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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ㆍ2 대책 이후 도시정비시장은?… 부동산신탁 방식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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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ㆍ2 대책 이후 도시정비시장은?… 부동산신탁 방식 ‘관심’
  • 조현우 기자
  • 승인 2017.08.22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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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익그린맨션2차 재건축 조감도. <사진=조현우 기자>

[KNS뉴스통신=조현우 기자] 문재인 정부의 8ㆍ2 대책 여파로 부동산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신탁사가 도시정비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르며 부동산신탁 방식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법 개정 이후 신탁사들은 여의도를 넘어 강남4구와 인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여의도의 ▲시범아파트(한국자산신탁) ▲수정아파트(한국자산신탁) ▲공작아파트(KB신탁) ▲대교아파트(KB신탁) 등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거나 추진 중이고 ▲동작구 흑석11구역(한국토지신탁) ▲서초구 신반포2차 ▲신반포4차 ▲방배7구역 ▲용산구 한성아파트(코리아신탁) ▲강동구 삼익그린맨션2차(한국자산신탁) 등도 신탁 방식 재건축으로 전환하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재건축사업 뿐만 아니라 재개발까지 신탁사가 주도하는 모습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사업지들이 신탁 방식을 적극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믿고 맡긴다’는 뜻의 신탁(信託), 정체된 사업장 해결사로 발탁 ‘주목’

지난해 3월 부동산신탁사의 재개발ㆍ재건축사업 단독 시행자로 참여하는 것을 허가한 내용이 담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부동산신탁 단독 시행 방식은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장 해당 가구의 소유자 3/4 이상의 동의를 받은 부동산신탁사가 사업을 이끌며, 사업 주체 측은 이를 통해 ▲투명한 사업 추진 ▲자금 조달 원활 ▲사업 절차 간소화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특히 신탁 방식의 장점 중 돋보이는 점은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등의 절차를 생략하고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사업비를 저금리로 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조합 설립 전 부동산신탁사가 선정되면 사업기간을 평균적으로 2년 정도 줄일 수 있어 전체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고, 부동산 신탁사의 신용등급(최고 A등급)을 활용해 저금리로 사업비 조달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서울 재개발 사업장에서도 처음으로 신탁 방식을 채택한 곳이 등장했고, 같은 방식으로 검토 중인 조합들이 늘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유관 업계에서는 도시정비사업 조합들이 사업을 보다 투명하고,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신탁 방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한다.

한 조합 관계자는 “사업성이 좋은 재개발ㆍ재건축 현장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대부분의 경우 존재하고 터져 나오는 조합 비리 뉴스가 새삼스럽지 않다. 자연스레 불신이 커져만 가기 때문에 조용한 사업장이라고 상황이 다른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이 오랜 기간 정체된 채 조합장이 따박따박 월급만 받아가는 현장도 수두룩하다. 이유가 어찌됐든 사업 지체에 따른 피해는 결국 토지등소유자들에게 돌아가게 되고 이렇다보니 신탁 방식에 눈을 돌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정부의 ‘8ㆍ2 부동산 대책’ 발표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부활이 가시권에 들어와 정체되거나 속도가 더딘 사업장들에게 신탁 방식은 여전히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다. 사업 속도를 올리고, 사업비를 줄일수록 각 사업 주체들의 부담도 그만큼 덜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사업 기간 단축 ‘플러스’… 투명성 제고에도 ‘굿’”

또한 재건축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사업 기간 단축이 필요하지 않은 사업장의 경우에도 최근 정비사업 비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신탁사 단독 시행 방식을 도입하려는 곳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성상헌)는 단일 사업으로 전국 최대 규모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관련 비리 등을 수사해,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전 임원으로부터 1억26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장 등 비리사범 총 7명을 적발해, 그 중 6명을 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특히 가락시영 재건축 사건 수사 과정에서 강동구 삼익그린맨션1차 재건축 조합장도 정보통신, 소방감리업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확인돼 함께 구속 기소한바 있다.

