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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횡성칠기특산단지 칠기장인 박병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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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횡성칠기특산단지 칠기장인 박병섭 대표
  • 김규용 기자
  • 승인 2017.07.23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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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섭 장인이 전통 지승공예(한지를 꼬아서 만드는 작품)제품에 옻칠 도전으로 제기를 만든 작품 싯가 1억원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김규용 기자)

[KNS뉴스통신=김규용 기자]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오원리에 횡성칠기특산단지에는 박병섭 대표가 있다.

박병섭 대표는 자신만의 독특한 장인정신으로 최고의 옻 칠기 및 다양한 방법을 통한 옻칠기 작품들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박 대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옻 장인으로 수십여 차례 지상파에 소개가 되면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으며, 인생의 우여곡절도 많이 격어낸다.

칠기 장인 박병섭 대표의 제품은 예술성도 뛰어나 27회 전국공예대전 강원도 예선대회에서 동상, 28회 전국공예대전 강원도 예선대회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황토를 초벌구이만 해서 옻칠을 시도한 박대표의 작품이다. 여느 도자기처럼 유약을 바른듯 투박하지만 아름답다.(사진 = 김규용 기자)

1998년 제2회 관광기념품대전 가작, 29회 전국공예대전 강원도 예선대회 동상 수상, 1999년 전국 공예품 대전에서 입선을 했고 1999년 일본 토마현 전시회에 참가했으며, 우리식품전시회 민속공예품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2000년 30회 전국공예대전 강원도 예선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2000년 제 30회 전국공예품대전에서 장려상 등의 수상도 했다.

그런 박 대표는 뜻하지않은 보증사건에 휘말리며, 인생의 파란을 격었다.  

전시회나 자신을 알리는 작품활동보다는 정작 돈이 되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아직도 꾸준히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박 대표는 작품에 욕심이 많아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손으로 만들지 않으면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목 조각으로도 국내 유수의 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박대표의 목 작품 중 너무 아름다운 나무 선반과 다름나무 옺거리를 설명하고 있다.(사진 = 김규용 기자)

그러한 열정과 끈기로 옻을 정재하는 방법을 스스로 연구하고 옻칠로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여 특허를 출원하였지만, 사정상 특허를 포기하고 말았다. 

하지만, 박 대표가 개발한 옻의 47가지 색을 내는 방법은 박 대표가 국내 최상의 옻 장인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박 대표는 옻 칠기에 있어 최상의 수준으로 작품을 만들기 위해 24번의 옻칠을 반복한다고 한다. 

박 대표의 작품은 맑고 투명한 느낌을 주는 최상의 작품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은은하게 피어 올라오는 나무 고유의 문양은 작품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박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옻칠이 무엇입니까?

옻나무에서 얻어낸 천연 칠입니다.  옻나무 껍질에 흠집을 내면 처음엔 흰색의 옻진이 흘러나와 공기와 닿으면 금방 굳어져 나무의 상처를 감싸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번 굳은 옻진은 단단하고 검붉은 흙색의 광택이 나며 썩거나 벌레가 먹지 않아. 이러한 옻의 특성을 이용하여 우리 조상들은 4천여 년 전부터 생활기물이나 공예품에 옻칠을 해왔습니다.

옻 정제를 통한 상칠을 한 작품(왼쪽)과 일반 옻칠을 한 작품의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사진 = 김규용 기자)

- 박 대표님이 옻 장인이 되신 이유는?

저는 원래 불상조각을 전공으로 했습니다. 불탄 금산사 재건 공사 중 목불과 불단에 옻칠을 하게 되었는데 국산 옻은 정제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옻 정제 기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진액을 칠이 가능하도록 정제하는 첫 단계의 기술부터 명맥이 끊어졌다는 사실 앞에서 저는 옻 정제 기술을 되살려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럼 그전의 전통방식의 옻칠이 없었던 것입니까?

일제 강정기를 지나며 옻 칠기의 명맥이 끊기고 제가 옻칠을 시작한 35~6년 전 당시 우리 옻칠은 밑칠 분야만 유지되고 있었고 나머지 공정은 모두 일본 칠에서 들여온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옻칠의 좋은 점을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일제 시대를 거치며 카시유라는 새로운 칠이 들어왔고, 이는 옻의 특징인 도막을 형성하지 못하지만, 바르고 나서 적당한 온도만 유지해주면 외관으로는 옻칠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으니 모두 편리함을 좇아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박병섭 장인이 소탈한 모습으로 옻에 대해 이야기 하고있다.(사진 = 김규용 기자)

- 옻의 효능은 무엇입니까?

옻칠 기술의 명맥이 거의 끊어진 오늘날 현대 과학의 발달된 분석 기술에 의해 옻칠은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효능까지 알려지게 되었고 방충 및 방부 기능 및 장 기능 촉진 인자와 항암 효과가 뛰어난 MUZ 성분의 추출 등으로 주목 받기도 하였는데 신기한 것은 국산 옻일 경우에만 그 특별한 효능들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옻 칠기를 사용하면 옻의 유효성분이 자연스레 베어 나와 음식을 더욱 건강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의 지혜롭게 옻 칠기를 사용하였던 것이지요.

- 옻을 정제하신다고 하셨는데 정제란 무엇입니까?

우리나라 옻은 결합 구조 자체가 일본산이나 중국산과 다릅니다. 우리 옻의 결합체는 3개인 반면 일본 것은 2개 중국 것은 1개이며, 게다가 중국 것은 고무 물질 등 불순물이 많습니다. 이래저래 우리 옻의 정제 기술은 그 만큼 더 어렵습니다. 옻나무의 진액에서 옻산 만을 추출하고 3~400% 옻산 성분을 높이는 기술을 정제라고 합니다. 이 정제기술은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의 옻 기술팀과 함께 개발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 정제한 옻은 판로가 있습니까?

옻 정제야 혼자 하니 생산량에 한계가 있죠. 그런데 함께할 사람은 없고 저 혼자 정제를 하다보니 제 작업에만 사용하기에도 어려운 현실입니다. 좀 더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 정제가 잘 된 옻을 공급함으로 옻 산업을 한층 전통화 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강원도나 횡성군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좀 받으시면?

우리같이 한결같이 한 분야를 한 사람들이 지방정부에서 원하는 맞춤 서류를 만들 수 있겠습니까? 몇 번을 시도해 보았지만, 서류를 어렵게 작성해 가도 다시 보충하라 반려되는 상황에 여러 차례 실망을 하고 지금은 아예 시도자체를 포기한 상태입니다. 좀 더 우리 같은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젓가락에 조각부분 안쪽으로 비어있는 작품이다.(사진 = 김규용 기자)

30여년을 한 결 같이 우리 옻칠의 복원에 매진해 온 그의 일이 경제적으로도 풍성한 결실을 가져다 주었으면 좋으련만 아무리 보아도 이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소신껏 작업을 하면서도 살림은 유지하여야 할 텐데, 박 대표의 대답은 “칠기만 해서는 안 되죠. 나무뿌리로 탁자도 만들어 주고 장승이든 뭐든 주문 받은 것을 해주며, 그렇게 버팁니다”, “여름에서 가을까지는 주로 옻칠 일하고 겨울에는 나무뿌리 작업하고 그렇게 지내지요”라고 합니다.

전통장인들의 삶과 작품활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적절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김규용 기자 kgysta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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