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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따라, 인천보기 Ⅱ] 원인재역(源仁齋驛)…인천 이씨의 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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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따라, 인천보기 Ⅱ] 원인재역(源仁齋驛)…인천 이씨의 본향
  • 최도범 기자
  • 승인 2017.04.30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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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통주권 기획 특집
기사식당에서 먹고, 승기천에서 즐기고
원인재 지상의 원인재 길변으로 봄의 전령사 벚꽃이 흐드러지고 있다. <사진=최도범 기자>

[KNS뉴스통신=최도범 기자] ‘승기역(承基驛)→남인천역(南仁川驛)→원인재역(源仁齋驛)’ 이들은 인천시 연수구 연수2동에 위치한 역사의 명칭으로 인천과 수원을 잇던 수인선 협궤열차 역사 이름이자 이제는 인천도시철도 1호선 지하역사에 인천과 오이도를 잇는 수인선 국철 지상 역사의 변천된 이름들이다.

‘소성 이씨→경원 이씨→인주 이씨→인천 이씨’. 신라 경덕왕으로부터 조선 태종 13년 지방 제도 개편 가운데 바뀐 지명 ‘인천’이 되기까지 인천을 본관으로 삼은 이 씨의 본관 변천사이다.

이들 두 변천사에는 공통점이 숨어 있다. 바로 인천도시철도 1호선의 연수동의 한 역명이자 역명의 어원이 된 원인재가 바로 그 공통점이다.

인천지하철도 1호선 원인재 역사에 설치된 ‘원인재 갤러리’에는 초청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최도범 기자>

기사식당에서 먹고, 승기천에서 즐기고

인천도시철도 1호선의 역사인 원인재역은 다양한 역명이 말하듯 그 시작이 수인선 협궤열차 시절 승기역으로 불리다 1994년 3월 19일 남인천역으로 역사 명이 바뀌고 이어 1999년 10월 6일 인천도시철도의 개통으로 원인재 지금의 지하 역사가 영업을 시작했다.

물론 과거 수인선 협궤열차의 역사는 지금의 원인재 역사와는 약간의 지리적 차이는 있으나 이후 2012년 6월 30일 오이도와 송도를 잇는 수인선이 재개통하며 인천도시철도 1호선과 환승하는 수인선 지상 역사 ‘원인재역’이 영업을 시작하게 됐다.

‘원인재’역의 어원은 인근에 인천 이씨 중시조 이허겸의 묘역인 원인재가 자리하고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원인재는 ‘인천이씨의 본향’라는 뜻이며 19세기 초 건립된 이허겸의 사당으로 최초 연수동 신지마을에 있었으나 1994년 택지개발로 인해 해체되고 묘역이 위치한 지금의 위치에 일족의 성금과 인천시의 보조금으로 복원 및 증축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지방문화재 문화자료 5호로 지정된 인천이씨 사당인 ‘원인재’ 앞에는 ‘神道碑’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최도범 기자>

원인재역의 볼거리

원인재역은 인근에 우성아파트 대단지와 연수 주공 1차와 3차 아파트 단지, 세경 아파트 등의 대형 주거 단지가 들어서 있으며 송도 국제도시로의 출입구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인근에는 남동공단이 자리하고 있으며 인력개발공단이 자리하고 있어 출퇴근 시간 붐비는 교통지이기도 하다.

인천교통공사는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 역사의 한 공간에 바쁜 시간 시민들의 지친 정서를 풀어주고자 작은 문화 공간으로 갤러리를 만들어 초대전을 진행하고 있다.

직장 도시 현대인들의 지친 심신을 잠시 쉬어가고 낮일과 시간에 가정의 일과에서 자유를 찾는 주부들이 문화적 욕망을 해소할 작은 쉼터인 갤러리에는 청년작가들을 초청해 그들의 문화적 세계와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지상으로 올라온 역사에는 승기천을 따라 풀어진 갈대밭이 잠시나마 풍경의 여유로움을 제공하며 도로가로 따라 늘어선 벚꽃은 봄이 다가선 지금 맘껏 폼을 잡고 있다.

이외에도 역명의 어원인 원인재 사당이 자리한 곳에는 고즈넉이 세월의 향기에 취한 노송 무리들이 시간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으며 세상의 무게를 등에 짊어진 거북이가 지키고 있는 사당으로 우리는 잠시나마 한옥의 아름다움에 넋을 놓는다.

원인재 역사 뒤편에 있는 승기천 버들나무가 바람에 나부낀다. <사진=최도범 기자>

원인재의 즐길 거리

원인재역 인근에는 인천 수봉산으로 부터 발원해 바다로 이어지는 승기천이 자리하고 있으며 비록 남동공단과 인접해 간혹 공단의 냄새가 넘어오는 경향이 있으나 봄과 가을로는 조석의 산책길로 조성된 하천이 자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승기천에는 천둥 오리 등 철새들이 머물다가는 과정에 먹거리를 찾고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자주 찾으며 간혹 작은 무리의 철새들이 군무를 보이곤 한다.

아울러 원인재 역 인근에는 스퀘어 1과 홈플러스 등 인천의 대표적인 아울렛 쇼핑몰과 대형 마트가 자리하며 청소년들의 모임 장소와 주부들의 낮시간 여가를 활용하는 문화의 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우성 아파트단지를 지난 수인선 연수역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봄철 벚꽃은 하늘을 올려다보기 힘들 정도로 흐드러지게 피고 여름철 이 길은 더위를 식히는 보행객들로 만원을 이루기 십상이다.

원인재 인근의 기사식당 골목길. <사진=최도범 기자>

원인재의 먹거리

원인재 역에서 수인선 연수역으로 이어지는 벚꽃 길을 따라 도로의 200m 끝자락에는 인천 기사식당의 거리가 자리하고 있다.

기사식당가는 약 20여개의 식당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푸짐한 해장국을 준비하고 있어 연수동 인근의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외식코스로 가족단위 이용객을 자주 목격한다.

한때는 이 골목에는 운전기사가 아니면 못 오는 곳으로 알려져 청소년들이 눈치 보며 다녔다는 우스갯소리와 더불어 운전 면허증을 가져오면 할인해준다는 선전 문구도 직접 목격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식당가는 지금도 그 명성을 이어 해장국과 선짓국, 등뼈 해장국, 등뼈 감자탕이 주 메뉴에 이제는 어린이들을 위한 돈가스가 정식 메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식사 뒤에 커피를 마시는 운전기사 아저씨들의 옆자락에 끼어 앉아 세상 이야기를 엿들으며 홀짝이는 커피는 또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 아련함까지 느끼게 한다.

요즘은 대통령을 뽑는 정치 이야기를 커피와 함께 듣노라면 마치 자신이 정치판을 뛰어넘나드는 정치 깡패인양 착각하기도 하고 대통령 후보자의 안위를 맡은 경호원인양 신나는 운전을 간접 체험하게 된다.

모쪼록, 인천도시철도를 이용해 오이도로 가는 승객이나 소래를 다녀오는 길에 들리는 승객들에게 원인재역은 환승에 앞서 잠시 여유를 즐기는 그리고 도심 속 낭만과 여유로 스트레스를 날리려는 사람들에게 옛 전설을 담아가는 몇 안 되는 인천의 역사(驛舍)로 남길 바란다.

원인재 역사의 지상 간판. <사진=최도범 기자>

최도범 기자 h21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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