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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의 문화논단] 경제력 3만 달러 시대 ‘문화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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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의 문화논단] 경제력 3만 달러 시대 ‘문화력’ 절실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 승인 2017.08.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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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에 걸맞는 선진 사회문화체계 중요
기성세대들의 참다운 ‘현대적 리더십’ 발휘 필요
KNS뉴스통신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KNS뉴스통신=이인권 논설위원단장] 요즘 뉴스를 보면 세상이 혼란스럽다. 사회 각 분야에서 부조리한 모습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없이 물질이 풍족한 세태 속에서도 2010년대 들어 ‘헬조선’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지금 세상이 조선시대도 아닌데 권력, 재력, 명예에 따라 사회적 신분이 고착되는 우리 사회의 부당함을 자조하며 표현한 말이다.

그런 현상이 비단 요즘에 와서 일어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단지 갈수록 국민들 사이에 그 체감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그것은 전반적으로 사회가 투명해져가고, 언론의 활동이 신장되고, 개인의 사회적 소통이 보장되고 있어 옳지 못한 일들이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우리사회의 의식과 가치관이 전과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세류(世流)를 반영한다. 또한 성숙하게 변화하는 사회문화체계와 엇가는 구시대적 행태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곧 남녀평등, 직장관, 윤리의식 등의 변화상에 맞춰 우리 사회가 그 달라진 가치관에 적응하지 못해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식에서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통해 모든 국민이 존중받는 국가를 만들 것을 선포했다. 그리고 ‘잘못된 관행’, ‘권위적 문화’,‘제왕적 권력’, ‘분열과 갈등’, ‘정경유착‘, ’특권과 반칙‘의 전근대적 병폐를 척결하겠다고 국민들께 약속했다.

이러한 과거의 잘못된 수직적 폐단들이 소통과 존중과 배려의 수평적 새 질서로 거듭나야 ‘국가다운 국가’가 될 수 있다. 그런 새로운 면모의 국가가 될 때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하게 선진사회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경제성장 전망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내년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2006년 2만 달러를 돌파한지 12년만이다.

이제 이러한 경제력의 신장과 함께 그에 걸맞는 문화력의 발전도 따라주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사회는 불안정, 불공정, 불평등과 같은 비문화적인 요소들이 사회 곳곳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도 승자과점(乘子寡占)의 사회문화체계가 기저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요즘 뉴스를 타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갑질이나 군 최고 위치에 있는 장성의 부하 학대나 일부 공직자들이나 학교 교사들의 일탈 등 아직도 우리사회는 기득권층의 사회적 배리가 횡행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앞서 말했지만 그러한 부조리가 비단 근래에 와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과거 독재와 억압과 통제와 불통의 구시대에는 관습으로 통용됐을법한 행태들이 사회문화적 환경이 변함에 따라 합당치 못한 비행으로 적시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사회가 급속도로 산업화되고 복잡화해지면서 전에 없던 것이 새롭게 야기되는 이슈들도 있을 것이다.

단적으로 명령과 복종이 질서인 엄격한 병영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때 전혀 새로운 문화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기성세대들은 그들이 겪은 과거 군 생활과 지금 그들의 자녀들이 누리는 병영 내에서의 ‘인간적 권리’에 대해 격세지감을 느낄 것이다. 이것이 비단 병영생활에서 뿐만 아니다. 개인 가정이나 일반 사회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마디로 세상의 가치관이 엄격한 수직적 패턴에서 유연한 수평적 패러다임으로 바뀐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과거의 가치관에 젖어든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으로 오늘의 한국사회를 각 분야에서 이끌어가는 지도층들이 시대 변화의 맥락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데에 문제가 있다.

선진사회는 과거나 현재나 똑 같이 수평적인 사회문화체계 속에서 성숙해 왔기 때문에 문화적 안정성과 일관성이 확보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수직에서 수평으로의 사회적 변화가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어 가치관의 상충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구시대적 가치와 새로운 가치가 부딪치며 너울을 일으키는 형국에 있다.

그렇다면 시대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주체는 바로 사회지도층이다. 무엇보다 사회적 권한이 부여된 그들이 사회를 제대로 이끌어가는 참다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책무도 있다. 그 리더십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불합리와 불공정을 결척하여 공정사회의 밑바탕을 단단하게 굳혀야 한다.

또한 우리사회의 리더들은 법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소통으로 화합하는 사회를 이룩하여 선진국가 건설에 기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되려면 뿌리 깊은 과거 시대의 관념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시대에 부합한 의식구조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

국가의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상식대로 해야 이득을 보는 세상’, 그것을 우리사회의 모든 지도계층은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럴 때 함께 만들어가는 국가,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사회가 될 수 있다.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문예진흥실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를 역임(2003~2015)했다.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지식경영을 통한 최다 보임 예술경영자로 대한민국 최초 공식기록을 인증 받은 예술경영가이며 칼럼니스트와 문화커뮤니케이터이다.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success-ce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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