문체부의 경우 올해 노년층과 저시력자를 위한 대활자본 장서 개발을 위한 예산 3억원을 편성하고, 노년층을 위한 책 읽어주는 봉사단을 지난 해 168명에서 올해 220명으로 늘리는 등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정도다.

전문가들은 선진국과 같이 정부 차원의 고령자를 위한 도서관 표준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관련 예산 편성과 전문인력 배치, 프로그램 운영 등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고령자의 도서관 이용 실태와 요구 파악도 급선무다. 문체부가 매년 실시하는 공공도서관 통계조사는 연령별 공공도서관 이용자를 어린이, 청소년, 성인의 3가지로만 구분하여 조사하고 있어 고령층 이용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다. 또 고령자 여가활용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젊은층이 ‘공부하러’ 도서관을 찾는 것과 달리 고령층은 ‘여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즉 ‘도서관에 놀러’ 가고 있지만 이 같은 고령층의 요구가 도서관의 사서, 시설, 자료, 프로그램 등에 대한 서비스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여가와 자기계발을 위해 도서관을 찾는 고령층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문체부와 국립중앙도서관이 고령층을 위한 도서관 서비스 표준 가이드라인과 메뉴얼을 만들고 각 지역별 종류별 도서관마다 특색에 맞게 응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혜정 기자 alfime@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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