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제 커플의 진짜 모습을 만화로 엿보다…'마이코리안허즈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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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제 커플의 진짜 모습을 만화로 엿보다…'마이코리안허즈번드’
  • 박대성 기자
  • 승인 2017.08.18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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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코리안허즈번드’ 저자 니콜라 권(Nichola Gwon)과 유튜버 권순홍씨

[KNS뉴스통신=박대성 기자] 한국인, 한국 사회,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외국인들은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을까. 한국 사람들은 남들을 평가하고, 기준을 정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정작 외국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 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다. 통계에 따르면 국제결혼을 한 부부의 비중이 열 쌍 중 한 쌍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차별이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제적,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잘못된 인식과 선입견으로 우리는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사람, 특히 가부장적인 한국 남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이야기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남편과의 일상을 웹툰과 유튜브로 소개해 관심을 받고 있는 부부가 있다.

니콜라와 권순홍씨는 2012년 결혼한 국제 커플이다. 서양화가 출신의 Nichola Gwon이 블로그에 올린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 국내에서 ‘마이코리안허즈번드’를 출간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Nichola Gwon, 권순홍 부부를 만나봤다.

▲ 니콜라와 권순홍씨의 유쾌한 일상을 담은 책 '마이코리아허즈번드'의 표지

▲인기 블로그 웹툰에서 서적 출간까지, ‘마이코리안허즈번드’가 궁금하다.

‘마이코리안허즈번드’에는 저희가 만났을 때부터 연인으로, 그리고 결혼 후 부부로 살면서 겪은 소소한 일상이 모두 담겨져 있다. 처음 아내가 블로그에 웹툰을 시작한 것은 외국에서 한국 사람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에서부터였다.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우리 부부는 이 문제에 대해 고민했고, 니콜라가 먼저 블로그에 우리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올바른 인식을 전달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저는 적극 찬성했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블로그로 풀어나갔다. 저희가 문화 차이로 겪는 재밌는 에피소드, 한국 남편과 살면서 경험하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심각하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이야기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웹툰 뿐만 아니라 2013년에는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웹툰으로는 담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소개했고, 예상과는 달리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저희 웹툰을 통해 인식의 변화를 겪은 분들도 많아졌다. 해외에서는 큰 이슈가 되었지만 웹툰의 내용과 블로그가 영어로 되어 있어 국내에서는 많은 분들에게 소개되지 못했다. 이번 출간을 계기로 저희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보시고 국제 커플,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 ‘마이코리안허즈밴드’의 출간기념 사인회 팬들과의 기념촬영 사진.

▲권순홍씨는 현재 다문화가정 청소년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다.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도 다문화 가정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 차별적인 대우 때문에 힘들어 하는 가정이 많다. 특히나 청소년기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때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 채로 성인이 된다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적응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특히 시골의 경우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 국가 지원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저희는 한국에 들어와 처음 2년 정도를 시골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그 시기에 직접 시골 상황을 경험하면서 다문화가정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한국 내에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앞장서고자 한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국제 커플로서 한국의 생활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떠한가.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으로 살게 되면 힘들거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제 주변에도 그런 인식이 다분한데, 그와 동시에 외국에 사는 걸 동경하는 분들이 많다. 저는 이런 모순된 인식은 우리 때부터라도 변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 저희가 한국에 들어와 부모님과 살고, 한국에서 아이를 낳고 산다고 했을 때 다들 우려하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우리는 흔히 글로벌 세계, 글로벌 인재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하지만 자신만이 가진 필터로 남을 판단하고, 기준을 정한다.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만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희 역시 문화 차이로 갈등을 겪은 경험이 있지만 한국과 호주 중간쯤에 있는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고, 지금도 꾸준히 함께 소통하며 노력하고 있다.

문화적 차이는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른 것이다. 저희 부부는 이런 부분에 대해 늘 이야기하고 서로 의견을 나눈다. 저희는 오히려 호주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를 모두 경험하고 가질 수 있는 아이를 키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 '마이코리안허즈밴드'의 출판 기념 사인회 현장.

▲ 니콜라, 권순홍씨가 앞으로 보여줄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기대가 크다.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이번에 출간하는 ‘마이코리안허즈번드’를 시작으로 저희 이야기를 담은 책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싶다. 그 동안 웹툰과 유튜브를 통해 저희 이야기를 좋아해 주신 분들에게 좀 더 다양한 이야기, 문제의식을 담은 콘텐츠들을 소개하고 싶다. 처음 웹툰과 유투브 콘텐츠를 기획하고 업로드 한 후에 댓글을 보고서 힘을 얻었던 경험이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 안 좋은 시선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희 이야기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힘을 얻었다. 이제 곧 니콜라가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기회가 되는대로 태어날 아기와 함께 영상을 찍고 싶다. 매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국인의 모습은 무조건적으로 한국 문화를 좋아하거나, 혹은 문화 차이로 힘들어 하는 식에 모습들이다. 하지만 저희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함께 극복하는 긍정적인 모습, 행복하게 잘 사는 모범적인 커플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마이코리안허즈번드’는 비단 국제 커플이 아니더라도 한국인들이 보아도 우리 자신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다. 호주에서 만난 국제 커플이 경상도의 작은 시골마을에 살기까지 이들이 겪는 일상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다. 다양한 콘텐츠로 만날 수 있는 웹툰 작가 니콜라 권과 그녀의 조력자 권순홍씨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대성 기자 qkreotjd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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