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흥행영화 대부분 '수요일' 변칙 개봉...대규모 유료시사회 등으로 시장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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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흥행영화 대부분 '수요일' 변칙 개봉...대규모 유료시사회 등으로 시장 선점
  • 서혜정 기자
  • 승인 2017.10.1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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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서혜정 기자] 지난해 개봉영화 흥행순위 상위권 영화 대부분이 개봉 전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열거나 목요일 개봉 관례를 깨고 수요일에 개봉하는 등 변칙 개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저 배급사와 해외 메이저 직배사 중심의 변칙 개봉이 영화산업 불공정행위의 새로운 수단으로 굳어지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수단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영화계 내부의 합의된 룰도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분당을)이 18일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2016년 한국영화 동반성장 이행협약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흥행순위 상위 30편 중 25편이 목요일 개봉 관례를 깨고 수요일에 개봉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위 내 영화 중에서도 1위 ‘부산행’을 비롯해 8편이 수요일 개봉했다.

6대 대형배급사의 경우 개봉영화의 53.7%를, 4대 직배사의 경우 63.8%를 수요일에 개봉하는 등 배급사별 주력영화들의 경우 수요일 개봉이 대세를 이루었다. 부산행은 개봉 당일 상영 점유율 53.7%, 2위 검사외전은 45.4%, 3위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63.7%를 기록하는 등 국내 메이저 배급사와 해외 메이저 직배사 영화들이 수요일에 개봉됨으로써 소규모 작은 영화의 설 자리를 좁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개봉일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5일제가 정착되기 이전에는 주말을 앞둔 금요일 개봉이, 주5일제 정착 이후에는 목요일에 개봉하는 것이 관례로 자리잡아왔다. 수요일 개봉은 하루 일찍 개봉해 신작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자 영화관람 지원 정부 정책이 집중되는 ‘문화가 있는 날’이 수요일인 점을 겨냥,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개봉 전일 혹은 개봉 전 주말을 이용한 대규모 유료시사회도 변칙 개봉 수단으로 활용됐다. 외국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개봉 전일 1173개 스크린에서, 한국영화 ‘곡성’은 895개 스크린에서 유료시사회를 열었다. 또 외국영화 ‘나우유씨미2’는 개봉 전 3일 동안 1472개 스크린에서, 한국영화 ‘부산행’의 경우 개봉 전 주말 사흘 동안 1284개 스크린에서 유료 시사회를 열었다. 1일 단위 스크린수 기준으로 600개 이상 영화는 4편, 401~500개는 8편, 301~400개는 13편, 201~300개는 4편 100~200개는 10편에 달한다.

이들 영화는 개봉 이전에 사실상 개봉에 준하는 유료시사회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했다. 부산행은 개봉 전 유료 시사회를 연 주말 사흘 간 전체 상영영화 매출의 19.9%, 상영 한국영화 매출의 51.1%를, 영화 곡성은 개봉 하루 전 유료시사회를 열어 전체 영화 매출의 53.6%, 한국영화의 78.5%를 점유했다.

이처럼 수요일을 개봉일로 잡은 영화들이 다시 사실상 화요일 또는 개봉 전 주말에 개봉하게 됨으로써 ‘목요일 개봉’이라는 업계 룰이 의미를 잃은 것은 물론 그 전주에 개봉한 군소 배급사 영화들이 7일 최소 상영 보장을 받기는 더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김병욱 의원은 “최근 10여 년간 한국 영화산업은 양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반면 수직계열화와 독과점, 불공정행위와 같은 과제를 안게 되었다”며 “영화산업의 불공정행위가 심각한 상태임이 확인된 만큼 공정환경 조성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혜정 기자 alfime@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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