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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사 에세이 ‘세계인의 조건’…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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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사 에세이 ‘세계인의 조건’…박지연 기자
  • 김영은 기자
  • 승인 2016.02.16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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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연 기자.
[KNS뉴스통신=김영은 기자] 인터뷰를 위해 서울 광진구 한 음식점에서 만난 박지연 기자는 한 시간 남짓 동안 대한민국의 우수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리고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그는 어린시절 일본의 만행도, 한국전쟁의 비극도, IMF의 호된 혹한, 2002년 월드컵 4강의 신화 등을 겪으며 얻은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세계인의 조건’을 썼다고 소개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우수성만을 얘기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위안부와 관련해 일본의 과거사 부정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으로 인해 우리가 받게 된 피해,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포퓰리즘 등에 대해선 따끔한 일침도 잊지 않았다.

박지연 기자는 1994년 한국예총 월간 예술세계에 시, 수필로 등단한 작가이자 한국은행에 근무했던 경력을 살려 경제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오랫동안 각종 신문과 종합문예지 등에서 꾸준히 칼럼을 기고해왔고 이번 ‘세계인의 조건’도 그동안 연재해오던 글을 엮은 것이다 성실히 문학 뿐 아니라 시사에도 관심을 놓치지 않았던 그이기에 가능했던 책이다.

세계인의 조건은 시사 에세이로 1부 세계인의 조건, 2부 다시 보는 유엔, 3부 Landing is the first, 4부 원전의 분노, 5부 그들의 출구 총 5부로 나누어 경제 뿐 아니라 역사, 그리고 세계 속 대한민국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짙게 펼쳐진다. 박지연 기자에게 우리의 과거와 현재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 박지연 기자의 시사 에세이 ‘세계인의 조건’.
이번 책은 시사 에세이입니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전 세계 전반적인 이슈에 대한 내용이 담겼고 그 속에 한국의 모습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요. 이번 책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대한민국이 자신감을 갖고 세계 무대에서 앞서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썼어요. 한때는 폐기할 뻔 했지만 일본의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한 사람의 국민으로 문인으로서 작은 힘이나마 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역사의 증인이 돼야 겠다는 열망으로 그동안 연재한 작품들을 책으로 엮게 됐어요.

독일과 달리 일본은 과거사를 부인하고 망언만 쏟아내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지난 지금도 변한 게 없어요. 그리고 우리는 적지 않게 위축되어 있고요. 100년 전만 해도 우리는 너무 가난하고 무능해 일본이 눈을 부릅뜨고 우리나라를 점령해도 속수무책으로 나라를 지키지 못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세계인이 되어 G20의 회원국으로 의장국도 되고 세계를 누비며 무역을 하고 정치는 하는 나라가 됐어요. IQ조사에서도 2위를 하는 등 세계에서 입증된 우수한 민족이기도 하고요. 자신감을 갖고 다시는 나라가 불행하지 않게 공고히 지키며 후세가 정정당당히 세계의 무대에서 앞서 나가는 주인공이 되길 바라고 저의 작은 증언이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일본의 과거사 부정에 대해 지적하며 평화헌법까지 폐기한 일본이 과연 세계인의 조건에 합당하느냐고 비판하셨어요.

☞ 역사는 답이자 교훈이에요. 일본은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자각해야 하는데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런던 올림픽에 들고 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을 물론 생활용품에 흔히 쓰고 있잖아요.

근데 독일이나 유럽에서는 나치문양인 하켄크로이츠를 사용하는 게 엄격히 금지되어있거든요. 사용하면 거센 비판을 받고 사회서 매장을 당하죠. 뿐만 아니라 독일은 아우츠비츠 수용소를 세계문화유산에 올리고 강제수용소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하도록 신청했는데 나치 범죄와 독일 역사의 부끄러운 흔적을 영구 보존하여 책임을 통감하기 위한 취지였어요. 독일은 잘못된 과거를 속죄하고 피해 국가는 독일의 진심을 받아들여 진정한 유럽국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봐요.

저는 일본이 바로 서지 않으면 동북아의 번영과 평화 시대는 멀어지고 또다시 갈등의 시대로 회귀할까 우려돼요. 세계인의 조건은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니에요. 여러 나라가 어울려 살 수 있게 하는 것, 진정성을 갖고 잘못에 대해선 반성하고 각성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본이 세계인이 추구하는 정의를 저버리고 아무리 날뛴다고 해도 그 무대는 패배자의 무대일 뿐이에요.

우리나라가 무역 1조 달러를 이뤘지만 많은 국민들이 실감하고 있지 못하는 부분을 안타까워 하셨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합니다.

