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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봉근교수의 한방클리닉 ‘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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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봉근교수의 한방클리닉 ‘땅콩’
  • 송봉근 교수
  • 승인 2011.10.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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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위장 뇌’에 대활력…항산화 작용도 월등

[KNS뉴스통신/송봉근 건강칼럼] 어릴 적 읽은 탐험가의 이야기는 마음을 후끈하게 하곤 했다. 갖은 고생 끝에 드디어 목적지를 발견한 글을 읽으며 곧잘 탐험가가 되어 같이 험난한 여정을 같이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남극점의 도달을 두고 경쟁을 벌인 아문센과 스콧 선장의 이야기는 아직도 가슴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남아 있다.
스콧 선장은 1910년 제2차 남극 탐험에 나섰다. 때마침 노르웨이의 아문센도 남극점 도달을 위해 탐험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스콧 탐험대는 남극이 혹한의 추운 날씨 때문에 생각보다도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해야 했지만 식량은 충분하지 않았다.

탐험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가급적이면 짐을 줄여야 했기 때문에 식량은 줄여서 배급할 수밖에 없었다. 추위와 허기에 지친 탐험대가 남극점에 가까스로 도달했을 때는 이미 아문센의 탐험대가 남극점에 깃발을 꼽은 후였다. 실망과 추위와 굶주림에 지친 탐험대는 귀환 길에서 체력이 고갈되어 대원 모두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

그렇게 영국이 가장 자랑한다는 사람 중의 하나인 스콧 선장은 추위와 굶주림으로 비극을 맞았다. 이후 탐험에서는 가벼우면서도 충분한 열량을 공급할 수 있는 음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두가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결론에 도달한 것이 바로 땅콩이었다.

땅콩은 30여 가지가 넘는 많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고 풍부한 단백질이 많으며 열량에 비해 많은 부피를 차지하지도 않고 언제든지 가공이나 조리를 하지 않고서도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이후 탐험가들은 가장 이상적인 식품으로 탕콩버터를 가지고 다니게 되었다. 땅콩버터 덕분으로 탐험가들은 혹독한 날씨에서도 얼어 죽지 않고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고 사람을 얼어 죽게 만드는 추운 밤도 견뎌낼 수 있었다.

땅콩은 콩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의 열매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콩과의 식물들은 땅위에서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땅콩은 땅속에서 열매를 맺는다.

그래서 땅 속의 콩이라는 이름인 땅콩이 되었겠지만 중국에서도 땅속의 콩이라는 지두(地豆) 또는 꽃이 떨어지고 난 자리에서 열매가 맺는다는 뜻의 낙화생(落花生)이라고 불린다.

원래 땅콩은 페루 등지의 남미가 원산이라고 한다. 후에 땅콩은 유럽 상인들에 의하여 세계로 전파되었고 17세기 포르투갈의 상인들과 19세기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서 중국에 전파되었다. 이후 19세기 초중반에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전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땅콩은 맛이 달며 성질은 약간 따뜻한 기운이 있으면서 독이 없다. 땅콩은 비교적 따뜻한 지역에서 땅속의 촉촉한 기운을 받아 열매를 맺는 식물이다. 그래서 주로 위장과 폐를 이롭게 한다. 한의학 서적에는 땅콩이 폐를 촉촉하게 하고 위를 편안하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폐가 건조해져서 나타나는 마른기침에 효과적이다. 오래된 기침이나 가을이 되면서 건조해지면 마른기침을 하거나 어린 아이들이 백일기침을 하는데 땅콩을 얼음과 함께 달여 복용하면 효과가 좋다고 한다.

또한 속이 불편하여 자꾸 메스껍거나 토하는 증상에도 땅콩이 효과적이다. 아울러 다리가 마르면서 아픈 질병인 각기 증상이나 산모가 젖이 부족한 증상에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

그래서 민간요법으로는 산모가 젖이 부족할 때는 흔히 돼지 앞다리 하나에 땅콩 100그람을 함께 넣고 푹 삶아 복용한다. 한의학적으로 위장을 좋게 하는 약은 기운을 나게 한다. 따라서 땅콩도 식욕과 기운을 돋우는 효능을 나타낸다.

땅콩은 복용하는 방식에 따라 효능이 달리 나타난다. 땅콩을 날 것 그대로 복용하면 가래를 삭이는 효능이 있다. 또 불에 구워서 복용하면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입맛을 돋우며 장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땅콩에는 많은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다. 우선 나이아신이라는 비타민이 풍부하다.

이 성분이 부족하면 펠라그라라고 하는 피부병이 발생한다.

또 나이아신은 숙취와 우울증의 증상의 개선에도 효과적이고 정신 분열증을 완화시키는 효능도 있다. 혈액 순환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또한 땅콩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성분은 항산화 효능을 발휘한다. 땅콩에 들어 있는 항산화능은 당근보다 높다. 특히 땅콩을 불에 굽게 되면 항산화능이 22% 더 증가하게 된다고 한다.

아울러 땅콩에는 최근 심장병을 예방하고 암을 방지하는 성분으로 알려진 레스베라트롤이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은 항암 및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여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항바이러스 및 항염, 항노화 및 신경 보호 작용도 발휘하는 성분이다.

등푸른 생선이나 헌미 또는 콩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으로 항산화 작용을 나타내고 동맥경화나 치매 및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코엔자임 큐10도 땅콩에는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 뇌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기억력이나 집중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레시틴도 땅콩에는 함유되어 있어서 학생이나 수험생 또는 정신노동자에게 매우 좋은 식품이기도 하다.

여기에 실험적으로 땅콩은 지혈작용이 있다. 그래서 혈우병환자에 땅콩을 복용시키면 증상이 완화된다고 한다.

하지만 땅콩이 항상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땅콩에 곰팡이가 피게 되면 아플라톡신이라는 독소가 만들어진다. 이 성분은 간암을 유발하는 발암성 물질이다. 또한 땅콩에는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미국인의 경우 1-2%가 땅콩에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이 알레르기는 단지 눈물이 흐르는 증상에서부터 호흡마비로 사망에 이르기 까지도 한다.

심지어는 땅콩 먼지를 마신 뒤에 사망하는 예가 발생하기도 하고, 땅콩잼을 바른 빵을 먹은 남자 친구와 가벼운 입맞춤 한 것만으로도 사망하는 예도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한의서에서는 몸에 습이 많은 사람이거나 변이 무르고 자주 보는 사람은 복용에 신중하도록 주의하고 있다.

오늘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이 가을에 땅콩을 간식거리 삼아 스콧 선장의 안타까운 남극탐험을 다룬 책을 읽으며 계절을 음미해 보아야겠다.

◇ 송봉근 교수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송봉근 교수 jlist@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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