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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획⑥] 인천 동구의 씽크홀 사고, “피해는 있는데 사고 책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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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획⑥] 인천 동구의 씽크홀 사고, “피해는 있는데 사고 책임은 없다?”
  • 최도범 기자
  • 승인 2016.05.11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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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측, 사고의 원인은 풍화대로 시공 책임은 없다
주민 측, 시공사의 조장으로 주민 갈등 고조 주장
시민단체, 특별 조사단을 통해 재조사 주장
▲ 4일 인천 동구에 마련된 땅꺼짐 조사결과 보고회에서 인천대 신은철 교수가 조사단장으로 결과 보고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최도범 기자>

[KNS뉴스통신=최도범 기자] 지난 3월 28일 인천시 동구 화도진로 중앙시장 입구 도로에서 발생한 땅꺼짐(씽크홀) 현상에 대해 지난 4일 한국지반공학회의 원인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날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굴착과정에 풍화대(암석에 풍화작용을 받고 있는 범위)를 굴착해 예상치 못한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는 말로 귀결되며 이는 “설계와 시공에 문제가 아니다”라는 말로 종합이 된다.

결국 이번 땅꺼짐 사고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책임자가 없는 것으로 단지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사에 빠른 시공을 위해 피해 주민들에게 보상하는 차원에서 마무리 하겠다는 것이 이번 사고 지역 시공 회사의 입장인 것.

이번 사고와 관련해 본지<KNS뉴스통신>은 사고 발생 이후 5차에 걸쳐 사고 발생과 원인 수습에 대한 그리고 공동조사 제안 등의 단독 기사를 올려왔다. 결과 지난 4일 주민들이 제시한 한국지반 공학회를 중심으로 사고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사고의 원인에 대해 본지는 인천대 박창화 교수를 전문가로 초빙, 기본적인 진단을 거친 결과 사고 인근 도로와 최근 발생한 건물과 도로 사이의 이격 진행 등 다양한 자증거들을 토대로 인천 김포간 외각순환도로 지하 공사 발파로 인한 진동의 피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이날 조사단의 진단 결과는 본지의 주장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는 있으나 사전 조사에서 발견되지 않은 풍화대가 나타난 것이 기본적인 원인으로 시공상 발파로 인한 진동의 피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우스운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본지가 11일 한라건설 기술 관련 담당자와 통화를 시도 “사고의 원인이 시공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발파로 인해 땅꺼짐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며 “보고서에 따르면 풍화대가 갑자기 나타나 발생한 것으로 풍화대를 예측하는 암판장에 나타나지 않은 풍화대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만일 풍화대의 조짐이 있었다면 사전 조치를 했을 것이다”라고 책임에 대한 부분을 조사단 보고서를 인용해 비켜갔다.

또 “도심지역 지하 공사는 무진동이나 기계식 TBM공법을 와 사용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이 곳의 지하터널은 반경 16M로 기계식 TBM은 현재 최장 반경 12M이상을 굴착할 기계가 없으며 기계를 지하에 넣고 빼어낼 만한 수직구 마련이 지역 특성상 어려웠다”고 답하고는 “무진동 발파를 위한 공사 부분은 공사 구간에 연암이 자리 잡고 있어 무진동 적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무진동의 경우는 소음이 오히려 크며 작업 시간이 24시간 계속 진행되는 관계로 지속적인 진동과 소음으로 인해 민원이 많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진동 발파를 제한 적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공이나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예측 못한 풍화대 출현이 원인이며 이에 대해서는 책임이 시공과 설계에 없다는 주장인 것이다.

아울러, 한라 건설 측은 이번 사고로 한국지반공학회가 사고 반경 35M 이내의 건축물에 대해 안전진단을 펼친 결과 21가구 중 진단을 거부한 2가구를 제외하고 19곳 건물에서 보수공사가 요구되는 D등급의 5가구와 철거가 요구되는 E등급 1가구에 대해서는 도의적인 차원에서 건축주와 협의해 사후 처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또한 시공에 앞서 공사 구간 내에서 진행한 균열이나 기울기 조사에서 나타난 근거를 토대로 이번 공사와 사고로 인해 발생한 균열과 기울기를 대조해 협의에 임하겠다는 의견을 밝혀 원만한 협의가 예상되지는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공사는 사고 현장에 대해 안전대책을 세우며 조사단이 활동하기 전에 사고현장 그라우팅 복구 작업에서 공사 인근 지역에 대해 아스팔트를 깔아 버림으로 인해 사고로 인한 균열 조사가 어려운 상황.

이는 이번 조사단의 조사활동이 정확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 4일 땅꺼짐 조사결과 보고회에서 주민들이 "전면수용"과 국정감사"를 요구하는 문구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사진=최도범 기자>

이번 조사단의 보고회에서 사고 해당지역의 비상대책위는 보도 자료를 통해 “2013년 설계변경으로 시작된 5.4KM 구간에 살고 있는 중동구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회 한 번도 없이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에게 한마디의 유감표명도 없이 지금까지 진행되어 왔다”며 “시행사와 시공사는 피해보상이라는 명목으로 몇 사람의 입맛에 맞는 당근을 제시해 주민들 간의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번 동구 땅꺼짐 사고와 관련해 그간의 내용을 지켜와 본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조사단의 입장은 다분히 시공사 측에 유리해 보이며 전문 지식이 없는 주민들이 대처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공사 재개에 시와 구청 그리고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참여한 특별 공동 조사단을 구성하겠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사고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규명을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혀 이번 문제가 시민사회 문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다음호에는 조사단의 보고서와 관련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실을 예정입니다.

최도범 기자 h21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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