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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과일·채소 소비침체, 산지 협력으로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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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과일·채소 소비침체, 산지 협력으로 극복하자
  • 위태석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
  • 승인 2017.06.2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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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석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

[신유통연구원] 우리나라의 1인당 채소 소비량은 2000년 165.9kg을 정점으로 이후 지속 감소해 2015년에는 158.1kg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소비량이 늘어난 품목은 무, 배추, 고추, 마늘, 양파이다. 한편 과일 소비량은 2007년 67.9kg을 정점으로 이후 감소해 2015년에는 66.7kg이다. 특히 배의 1인당 소비량은 2015년 기준 4.7kg으로 2007년(9.2kg)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한편 채소와 과일의 소비량 감소와 동시에 수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채소의 자급률은 2000년 96%에서 2013년 87%로 11%P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과일의 자급률도 87%에서 76%로 11%P 줄었다.

소모적 경쟁으로 소비 위축 자초

이처럼 채소와 과일의 소비침체를 야기한 원인의 하나로 정도를 벗어난 산지 간 경쟁을 지적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쟁은 출하날짜를 하루라도 당기려고 하거나, 지나치게 외관에 집착하거나, 가격으로 승부하는 등 한국농업의 발전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쟁들이었다. 가령 출하날짜를 하루라도 당겨서 출하하려다 보니 맛없는 과일이 출하돼 소비를 스스로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편 맛과 같은 내부적인 품질보다 외관과 같은 외부적인 품질을 중시한 나머지 생산비가 높아져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여기에 소비지의 끊임없는 경쟁유도에 대해 산지 유통주체는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한 가격 경쟁에 뛰어드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이로 인해 산지 모두가 출혈 경쟁에 직면해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산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산지 간 경쟁은 가격이 아닌 품질과 서비스 등에 중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산지 간의 경쟁관계에서 당해 산지가 좀 더 유리한 판매를 위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소위 판매촉진 활동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산지 간 경쟁을 통한 경쟁 우위에 서는 전략도 중요하다. 하지만 좀 더 중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해당 품목의 수요곡선을 상향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나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국산 채소 및 과일의 수요곡선을 상향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대책 마련도 요구된다. 이것이 바로 산지 간 협조를 통해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다.

정확한 정보 제공 좋은 소비자 육성

농산물의 소비확대를 위해서는 “좋은 소비자”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소비자란 농산물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적정한 소비행동을 보이는 자이다. 또한 좋은 소비자란 고급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층만이 아니라 자신에 맞은 농산물을 적정한 가격으로 구입해 주는 소비자이다. 이러한 좋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적정한 소비를 촉진시키고 동시에 재생산 가능한 적정한 가격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적정한 소비란 건강증진의 관점, 농업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관점, 환경문제의 관점, 식문화의 관점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측면에서 수요를 가진 소비자는 다양하게 존재한다. 목표 고객으로서 다양한 소비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러한 수요에 대응하는 농산물을 생산·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농업분야에서 “다양한 목표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는 농산물”을 공급한다는 발상은 매우 미흡했던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제안형 판매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일반 대기업 수준의 홍보예산을 확보함과 동시에 산지가 서로 협조한 활동이 지속돼야 한다. 산지조직화가 강조되고 전국단위 품목별 조직육성과 마케팅보드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근래의 움직임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활동 속에서 적정소비와 적정가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지간의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지금까지 산지는 다양한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한다는 관점이 매우 미흡했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식생활 제안, 유통종사자에 대한 판매 제안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제안형 판매를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고 수확 후 품질관리만으로 수요를 확대할 수 없다.

다양한 소비촉진 정보 제공 나서야

인터넷 등에서는 “초 간단 새싹채소 요리로 건강한 저녁 챙기세요” 등과 같은 문구를 흔히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원은 블로그나 여성잡지 등이 대부분이다. 산지가 주도적으로 농산물의 소비확대를 위해 전략적으로 정보를 제안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그만큼 농산물에 대한 산지의 마케팅 전략적 접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어떤 특징을 가진 농산물에 대해 식문화, 요리방법 등이 서로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다양한 제안형 판매가 가능해 지는 것이다.

요리에 자신이 없는 소비자에게는 해당 농산물을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소스를 개발해 제공하는 것도 해당 농산물의 소비확대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요리방법의 제안을 넘어 소비자에 대한 생활방식을 제안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활동이다. 따라서 다양한 제안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농업만이 아닌 관련 산업과의 밀접한 연계와 협조가 중요하다.

위태석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 wts@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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