유관 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해당 재건축 조합 임원들은 측근을 통해 은밀히 금품을 수수함으로써 그동안 수사기관의 적발을 피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정보통신 및 소방감리업자는 조합장 등에게 금품을 제공해 입찰의 조건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결정되게 한 후, 입찰 관련 중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는 방법으로 계약을 수주 받았다. 아울러 계약 이후에도 조합 임원들에게 수시로 현금과 향응을 제공하고, 조합 임원들은 해당 업체가 감리원을 제대로 배치하는지 여부 등에 대한 관리ㆍ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음으로써 해당 업체 측에 상당한 이득을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업계 다수 전문가들은 정부가 앞으로도 구조화된 재건축 비리를 지속적으로 단속해 엄단할 예정이지만, 사전에 투명하고 건전한 절차가 보장된 신탁 방식을 추진하면 빠른 사업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신탁사를 단독 사업시행자로 선정하는 사업지가 날로 늘어가고 있다. 이는 도시정비사업 비리가 만연한 요즘, 더욱 투명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다”라며 “이에 다수의 조합들은 올해 말까지 신탁사 계약과 관련한 총회를 줄지어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재개발ㆍ재건축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소비자(토지등소유자) 입장에서 보다 믿을 수 있고 확실하다는 감을 받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강동 재건축 블루칩, 삼익그린맨션2차… 신탁 방식 모범 사업장 선례 남길까?

이런 상황 속에서 앞선 삼익그린맨션1차 등의 각종 비리 적발 사례를 뒤로 하고 업계의 이목은 부동산신탁 방식을 채택한 재건축사업 중 최대어인 ‘삼익그린맨션2차’로 옮겨지고 있다.

유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 이유는 빠르고 투명한 사업 추진을 위해 삼익그린맨션2차 추진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는 ‘부동산신탁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준비위는 지난 2월부터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올해 4월 부동산신탁사에 사업제안서를 발송하는 등의 과정을 거쳤다. 이어서 지난 6월 총회를 개최한 이후 여러 신탁사와 함께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탁 방식은 그동안 일부 도시정비사업 현장의 사업 지체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인 조합 비리 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고, 신속한 사업 추진이 이뤄진다는 점에 동의한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를 반기는 분위기며 이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크다는 게 준비위 측의 설명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삼익그린맨션2차는 ‘시간’이 사업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무방한 재건축사업이기에 주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투명한 사업 진행을 위해 신탁 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곳은 1983년 12월 입주해 지상 최고 15층 공동주택 18개동 2400가구로 구성돼 신탁 방식을 도입하는 곳 중 최대 규모인 만큼 큰 변수가 없다면 앞으로 ‘장밋빛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어서 “주민설명회에서 신탁 방식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며 “일부 반대자들은 찌라시를 배포하고 특히 신탁사 수수료 등에 대한 정확한 근거도 없이 언성을 높이는 분들도 몇 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업을 보다 원활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 결국 전문성을 갖춘 신탁사를 추진하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 추후 해당 단지를 약 3350가구로 늘리는 사업이 실현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신탁 방식 재건축(가구수 기준) 프로젝트가 된다”고 덧붙였다.

삼익그린맨션2차 재건축 최재형 준비위원장은 “현재 여러 개의 신탁사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아울러 토지등소유자들의 권익을 위해 신탁 수수료를 최대한 낮추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여러 신탁사들이 삼익그린맨션2차아파트 재건축사업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업의 사업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한다. 특히 투명한 사업 진행과 더불어 신탁 수수료를 최대한 낮춰 오로지 토지등소유자들의 이익을 위해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추진위설립동의서를 걷고 있고 많은 분들이 호응을 해주시고 있는 만큼 최단 기간으로 추진위 설립을 마무리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신탁사들이 법제ㆍ절차 개선에 대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아야 할 것이지만 현재로선 부동산신탁 방식은 인기를 꾸준히 이어나갈 것으로 본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은 속도가 관건인데 조합과 조합원 간의 분쟁, 집행부의 비리 등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는 곳이 그만큼 많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따라서 이 문제에 염증을 느낀 토지등소유자들과 신탁사와의 호혜주의 관계가 적합하기 때문에 신탁 방식을 선택하는 사업지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정 사업장과 부동산신탁사 간 이뤄지는 계약은 호혜주의에 입각해 있기 때문에 양측의 관계는 ‘호혜무역’ 관계로 볼 수 있다”며 “이 관계는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에 협조와 협의에 의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escudo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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