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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토리 포토에세이] 오래전 어느 Christmas pa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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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토리 포토에세이] 오래전 어느 Christmas party…
  • KNS뉴스통신
  • 승인 2016.12.1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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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an / 45mm F3.5 Fujinon / kodak E100vs, Hanam

지구라는 세상으로 처음 초대를 받았을 때 무지하게 설레었던 기억이 난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열병으로 내가 그곳에 초대받았을 때 난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버거워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느낄 수 있다. 초대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알기 전까지는 적어도 어디까지나 나의 모든 것을 다 까발리면서 살았어야 했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은 말을 해도 스스로 옴짝달싹 하지 못한다. 그저 뱉은 말을 거두어 드릴 생각에만 골몰한다. 자유스러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간극조차 모르고 살았던 시절이 새삼 그립다.

X-pan / 45mm F3.5 Fujinon / kodak E100vs, Hanam

마을버스 안에서 징그런 화장 빨의 아줌마들이 침을 튀겨가며 수다를 떨고 있다.

그것은 마치 버스가 떠나갈 듯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소망했으며 심지어 소유하고자 했던 군상들의 이런 침 튀기는 수다는 좀 전에 먹은 길거리 어묵이 속에서 뒤틀릴 정도로 역겨웠다. 어쩌면 난 그들보다 나이가 더 많아 보이지만 그리고 더 수다를 잘 떨고 구역질도 자주 하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역 겁기는 오늘이 처음이었다. 아주 추운 날.. 후덥지근한 버스 안에서 헛구역질을 하면서 나만의 파티를 꿈꾸었다.

X-pan / 45mm F3.5 Fujinon / kodak E100vs, Hanam

어제 파티에서 누군가가 칙칙한 캐럴 대신에 System7의 'Miracle'을 틀었다.

순간 난 길게 늘어진 릴 테이프를  리와인드하듯이 과거로 후루룩 진입해 버렸다. 한 해마다 우리는 정리를 하지만 그리고 심지어 또 다짐까지 하지만 좋은 세상은 처음부터 알 수가 없었다는 결론에 도달하는데 그쳐야만 했다. 희석식 소주가 망한 이유가 무엇인지.... 노스 코리아의 족벌세습에 관한 가치관적 차이를 확인하는 눈발 날리던 심야의 배경음악에 아이러니하게 리버플의 버지들이 BGM을 깔고 있다는 것 역시..... 이 뭔가...

X-pan / 45mm F3.5 Fujinon / kodak E100vs, Hanam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이는 클럽이 있다.

거기에는 드레스 코드도 없고 초대장도 필요 없었다. 수다스럽지만 위트 있는 대화로 남을 즐겁게 할 필요가 전혀 없는 곳이었다. 그냥 그대로 있어도 되고, 때론 졸아도 상관없으며 심지어 힘들면 그냥 나가 버리면 되는 곳이었다. 사람들은 그런 곳이 어디 있냐고 반문하지만 이젠 조금씩 그런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엔 그것이, 그런 방식이 너무나 섭섭했지만... 내가 이제 그 클럽에 들어와 버렸다는 사실을 안 순간... 조용하게 머리를 그저 끄덕일 뿐이다...

X-pan / 45mm F3.5 Fujinon / kodak E100vs, Hanam

젠장, 술이 많이 취했다.

더 늦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 눈발이 날리고 거리에는 택시를 잡기 위해 삼삼오오 열을 서 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새벽 2시가 넘었는데도... 주머니를 뒤진다. 어린아이? 핸펀이 없다. 어떻게 된 거야... 비틀거리며 술집을 복기하듯이 시간을 거꾸로 다시 거슬러 올라간다.  술이 깨기 시작한다. 전화통엔 이미 수많은 번호가 찍혀 있었다. 주인이 부르는 소리다. 밥 때도 아닌데 왜 이렇게 보채는 거야..제기랄..띠리리.. 전화를 건다...

X-pan / 45mm F3.5 Fujinon / kodak E100vs, Hanam

"아트롹과 글램 록의 사생아라는 또 하나의 세평을 만들어낸 이 밴드가 와해되기 직전 (물론 뒤에 재결합했지만) 발표한 이 앨범은 그들 특유의 복잡 미묘한 분위기를 대폭 간소화했다. 브라이언 페리(Brian ferry)는 이전의 그 미래주의적이고 데카당스 한 지향을 거두고 그 대신 상큼하고 유니크한 크루닝을 전면에 부각한다. 당시의 빅 히트작인 디스코 풍의 'Love is drug'이나 이완된 컨츄리 사운의 'End of the line'만 들어도 충분하다. 그 점에서 이 앨범은 당시의 데이빗 보위의 앨범과 더불어 지극히 1970년 대적이다. 때는 60년대의 낭만적인 잔치가 끝나고 잔칫상에는 날이 갈수록 파리만 들끓고 있을 때였다. 물론 아트 롹과 헤비메탈로 가득 찬 잔치를 이어나가고 있을 때였지.. 록시 뮤직은 이 복잡 미묘한 시기를 한편으로 경배하고 한편으로 비웃었으며 이제 드디어 맥이 빠졌다. 기타, 드럼,  베이스뿐만 아니라 신시사이저, 바이올린, 색소폰, 오보에 등이 줄지어 등장하는 이들의 마지막 '지성적 키치'가 그 맥 빠짐의 증거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많은 이들이 이 앨범을 70년대 록의 고전으로 꼽는 이유도 어렴풋이 이해된다."  by-김현준

X-pan / 45mm F3.5 Fujinon / kodak E100vs, Hanam

매년 그런 생각을 한다.

도대체 나의 생활의 궤적은 누가 기록해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인간들이 이 땅위에 왔다가 가지만 그리 행복하게 살다가 가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고통스럽고 한심했던 인생을 누군가는 기억하고 축복까지 해주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의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굳게 믿었다. 어떤 이를 기억해 주는  것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행복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또 새삼스레 느껴보는 것이다. 마치 아무 생각 없이 몸속으로 밥을 밀어 넣듯이....

X-pan / 45mm F3.5 Fujinon / kodak E100vs, Hanam
다모토리(최승희)

오래전 어떤 Christmas party에서 정신줄을 놓고 그렇게 꿈을 꾸었다.....(by다모토리·Dec24.2015) 

KNS뉴스통신 kns@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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