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빛고을 光州, 호남의 위대한 선택과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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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빛고을 光州, 호남의 위대한 선택과 안희정
  • KNS뉴스통신
  • 승인 2017.03.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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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각 후보는 인상적인 사진 한 장씩을 꺼내들었다.

문재인 후보의 특전사 사진과 안희정 후보의 광주민중항쟁 사진, 이재명 후보의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등이 전격 공개됐다.

기획자의 숨은 의도였을까? 공개된 사진은 너무나 선명하게 각 후보들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특전사로 군(軍) 복무를 하면서 공수여단장 전두환으로부터 표창장까지 받았다는 문 후보의 자랑스런(?) 사진 설명이었다.

용감한 군인의 상징이자 동시에 5.18 당시 국가 폭력의 대명사인 특전사. 문재인 후보는 왜? 하필이면 특전사 사진을 꺼내들었을까? 보수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였을까? 투철한 안보관을 내세우기 위해서였을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진과 충격적인 사진의 설명이었다.

문재인 후보와는 대조적으로 안희정 후보가 꺼낸 5.18 광주민중항쟁 사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필자는 빛고을 광주(光州) 출신이다. 80년 5월 광주는 피바다였다. 당시 계엄군이 학생과 시민군에게 발포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필자가 전북대학교에서 강의했던 시절, 몇몇 학생들이 “5.18 광주민중항쟁 기념식에 참석해야 한다”며 휴강을 제안했다. 이에 필자는 “강의는 대학 선생의 의무이고, 강의의 선택은 학생들의 자율이니 수강하는 다른 학생들의 선택까지 막지는 마라. 다만, 결석 체크는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역사적인 사건을 학생들과 공유했던 5.18 광주민중항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빛고을 광주의 위대한 선택은 노무현이었고, 당내 반발로 힘들어했던 노 후보를 여의도 조찬 세미나에서 만나 자문그룹의 일원이 되었다. 그 소중한 인연으로 필자는 대통령의 친구 문재인과 정치적 동지였던 안희정을 만날 수 있었다.

문득 1990년 유행했던 ‘늑대와 춤을’이라는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인디언 말로 ‘친구란 내 슬픔을 지고 가는 사람’이라던 친구(親舊)의 의미가 생각났다.

문 후보는 ‘노무현의 친구’라는 이유로 부산의 무명 변호사에서 일약 참여정부 민정수석이 됐고, 비서실장까지 지냈다.

“부산시장에 출마해 달라”는 친구의 간곡한 부탁을 뿌리치고, 외국 등정에 나섰던 그가 갑작스런 ‘친구의 죽음’으로 국회의원과 제1야당 대표, 대통령 후보로서 결코 질 수 없는 제18대 선거에서 패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안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일등공신이었으나, 정치자금법 위반을 책임지게 돼 구속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이후 국회의원 출마 기회까지 놓쳤으나, 지금은 재선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성공적인 도정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정숙경 전 성균관대 겸임교수·사회학 박사

27일 광주 경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광주, 호남(湖南)은 필자가 태어나고 성장한 곳이지만, 지금도 아프고 여린 곳이다. 광주정신, 호남정신, 5.18정신을 말하지만, 실제로 그런 광주사람들의 삶이 온전하게 유지되거나 제대로 평가받은 적은 없었다. 그러니 광주사람들의 전략적 투표는 소외되어 불안한 생존 전략의 또 다른 면이다. 5.18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유혈적인 5.18의 현실적 교훈은 정치권력의 잔혹함이다.

‘친구’라는 대세에 안주해 전략적 투표를 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시대의 아픔을 조용히 응원하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인가? 이제는 정권이 아니라, 시대를 교체해야 하지 않을까.

정숙경 전 성균관대 겸임교수·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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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 sushin@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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