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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충북 도내 병원, 청주 주요 약국 80%이상 외지에서 의약품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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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충북 도내 병원, 청주 주요 약국 80%이상 외지에서 의약품 구입
  • 이건수 기자
  • 승인 2017.09.01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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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약값 타시도 세금으로 충북 재정자립도 악화의 요인
지역에서 의약품을 구입하도록 금융 재정 지원 등 제도적 개선 시급
의약품도매상 회사에 가득차 있는 의약제품들. <사진=이건수 기자>

[KNS뉴스통신=이건수 기자] 충북 도내 병원이나 청주 주요약국에서는 의약품을 구입할 때 지역 업체를 외면하고 80% 이상이 타지역에서 의약품을 구입하고 있으며, 외지로 흘러간 약값은 그 지역 세금으로 납부돼 오히려 외지 재정자립도만 키워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NS뉴스통신이 의약관련단체에서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청주시내 약국 300여개와 Bed수가 100개에서 500개인 도내 10군데 대형병원이 약품을 구입한 내역을 확인해 본 결과 약국이나 병원 모두 80% 이상이 외지 의약품도매상으로부터 약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약품구입비용도 10개병원이 월 합계 약 40억 원으로 연간 500억원, 주요약국 300개가 월 합계 약 40억 원으로 연간 500억원, 합치면 1000여억 원에 이르는데다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또 다른 도내 병원이나 약국 수를 더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약값의 80∼90%가 외지(대전 서울 경기지역 등)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그것은 청주 시민이 몸이 아프거나 건강보조용으로든 지불한 천억 원이 넘는 약값이 타지역의 세금(지방세)으로 둔갑해 그 지역 재정자립도에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세금이 오히려 외지로 역외 유출되고 있다는 것은 충북 지방재정 자립도 약화의 큰 원인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하루속히 개선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싣고 있다.

더욱이 지역에도 20여개 이상 의약품도매상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도 충북지역 전체의약품 시장 중 10∼20%정도밖에 의약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타 지역의 의약품도매상들은 대규모 창고를 구비해 놓고 도내 병원이나 약국의 수요에 긴급히 조달할 수 있는 강점(배송, 가격, 약 종류 등)을 이용해 영업을 하고 있다.

같은 성분의 약이라도 제약회사별로 많게는 100여종이 되는데 의사가 처방할 때 환자에 따라 다르게 처방하려면 다양한 종류의 약품을 보유하고 있고, 신약이나 인기품종의 약을 신속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데 굳이 지역도매상을 이용해야 하는 당위성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역의 의약품업체도 “청주시내 'ㄴ병원’의 경우 한 달 약값이 수 억원 지출되는데 지역업체는 1억원 정도 밖에 납품받지 못하고 있다”며 “수차례 지역 업체를 활용해 줄 것을 요청해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심지어 지역소도매상은 약보다는 주로 밴드 같은 의약소모품을 납품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이건수 기자>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 사는 ‘ㅇ’씨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이나 일반의원에서 처방전으로 약을 구입하는 경우 시간을 다투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미리미리 지역의약품도매상과 영업을 통해 약을 비치해 놓고 공급하면 되지 않겠느냐?”며 “청주시민이 낸 약값이 타시도의 세금으로 유출돼서 그 지역에 좋은 일만 시킨다면 하루속히 고쳐야 할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1400여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충북도의사회도 병원의 사적인 경영방침이라 특별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충북에서 병원이나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 의사나 약사들이 지역의 대학보다는 수도권이나 유명대학 출신들이 많기 때문에 개업을 할 때는 의약도매상들과 학연, 지연 등 인맥을 끼고 들어와 운영하기 때문에 개업 후에도 그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100% 외지에서 의약품을 구입하고 있는 병원관계자도 KNS뉴스통신과의 통화에서 “지역업체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전국의 여러 업체에서 100% 의약품을 구입하고 있는 건 사실이고 월 6억 원 정도 구입비용이 지출되고 있다”며 “수십년 동안 그런 방식으로 거래를 해 왔고 현재까지 특별히 지역업체를 배려하는 정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청주시 용암동에서 수십년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ㄱ’ 약사도 “현재 청주에 있는 도매상들은 자본력이나 의약품공급, 영업면에서 타지역보다 열세인 건 사실이다” 며 "지역도매상을 이용하는 것이 지역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절실하게 다가오진 않기 때문에 경쟁사회인만큼 온라인이나 인프라가 잘돼 있는 타지역 도매상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라고 밝혔다.

충청북도 식의약안전과에서도 이런 현실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법적근거가 없기에 강제적으로 행정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담당주무관은 “병원이나 약국은 인맥을 통해 개개인의 운영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약사법을 개정하기 전까지는 관이 적극 개입할 수 없다”며 “오히려 관이 관여하게 되면 시장자율경쟁을 파괴하는 역풍을 불러올 수 있어 해당 협회와 미팅이나 간담회를 통해 도의적인 측면에서 협조를 요청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에 최대 관심사는 건강이고, 그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병원이나 약국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외지로 유출되는 세금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개선할 방안으로 도차원에서 충북지역에서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우선 지역 내에서 100% 의약품을 구입할 시 금융(충북신용보증재단) 재정 지원이나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과 지방재정자립도에 기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100% 지역에서 의약품을 구입하는 정책에 적극 참여하는 의료기관을 선정해 매년 보건의 날에 표창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청주시약사회관계자도 “약국을 운영하면서 금융지원이나 세제 혜택 등이 주어진다면 지역발전과 상생한다는 의미에서 협회에서도 약사들에게 가능하면 지역업체를 이용하는 정책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건수 기자 geonbajangg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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