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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론이 아닌 룰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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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론이 아닌 룰라로 가는 길
  • 원성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3.2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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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영합주의가 아닌 긍정적 의미의 포퓰리즘 창출을 위한 제언

비록 임기가 끝난 후 그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는 있지만, 브라질의 제35대 대통령인 룰라 다 시우바는 많은 사람들에게 브라질이 본격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대통령으로 기억된다.

그의 집권 기간 브라질은 2002년 기준 1조 2338 억 달러였던 GDP가 2010년 기준 1조 9844억 달러로 성장했고, 47.2%였던 대외부채 비율이 2009년 기준 17.9%로 대폭 낮춰졌으며, 2002년 12.5%였던 물가상승률은 2010년에 5%로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브라질은 그의 집권 시기에 각종 경제적 난제들을 훌륭히 극복하고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민생경제 부문에서도 그는 교육시스템을 확충하고 복지제도를 손질했으며 가난한 이들에게 기회를 준 인물이었고 임기를 마치고는 깔끔히 물러남으로써 브라질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던 지도자였다.

반면, 후안 도밍고 페론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은 노조의 과도한 임금 인상을 수용하는 등 무분별한 선심성 복지정책을 통해 민중의 지지를 얻고 이를 기반으로 독재정치를 펼쳐 아르헨티나의 경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는다.

우리가 룰라의 성공과 페론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하는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5년 단임 대통령의 짧은 집권 기간으로는 물리적 한계상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이 거의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통령 후보자들은 백화점 식 공약을 남발하고는 마치 그런 무수한 일들을 자신이라면 성공해낼 수 있을 것처럼 유권자들에게 호소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대선주자들이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대선 후보자들은 자신이 집권하면 치중해야 할 집중적 아이템 2~3가지 정도만 추출해서 그것에 집중하고 나머지 과제들은 점진적 개혁 과제로 차기 정권으로 넘기도록 하자.

차기정권이 진보정권이건 보수정권이건 간에 이전 정권에서 당연히 미완성으로 넘겨진 과제들은 이념적 편견 없이 승계토록 해서 현재상태 보다는 좀 더 진전시켜 완성도를 높이도록 하자. 만일 그것이 차기정권에서도 미완성 작품으로 남게 된 과제라면 또다시 그 다음 정권에서 완성해 가도록 하자. 이렇게 해서 정권의 색채와 무관하게 정책실행은 연속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 가야 한다.

어떤 세력이건 간에 집권하게 되면 단기 업적 중심의 사고(思考)에서 벗어나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물론 근본적으로는 권력구조 개편이 중점이 된 ‘개헌’을 통해서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해내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그것과 별도로 정치권과 국민의식도 함께 개혁해야 한다.

이런 전통이 뿌리내려진다면 단기 업적 쌓기에 조바심 내는 폐단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현재의 시스템과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었던 장기과제들이 해결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집권을 위한 대중추수주의·인기영합주의에 편승해 중요한 정치적 이슈가 터져 나올 때마다 그 선봉에 서서 표심을 구걸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고, 보다 근본적인 민생경제의 깊은 근원을 터치하는 정책들이 개발되고 실행될 것이다.

예를 들어 대선 때만 되면 평소에는 가지도 않던 재래시장 가기, 장애인 안아주기, 어린아이 끌어안고 사진 찍기, 경로당 찾아서 큰절하기 등을 비롯해 촛불 시위대의 선봉에 서서 마이크 잡고 대중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대중들의 언어로 긁어주기 따위의 행태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것들이 사라진 자리에 10년, 20년이라는 장기간 거쳐 세워질 수밖에 없는 국토종합개발,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 인구절벽에 대응하는 출산율 제고, 친환경적인 대체 에너지 개발 등과 수십 년 동안 변하지 않는 안정성을 가진 문화·관광·교육체계 등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래서 차기 정부는 ‘페론’이 아닌 ‘룰라’로 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원성훈 칼럼니스트] - 現. KNS뉴스통신 칼럼니스트 - 現. 브레이크뉴스 칼럼니스트 - 現. 국제뉴스 칼럼니스트 - 現. 플러스코리아 칼럼니스트 - 한국 농어촌공사 SNS 강사 역임 - 서울시 산하 도심 50+ 역사 강사 역임 - 現. '정의 미디어 포럼' 수석 운영위원

원성훈 칼럼니스트 enki013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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