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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극단, 연극 <햄릿, Ham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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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극단, 연극 <햄릿, Hamlet>
  • 서영석 기자
  • 승인 2011.04.06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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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고전명작

 
서울시극단(단장 김철리)이 창단 15주년 기념 정기공연으로 <햄릿>(셰익스피어 작, 정진수 역)을 올린다. 2011년 4월 8일(금)부터 4월 24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막을 올리는 이 작품은 서울시극단의 강신구, 이창직 등 노련한 배우들과 공개오디션을 통한 배우들이 오랜 연습기간 동안 호흡을 맞춰 그 막을 올린다. <햄릿>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 세계의 연극인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문학사 최고의 극작가이자 시인으로 언어의 마술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영어의 표현력을 최고로 발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출간된 작품만도 수십 편이 넘는 다작의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세계는 희비극을 넘어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멜로드라마, <리처드 3세> 같은 사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있다.

극의 내용은 덴마크 왕자 ‘햄릿’(강신구 역)은 부왕이 죽고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 ‘커투루트’(서경화 역)가 숙부 ‘클로디어스’(황성대 역)와 재혼하자 슬픔과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런 햄릿 앞에 부왕의 유령(주성환 역)이 나타나 자신이 독살되었음을 알리고 복수를 부탁한다. ‘햄릿’은 복수를 위해 미친 척을 하며 사랑하는 여인 ‘오필리어’(최나라 역) 마저 멀리하게 된다. 햄릿은 지나가는 유랑극단을 통해 숙부의 마음을 떠볼 연극을 계획한다. 연극을 통해 숙부의 독살이 진실로 드러나자 ‘햄릿’은 복수를 실행하고자 하지만 실수로 ‘오필리어’의 아버지인 ‘폴로니우스’(이창직 역)를 죽이게 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숙부는 그 사건을 핑계로 햄릿을 추방하여 암살하고자 한다. 한편 실연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정신이 혼미한 ‘오필리어’는 죽음을 맞게 되고, 그의 오빠인 ‘레어티즈’는 분노에 치를 떨며 햄릿에 대한 복수를 계획한다. 햄릿과 검술시합을 하게 된 ‘레어티즈’는 독이 발라진 자신의 칼로 햄릿을 찌르지만 자신 역시 칼에 찔리며 죽는다. 이를 지켜보던 ‘거투르트’ 역시 독약을 마시고 목숨을 거두고 마지막에 햄릿은 독약이 묻은 칼로 ‘클로디우스’를 지르며 복수를 하게 된다.

 
아버지 죽음에 대한 의혹, 그리고 어머니와 숙부의 결혼, 미친 척 비틀린 세상을 바라보며 번민하는 햄릿, 특히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이 공연을 모르는 이들도 흔히 인용하는 명대사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극의 주인공 ‘햄릿’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나약하고 차가운 이성의 대표적 인간상으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혹자들은 나약하다는 이미지가 육체적인 나약함으로 오해하기도 하는 경우가 왕왕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대본 속의 대사에서나 많은 상황에서 ‘햄릿’은 최고의 남자상으로 그려지고 있다. 단신으로 해적선에 뛰어 올라 해적들을 물리쳤다는 내용과 유럽 최고의 검객 ‘레어티즈’와의 대결에서 그의 검에 독을 묻힌다는 부분에서 과연 햄릿이 나약하다면 그런 상황 설정이 가능하겠는가? 또 어머니 ‘거투루트’ 역시 탕녀로 알려졌지만 기자의 시각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해석을 달고 싶다. 물론 숙부와의 결혼 자체 만으로의 판단은 그런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아들, ‘햄릿’을 살리겠다는 의미에서 시동생과 결혼을 허락했다는 설정도 가능하기 않겠는가? 이러한 부분들이 연출가 박근형의 해석에 어떻게 표출될 지 공연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세익스피어와 연출가 박근형이 만나다!
연극예술의 본질을 탐구하고 연극의 격과 품위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서울시극단은 고전 <햄릿>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공연을 준비했다. 박근형 연출은 1999년 <청춘예찬>으로 연극계의 많은 상을 휩쓸며 평단과 관객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경숙이, 경숙 아버지>, <너무 놀라지 마라> 등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그가 창작극이 아닌 정통 고전 <햄릿>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지금까지의 햄릿은 잊어라, 21세기 햄릿이 온다!
2009년 ‘현대연극의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마라, 사드>를 서울시극단과 함께 했던 연출가 박근형은 고전 <햄릿>을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식, 21세기 <햄릿>으로 진실을 위해 끊임없이 갈등하고 고뇌하는 우리의 모습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공연의 신부 역으로 출연하는 서울시극단 총무 김신기는 “근대연극의 모태라 할 수 있는 <햄릿>을 통해 인간 존재 본연의 의미를 찾고, 또 서울시극단이 인간의 본연을 반추해 보고 한국 연극계에서 서울시극단 존립 의미를 찾기 위한 시도”라 밝히고 있다. 덧붙여 “흥미 위주의 가벼운 공연들만 가득해지고 있는 대한민국 연극계와 갈수록 ‘가벼움’과 ‘값싼 웃음’이 난무하는 공연예술계의 현실 속에서 극단은 선이 굵은 고전 ‘<햄릿>’을 통해 연극을 사랑하는 관객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자 한다.”라며 공연의 의미를 부여한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진실을 향한 고뇌의 시간을,
창립 15주년을 맞이한 서울시극단은 김철리 단장을 새로이 맞이하여 2011년을 새로운 출발과 도약의 해로 삼아 <햄릿>을 준비했단다. <햄릿>은 전 세계적으로 끊임 없이 연구, 재해석되고 있는 고전의 대표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연극은 물론 영화, 뮤지컬, 발레 등 장르에 구분 없이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르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이처럼 <햄릿>이 시대와 장르를 초월하여 작품화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권력을 향한 인간의 탐욕과 사악함, 그리고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나약한 인간의 심리를 가장 잘 묘사하고 있으며 구성과 인물의 성격 등 연출가의 해석에 따라 전달하는 메시지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 봄, 새로운 도약을 기원하는 서울시극단의 <햄릿>은 각종 사건사고로 진실의 가치에 무관심해진 도시인에게 진실의 가치와 존재의미의 인간이라는 명제로 멋지게 다가갈 것이다.
 

서영석 기자 gnjal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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