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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대학생들의 합숙소 '거마대학'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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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대학생들의 합숙소 '거마대학'을 아십니까?
  • 민경관 논설위원
  • 승인 2011.09.20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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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불법다단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활동을 펄치고 있다. 지난 8월초부터 60일간의 전쟁을 선포, 지금까지 상당한 단속건수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서울의 송파구 마천동과 거여동에 밀집되어 있는 이들의 합숙소가 ‘거마대학’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는 바, 이곳이 재개발 고시 지역으로 집세가 비교적 낮은 반면 다단계회사들이 몰려 있는 강남과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다단계는 우리사회의 유통구조 속에 깊숙이 뿌리 내리고 있는 소비 행태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데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자료로 금년 2/4분기 현재 72개의 업체가 영업중에 있다. 그러나 법규의 허점을 이용하여 미등록(불법)이거나 유사 다단계(방문판매업으로만 신고)업체로 전환하여 영업하는 경향이 많아 줄잡아 2-3배는 더 많은 업체들이 숨어서 영업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함께 종사하고 있는 사람숫자도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 하고 있다.

‘다단계 판매’라고 함은 판매원이 차례로 다른 사람을 판매 조직에 가입시켜 피라미드식으로 판매조직을 확대하여 가는 특수 판매 방식을 말 한다. ‘거마대학생’ 이라는 말은 송파구 거여동과 마천동에 있는 숙소에서 함께 숙식을 해결하며 다단계 방문 판매 업체에서 일하는 대학생을 부르는 데서 나온 것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지방대생이거나 지방출신으로 서울에 취직을 하겠다고 부모를 떠나온 20대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이 친구의 꾐에 의했거나 대박을 꿈꾸게 만드는 달콤한 광고에 빠져 들어온다. 이들은 한번 빠지게 되면 나가지를 못하고 계속된 물품 판매 강요에 갇히고 만다. 그러면서 환상의 대박을 꿈꾸는 것으로 나날을 지샌다.

감시와 통제속에서 그야 말로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 물건을 파는게 아니라 사람 장사를 하는 불법 다단계업체의 세뇌와 감시속에서 자신과 자신 주변을 팔아 대박을 터트리는 야욕에 사로잡힌다. 끊임없이 사람을 유혹하여 끌어들여야 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며 부모로부터 한 없이 유입되는 각종 명목의 자금을 확보해야 만이 진급이 되고 하루를 버틸수 있기 때문이다. 학비, 숙식비, 연수비, 유학 준비금등 각종 명목의 자금을 부모에게 요구 하게 되며 이렇게 하여 받은 돈은 하루아침에 물품대금으로 빠져 나가고 수용소의 생활은 계속된다. 제2금융권으로부터 학자금 대출도 용이 하게 받을수 있다. 부모의 동의서 같은 것은 마음대로 만들어 대출이 이뤄진다. 800-1000만원 정도는 쉽게 대출 받을수 있으며 이 금액의 대부분이 승진을 위한 물품대금으로 결재되어 간다. 대박이 터질것으로 굳게 믿고 하지만 업주만 배불려 주는 노예에 다름아니다.

이들 합숙소의 대학생들은 대부분이 건강에 이상이 있거나 대출 빛 때문에 젊은이들이 아니다. 24시간 감시를 받으며 하루의 절반은 세뇌 교육에 젖어야 하며 물품의 강매 실적을 위해 불법 대출을 받고 이자마저 제대로 갚지 못해 신용 불량자가 되는 생활을 되풀이 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세상에 널리 퍼져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오래전 일인 데도 관계법령을 손질하는 정도에서 흘리고 있는 것은 법과 제도에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송파경찰서가 지금까지 피해 학생 115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85%가 20대 초반의 지방대 출신이다. 취업 못하고 등록금 없는 젊은이들의 맘을 대박의 허황한 꿈으로 끌어 들이는 ‘강남의 인턴사원’이 이같은 현실의 일부이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주의해 짚어 봐야 할 것이 있다. 우리나라 행정조직으로 통장. 이장. 반장 같은 말단 조직이 있어 주민과의 소통을 돕는다. 지금도 마천동에서는 통장을 공개 모집중에 있다. 그런데 월 수당을 받으면서 관내 지하방 합숙소 현황을 주민센터에나 구청에 왜 보고 하지 않는 것일까? 보고 대상이 아닌 건가? 보고는 하는 데 일부 국무위원들처럼 듣는 것으로 끝내는 것인가? 나아가 업체들을 관리 하는 구청은 왜 아무런 제재가 없는 것 일까? 서울에서도 송파구는 살기 좋은 곳으로 세계적 수준이라고 홍보 하고 있는 데 과연 이 말이 맞는 말인가?

이 차제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 불법다단계 피해자 가운데 자살 하거나 정신 질환으로 시달리는 수가 해마다 수십명에 달하고 있고 계속 증가 한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 이야기 이고 보면 국가가 나서야 할 때이다. 제2 저축은행들이 영업 정지 당하는 일들이 이러한 불법 대출과는 무관 한 걸까? 청년들이 그것도 주로 지방 출신 청년들의 꿈이 그들의 부모와 함께 세상을 등지고 목숨을 버리는 일들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송파구는 교육과학 기술부가 행하고 있는 부실대학 정리를 본 받아 관내의 ‘거마대학;을 깨끗이 정리 해주기를 부탁 하는 바이다.
 

민경관 논설위원 mkk17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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