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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전관예우와 불법 영업으로 얼룩진 도박 중독자 양성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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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전관예우와 불법 영업으로 얼룩진 도박 중독자 양성소"
  • 조해진 기자
  • 승인 2011.11.17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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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 저자 정덕 인터뷰 3탄 - 강원랜드를 말한다

▲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 저자 정덕

[KNS뉴스통신=조해진 기자]도박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그러나 정부는 ‘원칙적 금지와 예외적 허가’라는 잣대로 사행성 산업을 허용하고 있다. 복권, 경마, 경륜, 카지노 등이 그 예다. 특히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인정된 카지노는 총 17곳. 그 중에서 강원랜드 카지노는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정부와 강원도가 주도하는 범국가적 사업으로 공공부문이 지분의 51%를 보유하고 있는 강원랜드. 투명성과 공정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음지에 있는 도박을 양지로 끌어냈지만 도박중독으로 인해 가정이 파괴되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등 심각한 사회적 병폐를 양산하고 있다.

한 때 건실한 중견기업의 회장을 역임했던 정덕(삼애실업, 64)은 건강이 악화되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우연히 찾은 강원랜드에서 도박중독에 빠져 360억 원을 탕진한 뒤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 강원랜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중인 그는 카지노의 각종 불법영업을 폭로하고 도박중독의 병폐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정덕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비견 되는 강원랜드와의 법정다툼 끝에 1심에서 일부 승소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승소의 기쁨도 잠시 뿐 시간이 지나면서 재판이 점점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는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과거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면서까지 강원랜드의 불법영업 실상과 정부, 사법부, 입법부의 불공정한 실태를 책을 통해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KNS뉴스통신>은 지난달 22일 정덕을 만났다. 그와의 인터뷰 1탄에서는 카지노의 세계에 빠져 360억 원을 탕진하기까지의 과정을, 2탄에서는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만난 사람들과 도박 중독의 심각한 실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3탄에서는 미처 못 다한 이야기들과 강원랜드의 도박 중독자 양산 실태 대해 고발한다.

지금의 강원랜드는 도박 중독자 양산소

무용지물인 도박중독예방센터

“중독자이기 때문에 강원랜드를 오는 것이 아니라 강원랜드를 찾았다가 중독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정덕은 “강원랜드 옆에 스키장이 생긴 이후 친구들과 놀러와서 잠깐 호기심에 카지노 게임을 하다 순식간에 학자금을 잃는 학생들도 여럿 목격했다”며 “카지노를 하기 위해 갔던 것이 아닌데 도박 중독에 빠진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가 국민에게 도박을 학습시켜 나라가 온통 도박공화국으로 변하고 있다"며 "도박 중독에 빠진 개개인의 문제도 크지만 이 것이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도박을 허용한 정치권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강원랜드의 비리를 만천하에 알려 도박 중독을 예방하고 건전한 오락문화로서 자리매김해야한다는 게 정덕의 마지막 바람이다.

그는 강원랜드가 도박중독예방센터를 운영하며 도박 중독을 줄이려 노력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오히려 강원랜드가 막대한 수익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박중독예방센터를 통해 도박 중독 여부를 확인한 뒤 도박 중독자들을 더욱 수렁에 빠지게 하고 있다는 것.

“도박 중독을 예방하는 부설기관이 있다며 표면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를 악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족들이 출입제한을 걸거나 그 외 출입제한을 당해도 오히려 출입 정지를 당한다고 미리 알려주고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정덕은 “도박중독예방센터가 강원랜드 부설기관이기 때문에 강원랜드의 힘에 지배당하고 있다”며 “재판 전에 찾아간 도박중독예방센터에서 나와 부인에게 도박에 절대 손대지 말 것을 당부한 심리학 박사는 재판에 증거로 제출한 상담일지를 위조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강원랜드의 힘에 눌린 그가 오히려 딱하게 보였을 정도”라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도살장?

자살하는 사람들

정덕이 최근 강원경찰청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받은 자료에 의하면 강원랜드에 의한 자살자가 정선지역관내에서만 2006년 7월부터 2011년 7월까지 30명으로 집계됐다. 자살자의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강원랜드가 있는 정선경찰서의 정보공개에 의한 정선지역 내 자살자와 변사자들은 올해 1월 9명, 2월 6명, 3월 6명, 4월 7명, 5월 5명, 6월 7명, 7월 7명, 8월 7명, 9월 7명, 10월 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부 합하면 1월부터 10월까지만 무려 68명. 

이에 대해 정덕은 “제 3의 장소에서 자살한 사람들까지 집계한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수치가 나올 것”이라며 “강원랜드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도박 중독자가 된 그들이 강원랜드에서 돈도, 명예도, 가족까지 다 잃고 나자 결국 죽음을 선택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06년에는 강원랜드 호텔 4층 카페테리아에서 3층 로비 바닥으로 투신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진 여성도 있었다. 그 외에도 강원랜드 주변의 모텔에서 여러 사람이 죽어나갔다는 이야기나 한 부부가 강원랜드 주차장과 여자 화장실에서 자살한 일도 있었다.

