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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역사는 거울이다. 삐뚤어진 거울로는 바르게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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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역사는 거울이다. 삐뚤어진 거울로는 바르게 볼 수 없다.
  • 최충웅 편집인
  • 승인 2015.11.02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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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충웅 편집인/사장
[KNS뉴스통신=최충웅 편집인/사장] 지금 역사교과서 논란은 본말이 전도됐다. 핵심은 역사를 바르게 쓰자는 것이지 국정화 찬·반이 아니다. “‘국정’은 아니고 ‘검인정’은 된다”고 못을 박고 서로 격돌하는 것은 부질없는 낭비전이다. ‘국정’이든 ‘검인정’이든 역사교과서의 본질은 어떻게 좋은 교과서를 만드느냐에 있다. 잘못된 역사 교육을 바로잡아 다음 세대에게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바른 국가관과 역사관을 확립시켜주자는 것이 역사교육의 목표이다.

자율과 다양성 보장하고자 검인정 해오다 교과서와 교육현장에 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현행 검인정 역사교과서가 전혀 문제가 없다면 이런 소모전은 없을 것이다. 그동안 검·인과정의 집필 감수관리와 채택과정에서 문제를 안고 온 것이다. 기존 검정체제에서 좌·우 편향교과서 모두 1,000개가 넘는 오류가 나온 것이다. 역사 집필의 핵심 덕목이 객관성이다. 궁극적으로 정권억압으로 역사를 왜곡했다면, 이제라도 나서서 바로 잡아가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책임이요 사명이다.

교과서 ’이념 정쟁‘에 조상들까지 끌어내 치고받는 인신공격은 치졸한 싸움판으로 비친다. 국회가 예산안과 법안을 볼모삼아 투쟁으로 이어간다면 노동개혁 등 4대 개혁을 비롯해 모든 국정이 표류될 위기다. 민생법안까지 발목잡고 가서는 안 될 일이다. 국민을 혼란케 갈라놓는 세몰이식 정치공세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논란의 중심에는 ‘분단책임’ ‘독재’ ‘친일’ 등 단독정부를 수립한 이승만은 분단의 책임자로서 건국 대통령이 될 수 없고, 시장경제와 근대화를 이끈 박정희는 친일 독재자로 폄하된 묘사부분과 항일운동의 상징인 유관순 열사를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제외시킨 점 들이다. 현행 중·고 17종의 검정 역사교과서의 편향성 논란도 여기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 편향보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현장교육 실상은 더 충격적이다. 시민단체 블루유니언의 ‘선동·편향수업 신고센터’에 접수된 160여 건의 공개된 내용이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민족 반역자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친일파로 묘사하는 다큐멘터리 ‘역사전쟁’을 보여주며 “결국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은 사회주의”다. “천안함 피격과 목함지뢰 사건은 우리 정부의 자작극이다. 남쪽 정부는 북쪽의 민주주의를 본받아야 한다”. 또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세월호 선장에 빗댄 교수강연을 보여주고 소감을 쓰게 한 것 등 도대체 어느 나라 수업시간인지 경악스럽다. 이를 신고한 것도 대부분 학생이다. 오죽하면 학생이 선생님을 신고했겠는가.

또 이번엔 서울 마포 한 초등학교 운동회 행사용 만국기에 '북한 인공기' 6기가 게양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런 실상들이 지금의 역사교육 현장이요, 우리 자녀들의 역사관이 유린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니 교과서 똑바로 다시 써야할 명제가 나온 것 아닌가.

광복과 한국전쟁·근대화·산업화·민주화로 이어지는 영욕의 근·현대사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공(功)도 있고 과(過)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험난한 역사의 질곡을 헤쳐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성취과정은 누구도 부정 못할 역사적 사실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손을 댈수 없는 확고한 교과서를 내 놓아야한다. 나라의 백년대계를 위한 고품질·고품격이 보장돼야 한다. 세계사 속에서 한국사를 이해하고 세계 속으로 역사의 지평을 넓혀야 할 동력을 제시해야한다.

분명한 것은 역사 교육의 본질이다. 미래세대에 올바른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 나라를 발전시킬 것이냐가 논쟁의 핵심이 돼야한다. ‘국정’이냐 ‘검인정’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올바른 교과서를 만드느냐 이다. 명백한 본질이 외면당하고 국론 분열과 사회적 갈등의 빌미가 돼선 안 된다.

역사 교과서 기준을 세워 합리적 시대배분으로 정치·사회운동에 치우쳐 논란이 되는 근·현대의 비중 조정과 경제·문화예술 등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각 분야 폭넓은 집필진으로 정확성·객관성이 보장되고 입체적 조명이 돼야한다. 철저한 검증을 강화하고 최종 국민의 검증을 받는 것이다.

교과서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초석이다. 교과서는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인 자유 민주적 가치에 맞게 집필되고 교육되어야 한다. 바른 생각, 바른 역사교육이 바른 국가를 만든다. 역사의 역할은 과거를 돌아보고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것이다. 역사는 거울이다. 삐뚤어진 거울로는 바르게 볼 수 없다.

※ 필자소개

= 최 충 웅(崔 忠 雄) =

언론학 박사

(현) 고려대 국가정책 최고위과정 지도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YTN 매체비평 출연
경남대 석좌교수

(전) KBS 예능국장, 총국장, 편성실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위원회 심의위원장

최충웅 편집인 choongw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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