☞ 네. 지난 2011년 12월 우리나라는 무역 1조 달러를 이뤘어요. 미국, 중국,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에 이어 일곱 번째 무역 대국이 된 것이죠. 생각해 보면 예전에 팔 것이 없어 긴 머리채를 잘라 팔고 동네 처녀들은 가발공장에서 밤낮없이 가발을 만들었잖아요. 지렁이와 오징어도 팔고 돈이 되는 것이면 뭐든 팔아 1964년에는 무역 1억 달러로 무역입국이 되었어요. 1970년대만 해도 자본도 수요도 없고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경공업제품으로 달러를 벌어들였고 1980년대에는 선박, 음향 기기, 1990년대는 의류, 반도체, 컴퓨터, 자동차 등 2000년대는 IT제품, 자동차, 선박, 스마트 폰 등의 수출로 활기를 띄었죠. IMF의 혹독한 찬바람을 맞으면서도 우리는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빚을 일찍 갚아 냈어요. 2008년 리먼 충격의 패닉상태에서도 버텨내고요. 글로벌 스탠다드에 점점 길들여지면서 체질이 단련 됐죠. 지금도 남부유럽의 재정위기로 세계경제가 요동치는 중에서도 착실히 무역흑자를 내고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실감이 나지 않아 국민의 절반이 자신들이 가난뱅이, 하층계층이라고 한탄하고 있죠.

다양한 푸어(Poor)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부동산 침체로 하우스 푸어가 양산되고 2015년 가계부채는 1100조원을 넘었어요. 그리고 소득의 절반을 교육에 투자해 생활이 힘든 에듀푸어(Education poor), 주식투자를 했다 원금까지 날리는 스톡푸어(Stock poor), 노후 생계를 걱정하는 실버 푸어(Silver poor), 신혼집 마련과 혼수비용으로 빈곤해진 웨딩 푸어(Wedding poor), 비싼 육아비용으로 인한 베이비 푸어(Baby poor), 자신을 가꾸기 위해 수입을 소비하는 푸어 미스(Poor miss) 등이 계속해서 생산되고 있어요. 일상화 된 불황에 마음을 단단히 다져 내수자금을 마련하고 외채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의 병폐로 ‘중독사회’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갈수록 사회가 복잡 다양해지고 이에 따른 삶의 방식도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중독’이 유독 많아지는 이유와 해결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현재 우리 사회는 알콜, 도박, 인터넷 게임, 마약 등 중독에 빠져 중독사회가 되어간다는 진단이 나왔어요. 155만 명이 알콜 중독자, 220만 명이 도박 중독자, 인터넷 중독자는 233만 명, 마약 중독자는 10만 명 등이라 국민 8명 중 한 명이 중독자라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 중독 환자가 유독 많은건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낙오된 사람이 잠시 위로와 위안을 얻는 도피수단에 빠르게 빠져든 것이라 생각해요. 치료에 들어가는 사회적 경제적 비용은 약 109조5천억 원으로 추산되고요. 소크라테스는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는데 그에 대해선 수많은 의견이 있잖아요. 중독에 빠질 유혹은 어디나 널려있어요. 자기의 삶은 어디까지나 자기 주도하에 절제된 삶에서 무단히 노력하는 사고가 뒤따라야 삶의 질이 높아지고 행복하다고 느낀다고 봐요.

청소년들의 범죄와 패륜적인 사건 등 우리사회가 비윤리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대책으로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어요.

☞ 최근 누적 범이 되어가는 10대들의 재범률이 성인의 두 배라고 해요. 정말 놀랍죠. 만약 이대로 둔다면 우리 사회는 병들어 갈 거예요. 안그래도 우리 사회의 도덕이 붕괴되는 조짐이 보인다고 염려의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잖아요. 특히 학생들이 교사에게 욕하고 폭행하는 일은 정말 충격적이죠. 또 어르신들을 폭행하기도 하잖아요. 이런 세상에서 어른들이 할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전 가정에서부터 사회의 규범을 가르치고 사랑 안에서 배워 학교에서는 더 익히고 사회에 나와 위계 질서를 지키며 감사하게 산다면 그런 10대들은 양산되지 않을 거라고 봐요. 중요한 것은 가정이죠. 대선주자들의 공약은 요란하지만 나라의 백년대계를 세워야 할 청소년 범죄문제는 인식조차 못하고 누구도 한 마디 하지 않는 것이 참 안타까워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은 세계 속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입니다. 자랑스러운 민족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젊은 세대들이 세계무대에 더 나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김영은 기자 newskye10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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