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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세상을 따뜻하게 밝히는 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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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세상을 따뜻하게 밝히는 천사들’
  • 최충웅 편집인/사장
  • 승인 2015.12.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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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충웅 편집인/사장
[KNS뉴스통신=최충웅 편집인/사장] 해마다 12월은 “땡그랑 땡그랑”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와 함께 찾아온다. 따뜻한 손길이 더욱 절실한 연말연시에 자신을 밝히지 않는 ‘얼굴 없는 천사’들의 기부 행렬이 매서운 추위를 따뜻하게 녹여준다.

전북 전주의 한 주민센터 근처에서 발견된 종이상자에는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새해 인사와 힘을 내라는 응원의 글과 함께 5천만 원이 넘는 돈이 들어 있었다.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전화로 돈을 놓아둔 곳만 알리고 홀연히 사라지기를 15년째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기부한 액수가 4억 원에 이른다.

충북 제천에서도 신원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가 소외계층에게 전달해 달라며 연탄 2만 장을 기부했다. 연탄기부 역시 11년째 되풀이되고 있다. 1억 2천만 원을 익명으로 기부한 대구의 한 시민까지 경제 불황 속에서도 얼굴없는 천사들의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4년 연속 1억 원 수표를 자선냄비에 넣고 사라져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주인공이 최근 서울 신월동 주민 이상락 씨로 밝혀졌다.

이상락 씨는 4년간 1억원의 수표와 함께 "저에게 도움을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새해에는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 합니다"라는 손 편지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주인공이다. 이상락 씨는 베풀기 좋아하는 성품도 부모님께 받은 '선물'이라며 “내 것을 나누면 더 열심히 살게 되고 그러면 더 벌게 되고 마음도 여유로워 진다”고 했다.

지난 8월에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2천억 원의 거액을 '통일과 나눔' 재단에 기부해 화제를 모운바 있다. 국내 재벌 기업인으로는 처음있는 아름다운 선행이었다. 전 재산을 기부해서 미국의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에 못지않은 기부로 여겨진다. 흔히 재벌하면 형제간 소송, 비자금, 탈세를 연상케 해 왔는데, 삭막한 세태에 훈훈한 감동을 안겨준 사례이다.

최근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부인인 소아과 의사 프리실라 챈의 딸 출산기념으로 보유 지분의 99%인 약 450억 달러(약 52조원)를 자선사업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들 부부는 페이스북 계정에 딸 맥스의 출산을 공개하고 ‘우리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다른 모든 부모들처럼 우리도 네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란다”며 “세상을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교육, 질병치료, 사랑의 공동체 건설 등 따뜻하고 희망적인 미래를 위한 각종 자선사업을 펼치게 된다. 젊은 부부가 기부 결심을 밝히면서 보여준 미래세대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과 다음 세대 모든 어린이를 위한 도덕적 의무임을 강조했다.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과 이미 재산의 95%를 내놓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99%를 기부하기로 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들은 그들의 재산이 인류 공동체를 위해 값지게 사용되어 세상을 따뜻하게 밝혀준 주인공들이다.

지난해 영국의 '자선원조재단'은 한국의 기부지수가 세계 60위라고 발표했다. 한국보다 훨씬 가난한 미얀마, 필리핀, 인도네시아에도 뒤지는 수준이다. 그러나 2010년 세계 81위에서 60위로 향상된 것이다.

지난 1986년에 조직된 유산의 70%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유산 남기지 않기 운동'에 약 2000명이 가입했고, 지난해 창립된 '참 행복 나눔 운동'에 유산의 일부를 기부하겠다는 사회 지도층 인사가 400명 넘게 참여하고 있다.

얼굴없는 천사들을 보면서 기부는 결코 억만장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기부란 반드시 거액만이 아니다. 연말연시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을 우리 이웃의 소외계층은 연탄 한 장, 라면 한 봉지가 추위를 녹여주는 훈훈한 이웃으로 밝혀준다.

※ 필자소개

= 최 충 웅(崔 忠 雄) =

언론학 박사

(현) 고려대 국가정책 최고위과정 지도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YTN 매체비평 출연
경남대 석좌교수

(전) KBS 예능국장, 총국장, 편성실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위원회 심의위원장

최충웅 편집인/사장 choongw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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