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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오종쇄'처럼..."오종쇄의 50% 구조조정 곱씹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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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오종쇄'처럼..."오종쇄의 50% 구조조정 곱씹을 때"
  • 김기봉 기자
  • 승인 2016.05.25 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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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중노조 사상 최초로 연임위원장에 입성한 인물
▲ 노동평론가 김기봉 

[KNS뉴스통신=김기봉 기자] 눈만 뜨면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의 이야기로 뜨겁다. 매스컴은 물론 정부와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구조조정은 총선이 끝나고 여,야가 먼저 한목소리로 합의했을 정도로 뜨거운 감자다. 오종쇄 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의 이야기를 오늘 칼럼에서 조명해본다.

그는 강성노동운동의 상징인 현대중공업에서 두번이나 위원장에 입성한 인물이다. 현대중공업은 30년의 노동조합 선거에서 2번의 연임노조위원장을 뽑아준 사례가 없다. 더구나 당시 현대중공업은 지금처럼 불황이 깊지는 않았다. 조합원이 오종쇄를 노조위원장에 추대한 것은 어쩌면 강성의 이미지가 있었던 이유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노조는 강성노조위원장을 통해 회사와의 교섭에서 더 많은 임금을 받으려는 속셈이었다. 요즘에 회자되는 오종쇄 전 위원장은 어용의 대명사로 노동계에선 불려지고 있다. 그러나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되기 전까지만해도 그는 노동계에서는 강성운동의 대명사였다. 오죽하면 현대그룹창업주인 정주영 전명예회장도 오종쇄가 해고 후 감옥에서 나와서 회사와 정면투쟁에 돌입하자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오종쇄의 복직은 안돼!'라고 외쳤을 정도로 강성노동운동을 전개했었다.

오종쇄 위원장(당시)이 재직 시 선언했던 구조조정의 발표가 새삼 떠오른다. 그는 2009년도 "현재 전 세계의 발주량(선박)이 100이라면 생산능력은 200인데, 이는 50% 이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지금 조선시장에서는 신규선박의 가격이 2005년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보고도 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와 함께 "노조는 자주성이 생영이므로 노조전임자 임금을 노조가 충당해야한다(2009년 7.13일 국회의원회관서 열린 '노사상생문화포럼')" "회사에서 임금(노조전임자)을 받지않아야 노조자율성이 확보되고 책임있는 노조활동을 할 수있다"고 노조위원장 당선되고 밝히기도 했다.

노조원들이 기대했던 바 전혀 다른 노동운동을 선언하고 새로운 노동운동의 지평을 펼쳐나갈 뜻을 피력한 것이다. 오 위원장은 노동민주화의 불씨를 붙혔던 주역 중 한사람이다. 1987년 울산의 현대엔진에서 최초로 노동조합이 결성되자 회사와 정부는 압력을 가했다. 이에 불복한 그는 현대엔진 노조간부로써 강성투쟁의 선봉에서서 지휘했고 그렇해서 노동조합을 견고하게 지킬 수 있었다. 바로 1987년노동자대투쟁의 전국화를 시도한 주역이었던 인물이다.

현재의 노동조합이 회사측의 환대를 받게된 이유도 오종쇄와 같은 노동운동가가 있었기에 가능하다. 그에게 지금의 노동계나 활동가들은 비판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면 현재의 노동계나 노동계간부들은 과연 그에게 돌말매를 던질만큼 깨끗하고 올바른 노동운동을 펼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오종쇄를 미회시키려는 글이 아니다. 그는 어두운시절 감히 어느누구도 노조를 만들려고 엄두도 못냈을 시절에 노조를 만드는데 앞장섰다. 그리고 노동운동으로 인해 감옥까지갔으니 그를 비하시켜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국민들은 노조를 향해 '귀족노조'라고 질타의 목소리를 던지고 있다는 것을 노조는 새겨야 할 것이다.

해운,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도마위에 떠오를 때 언론에서는 '이미 정부는 9년 전 조선업계의 장기불황을 예고하고 알면서도 외면했다'고 보도했다. 어찌보면 오종쇄 전 위원장 보다도 정부는 기업과 국민에게 더 비판 받아야 할 대상이다. 만일 당시에 오 위원장의 말처럼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시행되었다면 지금처럼 기업과 노조가 침체에 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오종쇄처럼, 오종쇄의 노동개혁처럼'새로운 노사관을 정립해야 한다. 더 큰 불황의 미래가 도래한다면 지금의 구조조정보다도 더 심각한 현실이 올수 있을 것이다. "오종쇄 전 현중위원장의 50%구조조정"을 곱씹을 때이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기봉 프로필]

(전)한국석유공사 초대노조위원장 겸 노동평론가

김기봉 기자 cmz20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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