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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품종 농산물 브랜드화로 수입산과 겨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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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품종 농산물 브랜드화로 수입산과 겨루자
  • 위태석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 연
  • 승인 2017.04.1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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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석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 연구사.

[신유통연구원] 무역자유화 및 산지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전국 각지에서는 브랜드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화의 목적은 산지 간 경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브랜드화를 위한 차별화된 요인이 불명확하고 단순히 맛(특히 당도)과 외관 중심의 브랜드화 기준을 설정한 곳이 많았고, 지역적 특성에 기반한 브랜드화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이처럼 지역적 특성에 기반을 두지 못한 브랜드이기에 다른 산지와의 절대적 차별성 확보에도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단순히 생산지역이 다르다는 것만으로 농산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는 어렵다. 소비자는 단순한 지역성에만 가치를 부여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결국 맛과 외관의 우수성이 지역성에 기반을 둔 것이라야 만이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특정산지·품종으로 경쟁우위 확보 

산지가 지역특산품에 대해 브랜드화를 추진하려고 할 때 뛰어난 품질과 특징을 가진 신품종은 더 없이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신품종은 지적재산권으로 보호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배관리 등 기술지도가 가능한 특정 지역에 품종 사용을 제한하는 것도 지역농산물의 브랜드화를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될 수 있다.

품질보증과 차별화의 원천은 품종, 생산·가공기술, 산지, 유통과정의 평가·선별 등이다. 이 중에서도 품종은 다양한 개량을 통해 개발된 우수한 품종을 활용하여 품질을 보증하고 품종이 질적으로 뛰어나다는 점과 양적으로 희소하다는 점을 통해 차별화가 가능하다. 식물품종보호법에 따르면 ‘품종’이란 ‘품종보호 요건을 갖추었는지와 관계없이 유전적으로 나타나는 특성 중 한 가지 이상의 특성이 다른 식물군과 구별되고 변함없이 증식될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희귀성 큰 틈새상품은 한계점도

품종의 기능은 소비단계에서 지각되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채소의 대부분은 판매시점에서 품종명이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소비자가 소비단계에서 품종이 소비자의 미 충족 수요를 지각시키는 경우는 적다. 이러한 경우에 품종은 내병성과 다수확성과 같은 생산측면에서의 이점은 있지만 소비자입장에서 품종이 선택의 기준을 제공하게 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과일이나 과일성채소의 경우 설향딸기나 홍로사과와 같이 판매시점에서 품종명이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소비자의 품종선택이 소비자가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품종이 소비자의 제품식별에 활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정산지와 특정품종의 조합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신품종 농산물을 특정 산지에 한정하여 생산하기 때문에 신품종의 생산 확대를 추진한다는 의미에서는 한계가 있다. 전국단위로 재배되는 품종과 달리 특정 산지의 낮은 시장 점유율로는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작을 수밖에 없다. 다만 타 품종에 비해 월등하게 품질이 뛰어난 품종이라면 희소성을 브랜드화의 기반으로 삼을 수 있겠지만 그러한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농업현장에서도 신품종의 희귀성에는 주목하면서도, 틈새상품(기존 상품으로는 충족되지 못하는 수요를 목표로 한 시장)으로 인식하는 경우는 적다.

차별성(희귀성)이 큰 틈새상품은 대량생산·대량유통이 이루어지는 일반상품과 달리, 그것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나 용도가 한정된다. 그렇지만 다양한 소비자 및 생산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틈새상품이라는 의미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후생효과는 크다. 이러한 품종다양화를 통한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에 대응하는 것이 외국산 농산물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중요한 소재가 될 수도 있다. 신품종이 틈새상품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세분화하고(Segmentaion), 목표시장을 설정하고(Targeting), 목표고객의 수요특성을 고려한 상품화·마케팅전략 구축과 이것을 고객에게 각인시키는 활동(Positioning)이 중요하다. 이러한 마케팅적 시점에선 신품종의 보급·확대가 필요하다.

수요특성 고려한 마케팅전략 필수

특히 신품종의 시장 조기정착을 위해서는 첫째, 마케팅 조사 방법을 활용하여 신품종관련 품목의 시장동향분석, 실수요자의 수요분석, 생산자의 수요분석을 효과적으로 실시해 그 결과를 공유하고, 둘째로 신품종 도입 농가와 실수요자와의 의식과 정보의 괴리를 확인하고, 상호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서로 간의 이해를 촉진시키며, 셋째, 실수요자의 수요분석, 농업정책의 분석 등을 통해 생산자와 가공업자 모두 상생관계를 구축하고, 넷째, 신품종의 생산에서 가공·판매까지 일련의 비즈니스모델을 고려하여 산지화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날 산지는 다양한 농산물이 시장에 넘쳐나면서 다른 농산물과 다르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역특성과 품종특성을 조합한 우리 지역만의 차별화된 상품을 확보하는 것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확실한 대응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위태석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 연 wts@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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