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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 진단석] 삼성전자, 갤S8 '빅스비'·'연락처'등 SW설계 '엉터리'...'배터리 발화' 교훈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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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 진단석] 삼성전자, 갤S8 '빅스비'·'연락처'등 SW설계 '엉터리'...'배터리 발화' 교훈 잊었나?
  • 조창용 기자
  • 승인 2017.10.11 2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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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비 개발 책임자 이인종 부사장 전격 교체등 '미봉책'
삼성전자 빅스비 <사진=삼성전자 제공>

[KNS뉴스통신=조창용 기자]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 S8의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빅스비(Bixby)가 음성 인식 오류가 많아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느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휴대폰에 탑재된 주소록 기능이 미숙한 소프트웨어 설계로 인해 사용자의 동의 없이 강제 통합되는 바람에 동명이인(同名異人)을 구분하지 못해 잘못된 전화번호로 연결되는 등 총체적인 소프트웨어 대란이 일고 있다. 

구글 계정으로 주소록을 관리하는 사용자가 많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갤럭시S8의 문자 전송 오류도 나타나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의 소프트웨어를 시급히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노트7 배터리 발화로 곤욕을 치른바 있는데 또다시 경쟁에 쫓겨 소프트웨어 우위를 자랑할 수 있는 AI기능 등 첨단 SW설계를 경쟁적으로 도입, 제대로 검수 검증된 기능확인을 하지 못한채 갤럭시S8 폰에 조기 탑재하는 바람에 결국 지난해 배터리 발화와 같이 또다시 국내외 소비자들에 의해 혹독한 평가에 직면한 셈이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공개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시장과 소비자의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치는 데 대해 내부적으로 상당한 우려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에서도 SK텔레콤·네이버·KT 등 대표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뒤처질 경우 스마트폰 향후 전략 수립에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빅스비는 음성 인식 오류가 많아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느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어 버전 출시도 애초 계획했던 5월 말에서 계속 연기되다 결국 예정보다 두 달 정도 늦은 7월 19일에야 이뤄졌고, 그마저도 외신으로부터 ‘절반만 완성된 상태’ ‘기대 이하의 기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가 ‘빅스비 보이스’ 영어 서비스를 지난 7월 19일부터 시작했지만 반쪽짜리라는 평가도 한 외신에서 나왔다. 지난 7월 19일자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스티브 코바치 기자는 칼럼을 통해 빅스비의 한계를 조목 조목 지적한 바 있다.

코바치는 빅스비가 처음부터 불안정했다며 근거로는 빅스비의 출시 시기가 자꾸만 늦어졌다는 점을 들었다. 빅스비는 갤럭시S8시리즈가 4월에 출시된 이후 서비스를 시작했고 영어 서비스의 출시 시기도 확정짓지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영어 서비스가 시작됐다.

빅스비의 움직임이 느리다는 점도 지적됐다. 코바치는 “구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삼성보다 음성비서에서 앞서 있다”며 “생태계 조성까지 마친 이들 기술기업에 비해 삼성의 빅스비가 서비스되는 국가는 최근까지 오직 한국 한 곳과 갤럭시S8시리즈 한 모델이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갤럭시노트8을 선보이면서 서비스 지역을 한국·미국에서 전 세계 200여개국으로 확대했지만 정작 미국 뉴욕에서 있었던 발표 행사 때에는 듀얼(렌즈 2개) 카메라, S펜 등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다. 

9월 들어서는 작동 오류가 많다는 사용자 불만을 받아들여 갤럭시S8의 좌측 버튼을 눌러도 빅스비가 실행되지 않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1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업그레이드된 빅스비 2.0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다른 앱(응용 프로그램)과 연동을 위해서는 빅스비를 기본 설계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와관련 최근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빅스비 개발 업무를 총괄했던 이인종 무선개발1실장(부사장) 대신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현지 연구소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서 모바일 플랫폼(기반) 개발 업무를 담당하던 정의석 부사장을 국내로 불러들여 빅스비 개발 전권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연락처 기능이 소프트웨어 설계의 잘못으로 동명이인(同名異人)의 연락처가 사용자의 동의 없이 강제 통합돼 사용자가 전화를 잘못 거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이름만 같고 전화번호, 사진, 이메일, 직장명, 직책 등이 모두 달라 동명이인이 분명한 데도, 갤럭시S8의 연락처 소프트웨어는 이를 모두 하나의 연락처로 통합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설계의 기본 마인드가 부족하거나 치밀한 검수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구글 계정 안에 각각 구분된 데이터(연락처)를 통합해 버림으로써 식별성을 상실시켜 사용자가 보유 중인 정보를 훼손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와 민법상 불법행위에 근거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갤럭시S8로 문자(SMS) 수신이 되지 않는 문제가 캐나다, 호주, 프랑스, 영국뿐 아니라 미국 4대 통신사 가입자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가디언은 “두 개 통신사로 시험해 본 결과 평균적으로 문자 5개 중 1개가 수신되지 않았다”며 “심카드를 갤럭시S8가 아닌 다른 스마트폰에 꽂았더니 문자 수신에 문제가 없었던 것을 감안할 때 스마트폰 자체의 문제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창용 기자 creator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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