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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이쁜이름, 구의역청년의 죽음 -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산물(産物)이 낳은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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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이쁜이름, 구의역청년의 죽음 -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산물(産物)이 낳은 비극
  • 김기봉 기자
  • 승인 2016.06.01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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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이라는 단어가 없어지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KNS뉴스통신=김기봉 기자] 꽃보다 아름다운  한 청년의 죽음, 지금 애도의 물결이 샘솟고 있다. 힘없고 빽없고  가진 것 없어 열아홉 나이에 혼귀의 객이 됐다. 누가 이 청년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는가. 청년의 죽음은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을 액면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가난이 그리고 일터가 그를 다시는 올 수 없는 저 세상으로 보내고 말았다. 이 관점에서 우리는 슬퍼하기전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김 모(19)씨가 정규직 노동자였다면 죽음이라는 삶의 마지막을 맞이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모두는 생명의 소중함을 어떤 방편으로 바라봐야 하는가를 되뇌이고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이라는 일터에서 삶을 잃은 구의역 청년이 또다시 생겨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이름모를 한 청년의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기를 모두가 외쳐야 한다. 서울시와 메트로 지하철은 이번 사고의 공범이다. 어떤 이유와 변명이 국민에게 통하지 않는다. 자기반성의 기회를 이번 사고를 통해서 철저하게 반성해야할 것이다.

오늘 아주 아주 나쁜 사람들의 이야기다.  "합의를 해주십시요, 그러나 피해자의 잘못도 큽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들이 사망자의 가족에게 찾아가 했던 말이다. 이 말은합의가 아닌 협박이고 공갈이다. "당신의 아들이 메뉴얼을 어겼기에 잘못이다"  이건 협박이다. 정말 정말 욕설을 퍼붓고 싶다. 만일 이번 사건이 매스컴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가해자는 피해자를 찾지도 않았을 것이다. 만일 이 청년의 가족이 메트로의 정규직 직원이었다면 감히 이런 망발을 할 수 있었을까하는 분노가 터진다.

또한, 더 나쁜 정치집단의 이야기다. 정치인들이 사건발생 후 31일 구의역 현장을 찾았다. "사고가 난 다음에 사후약방 방문식으로 대책을 마련했던 건 항상 해왔던 일"이라며 "이런 사고가 처음도 아니고 3번째 난 사고인데 이런 사고에 대비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제1당의 김종인 대표가 현장에서 관계자에게 토해낸 발언이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의 관리 소홀에 책임이 있다. 인재 성격의 사고"라며 "지난번 강남에서 사고가 있었는데도 자회사를 차리겠다고 공언하면서 잘못된 시스템을 고치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정시석 대표가 발끈했다. "왜? 같은 서울시에서 다른 선은 정규직이 직접수리하고, 여기 구의역은 비정규직인가"라는 국민의 당 박지원 대표의 성토다. 한마디로 누가 누구를 질타한단 말인가. 정치인들이 진정 이 청년의 죽음을 애도하는 마음이었다면 사고현장보다는 비통해하며 슬픔에 빠진 가족부터 찾아 위로를 해야 했을 것이다. 청년의 죽음은 바로 이날 이 사고현장에 찾아온 정치인들과 정치로 인해 발생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연 정치를 제대로 했다면 이들 정치인들 말처럼 '사후약방문식이나, 서울매트로의 관리소홀이나, 비정규직이 왜 하는가'하는 말들이 있었는가 되묻고 싶다. 이나라의 정치가 잘못돼서 일어난 사고를 누구에게 전가하고 질타한단 말인가.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구의역 청년의 죽음을 함께하고 싶다면 오늘이라도 당장 법을 고쳐서라도 비정규직이라는 제도를 없애야 할 것이다.

지금, 아니! 오늘부터 구의역 사고현장에 이름모를 시민들의 발길이 쏟아져 오듯, 서울메트로의 노조원들도 찾아와 애도를 표해야 한다. 이 청년같은 노동자가 있었기에 서울메트로 직원들이 힘들고 험난한 일을 하지 않았다. 또한, 한때는 서울메트로라는 지붕아래서 함께했던 청년이 아니었던가. 구의역 청년의 죽음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이 사라져야할 것이다. 청년이여! 그 젊음이여 ! 우리는 당신의 죽음을 영원히 잊지않고 가슴에 묻고 기억할 것이다. 하늘나라에서는 제발 이세상보다 더 행복하고 편하기를 비정규직이 아니기를. 아! 가슴이 메어온다. 아마도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이 구의역 청년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고 가슴아파하고 있겠지...

[김기봉 프로필] 한국석유공사 초대노조위원장. 노동평론가

김기봉 기자 cmz20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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