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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의 문화논단] 대한민국 국민 “당신은 얼마나 행복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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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의 문화논단] 대한민국 국민 “당신은 얼마나 행복합니까?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 문화커뮤니케이터
  • 승인 2017.10.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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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없는 공정 사회, 사람 가치가 올바르게 존중받는 공동체 돼야 참다운 선진사회이며 행복국가'
▲ 이인권 KNS논설위원단장 / 문화커뮤니케이터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이 1974년 행복을 경제학으로 접근한 개념을 발표했었다. 그 후 행복과 경제의 상관관계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유엔을 포함 여러 국제기구에서 행복도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행복도를 측정하는 지표나 방식에 따라 순위는 조금 달라지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의 행복도나 행복지수는 경제력에 비해 낮은 단계에 들어 있다. 한 마디로 경제적인 환경은 좋지만 국민들이 행복해하지는 않는다는 결론이다.

구체적으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2014~2016년 한국의 행복지수는 평균 5.84점(10점 만점)에 그쳤다. 이는 2010~2012년 6.27점을 기록한 뒤 매년 감소한 수치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하락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이유로서는 부패인식, 사회적지지, 삶 선택에서의 자유 등 사회적 평가요소가 낮기 때문이다.

하기사 한국이 경제지수가 높다고는 하지만 최근 열린 국정감사 자료에 보면 경제적 사회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와 하위 90%의 연평균 소득 격차는 무려 324배였다. 부동산 수익률이 큰 한국의 경우 인구의 상위 10%가 97.6%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의 사회문화체계가 혁신되지 않고서는 국민이 행복하기는 요원한 일이다. 오히려 갈수록 수직적이고 계층적인 사회구도 속에서 나타나는 공동체 의식의 부족과 공정성과 투명성의 결여는 행복감으로부터 국민들을 멀어져가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를 들여다보자.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덴마크 사람들이 삶에 만족하는 이유는 덴마크어의 ‘잔테로브(Jante-lov)', 곧 ’당신은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다‘라는 정신에 있다. 덴마크 사람들은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일이 없다.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모든 부문에서 평등이 사회적 가치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긍정심리학>을 이끌어 낸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마틴 셀리그먼 교수는 인생을 살 맛 나게 하는 요소로 ‘긍정적 정서와 몰입, 그리고 의미’를 꼽았다. 아마 이 세 가지 요소는 인간이 한결같이 바라는 만족, 낙관, 희망, 기쁨, 즐거움을 집약시켜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사회는 행복호르몬인 세라토닌이 부족하다. 세라토닌은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엔도르핀과 같이 두뇌에서 생성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엔도르핀은 인간의 특별한 활동이나 심리상태가 될 때에만 만들어지는 호르몬이다. 기쁠 때나, 사랑할 때나, 운동할 때 같은 경우이다. 다시 말해 사람은 행복을 위해 외부적 조건보다는 자기존중감과 자기향상(self-enhancement)을 추구하려고 한다. 곧 자기이해 지능을 높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삶의 질과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기이해는 필수적이다. 인간은 외부적인 환경에 의해 강요되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서 행동으로 옮길 때 의욕을 느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확장시키려고 하는 내재적 욕구를 갖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내면의 동기가 충족될 때 긍정적 정서가 생성되어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는 행복의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자신의 본질적 자아에 충실한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제 물질 풍요의 정점에 서 있는 우리사회도 진정한 삶의 가치와 행복감을 내면에서 찾아야 한다. 이것은 한 개인이나 조직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사회문화체계가 그런 방향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앞서 말한 덴마크 국민의 행복코드는 ‘휘게(Hygge)'다. 휘게 스타일은 ’지인들이나 가족들이 다 같이 편안하고 소소하게 보내는 일상적인 삶의 태도‘를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직업이 무엇이든, 사회적 위치가 어떠하든, 취미로 무엇을 하든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그들의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여져 있는 삶의 방식인 것이다. 곧 ’함께 즐겁게 사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사회가 경쟁을 다그치고 개인은 오로지 출세를 위해 설치는 풍토 속에서 대립과 단절과 불통이 지배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회가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하루 아침에 이런 사회문화적 토양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다.

내년이면 한국이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금 같은 사회문화체계라면 그게 국민의 행복감을 그만큼 담보하지는 못할 것이다. 영국 경제학자 리처드 레이어드는 '평균 연간 개인 소득이 2만 달러가 넘게 되면 그 이상의 수입은 행복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가설을 제시하기도 했다.

덴마크 행복연구소의 마이크 버킹 대표는 높은 행복도에 대해 국가적 차원의 복지 인프라와 국민 개개인이 일상에서 행복을 추구하며 이를 통해 편안하게 사람들과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비결로 꼽았다.

대한민국-이제 더 많은 물질 풍요보다 참다웁게 행복해지는 방법을 체득해야 한다. 양극화가 해소되어 차별이 없는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 사람의 가치가 올바르게 존중받는 공동체가 되어야 참다운 선진사회이며 행복국가가 될 수 있다.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은…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2003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역임하였다. ASEM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AEYLS)' 한국대표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국제이사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아트센터의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긍정으로 성공하라> 등 13권을 저술했으며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수 모범 예술 거버넌스 지식경영을 통한 최다 보임으로 대한민국 최초 공식기록을 인증 받은 예술경영가이다. 한국공연예술경영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성공학 전문가, 긍정경영 & 미디어 컨설팅 대표로 있다.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 문화커뮤니케이터 success-ce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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