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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유서(遺書)는 써 놓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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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유서(遺書)는 써 놓셨지요?
  • 민경관 논설위원
  • 승인 2011.10.18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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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는 자신의 '바이블'입니다

우리는 ‘오늘 하루가 내 인생의 마지막 날 인 것처럼 살아라’ 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물론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라’ 는 교훈적인 의미를 전하는 뜻인줄 압니다. 진정성으로 자기의 인생을 치열하게 정직하게 살면 후회가 없다는 인간성 회복에 도움을 주는 참으로 착한 말입니다. 마지막 날이라는데 어느 누가 함부로 오늘을 살겠습니까.

그러나 그렇게 진정으로 열심히 의미대로 살아가는 인간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해서 얼마 전부터 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죽음 체험' 을 수련 프로그램에서 실시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체험한 청소년들은 어김없이 철학자요 예술가로 변하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 합니다. 가상 프로그램으로 자신이 죽기 전.후에 유서를 써 놓습니다. 그리고 입관 체험을 통해 이 세상과 영원히 작별하는 시간을 갖게 되며 사후에 닥아올 미지의 세상을 상상하며 나의 죽음에 애통해 하는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자연스런 시간을 맞아 나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고 더욱 바른 삶을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죽기전에 미쳐 생각 못했던 많은 후회스런 일들을 느끼게 되어, 죽음에서 생환되어 오면 반드시 유서를 고쳐 쓰게 되며 생활의 태도가 확연히 바뀌는 모습을 관찰 할수 있다고 합니다.

천안시 목천면에 자리잡은 국립 중앙청소년련원에서는 연중 많은 프로그램으로 청소년이나 청소년 지도자들을 위한 자기 게발의 시간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천체관측 을 통해 시간과 공간 속에 들어 있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 하는 일에서부터 내가 버려야 할것과 취해야 할것들을 명확히 구분 짓는 데까지 다양한 체험을 할수 있습니다. 종이에 쓰여진 자신이 버려야 할것 중 ‘ 밤 늦게 까지 게임 하는 것’을 자신이 작성하고 쓰레기 통에 버리는 등 자신이 설정한 버려야 할것들을 적은 종이를 버림으로서 자신을 보다 정직하게 되어가는 과정을 익히게 됩니다. 잘못을 알고는 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자신을 실천하는 자신으로 바꿔 가는 시간 들입니다.

엄청난 변화를 가지고 각자의 학교나 집으로 돌아 갑니다.

몇 년전 전국의 지역 문화원들이 갈고 닦은 기량을 선뵈기도 하며 교류를 통한 지역간의 소통을 위한 실버영역에 들어 있는 시니어들의 한마당에 참여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곷상여를 가지고 나온 문화원이 있었습니다. 상여 속 관에 들어가 보기도 하고 자신이 누워 있는 상여가 옮겨 가는 시간을 맞아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그런 시간 들이었습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모여 들어 관심을 나타내며 관을 어루 만지고 상여를 닦아보기도 하는 모습들이 숙연해 보였습니다. 엄중한 인간의 삶을 돼새기는 그런 시간 들이었습니다. 모두들 가볍고 즐거운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려는 듯한 모습들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최근 서울의 북촌 가회동 닭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공공미술-나의 장례식’특별전에 방과후 공부방 초.중등생 19명이 입관체험(관에 들어가 보는 의식)을 했습니다. 체험 이후의 이들의 반응들은 숭고한 모습으로 변했으며 이들을 관찰한 인솔 선생님들은 숙연해 집니다. “내가 죽거든 태우지 말고 묻어 주세요. 상자(관)안에 물먹는 하마랑 향기제 좀. 내 관에 곰팡이 슬면 안되니까요. 내 개도 넣어 주오.사료 한 포대도”

아이들은 ‘지금의 나’ ‘미래의 나’ ‘ 상여 스케치’ ‘꼭두(상여 장식 수슬)만들기’‘ 입관식’ 등을 준비 하면서 모두들 철학자요 사상가로 새로 태어 났습니다. “왕따 당한것, 왕따 시킨것, 도둑질 한것,안 좋은 일 다 잊어 버리고 친구들아 다음 생애에 다시 만나자” 세상이 꿈꾸는 그런 모습이 아마 이들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모습으로...

우리 어른들도 오늘 당장은 어렵더라도 자신의 유서를 써놓고 아쉽거나 참회해야 할 일들에 대한 자신의 반성과 남은 시간에 대한 의지와 희망에 대한 모든 것들을 자신의 글로 남기며 오늘을 내 생애의 마지막 날로 여기며 진실되게 살아가는 것이 나 자신에 대한 예의일 거라 생각 합니다. 이러한 자신에 대한 준비와 술회는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될것이며, 이들과의 소통의 수단이 될겁니다. 오늘은 유서를 쓰는 날로 정하고 ‘ 나의 날’로 정해 밝고 맑은 내일을 만들어 갑시다.

한글 타자의 선구자이시며 공안과로 세상에 이름이 널리 퍼져 있는 공병우박사는 이러한 생전의 유서 써놓기 운동의 선구자 이시다. 자신은 일찍 유서로 사회와 인간 공병우에 대한 정립을 바르게 기록 해 놓으셨으며 한글에 대한 혼을 강조하신 경세가로서 한글날이 들어 있는 10월이 가고 있어 더욱 그려진다는 말을 합니다. 이는 우리가 써야 할 유서 쓰기의 대표 애국자이기 때문입니다.

민경관 논설위원 mkk17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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