정덕은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하고 주변의 불편한 시선을 받게 되면 자살 생각이 불쑥불쑥 찾아온다. 그 감정을 이겨내기란 무척 힘들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강원랜드의 전관예우

현재 강원랜드의 대표이사는 최홍집 전 강원도 정무부지사가, 지난달 10일 임명된 박광명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장은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 수석실 행정관 출신이다.

또한 지난 2월 구속된 최영 전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잘 알려져 있던 인물이며 최 전 사장보다 먼저 취임했던 조기송 전 사장은 조순 민주당 전 총재의 장남으로 알려져 있다.

정덕은 “그 외에도 국회사무처 특별위원회 수석 전문위원 출신이 전무로 청와대 출신이 카지노 본부장 또는 기획조정실장, 안전관리실장을 맡고 있다. 또한 지식경제부와 문화관광체육부의 담당과장이 사외 이사로 있는 상태”라며 “이들은 전문성이 고려되지 않은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렇게 정부의 고위 관직에 있던 자들이 강원랜드로 오니 실적을 올려야만 하는 압박감이 있을 것”이라며 “이와 같은 인사형태가 불법 영업을 종용하는 것에 일조한 것 아닌가”라며 전관예우에 따른 폐해를 질타했다.

건전한 오락문화가

되도록 정부의 규제 필요

정덕은 불법 영업, 도박중독자 및 자살자 양산, 전관예우 등 각종 불편한 진실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강원랜드가 애초부터 만들어지지 않았어야 했다고 탄식했다.

그러나 그는 “주변의 상가들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들이나 강원랜드에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있는 약 4,000여 명의 직원들, 앵벌이로 간간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없앨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강원랜드는 2015년까지 한시적으로 영업허가를 받은 상태로 영업 연장이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

정덕은 “강원랜드가 불법 영업 또는 한시적인 영업허가로 인해 하루 아침에 없어지면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느냐”며 “강원랜드를 없앨 수 없다면 도박을 종용하는 곳이 아닌 건전한 오락문화를 누릴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규제 및 강원랜드 내부의 자정작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원랜드의 내부 고발자들은 정덕에게 강원랜드의 자료를 제공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용인되는 오락 수준의 건전한 오락장이 되어 영구한 직장이 되기를 바란다"며 "(강원랜드의) 불법 운영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양산되는 한 영업연장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또한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급들 대부분이 전관예우의 낙하산 인사인데 경영실적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불법으로 영업을 진행해 불법도박피해자들이 양산되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밝히며 불법 영업의 하수인일 수 밖에 없었던 점을 사과하고 정씨의 재판이 승소하기를 응원했다는 게 정덕의 설명이다.

정덕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통위)법 제 1조는 ‘사통위를 설치해 사행산업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사행산업이 건전한 여가 및 레저산업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복리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나와있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적절한 관리와 감독의 부재가 강원랜드의 불법 영업을 종용한 꼴이어서 아쉬움이 무척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담당부서인 문화관광부의 제 식구 감싸기에도 매우 실망했다”며 “1,000만 원 베팅이 병정을 이용한 불법적인 행위로 6,000만 원까지 오른 것에 대해 조사하지 않고 오히려 강원랜드의 불법 영업을 묵과하듯 한 게임의 베팅 금액을 6,000만 원으로 올려 합법화시켜 놓고 대리베팅 근절을 위한 것이라고 답하는 모습이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강원랜드 카지노는 베팅 금액도 올랐을 뿐 아니라 1개 테이블에서 허용하던 테이블 베팅 방식에서 개개인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베팅을 할 수 있게 하는 디퍼런스 베팅 방식을 운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덕은 “게임방식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을 속여 넘기려는 의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문광부에 수 차례 병정을 이용한 대리 베팅을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넣었지만 문광부는 오히려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거나 무책임하게 대답하며 민원을 자체종결처리 했다고 한다. 국회와 국무총리실에 넣은 민원 역시 사통위 등 정부 기관을 돌다 문광부의 정책적인 결정사항이므로 권한이 없다며 흐지부지되고 말았다는 것. 결국 정덕은 관련 당국에 민원을 제기해 조사를 요청하는 것을 포기했다고 했다.

정덕은 “민원이 받아들여져 불법 영업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하고 차단했다면 도박중독의 희생자들이 줄어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철저히 감시하고 통제를 해야하는 정부가 강원랜드의 불법 영업에 대해 처벌과 책임을 묻지 않고 흐지부지 무마시켜 면죄부를 준다는 것이 얼마나 창피한 일이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부는 하루빨리 강원랜드의 불법 영업을 근절시키고 사법부는 징벌적 배상책임제도를 채택해 강원랜드의 불법 영업을 더욱 엄정히 다루어 건전한 오락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며 “강자에 무릎꿇는 사회가 아닌 정의가 바로 세워진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해진 기자 sportjhj@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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