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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한국 정치 최대 난제 ‘지역주의 타파’의 길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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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한국 정치 최대 난제 ‘지역주의 타파’의 길에 서다
  • 박동웅 기자
  • 승인 2015.09.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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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를 넘어, 국민 통합과 민족통일로 가는 디딤돌을 만들겠다”

[KNS뉴스통신=박동웅 기자] 70년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큰 난제 중 하나가 ‘지역주의 타파’이다.

특정지역에 특정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인 현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균형 발전과 대통합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지적이 높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주의를 타파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통해 호남에서는 처음으로 현 여당의 간판을 달고 당선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의 예는 우리 정치사에 있어 하나의 획기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남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은 조심스레 나타나고 있다.

현 야당의 간판을 달고 경기도 군포에서 내리 3선(16~18대)을 한 김부겸 전 의원. 그는 순탄한 길을 버리고 영남에서의 지역주의 타파에 자신의 마지막 정치인생을 걸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이자 현 여당의 절대적 지지기반인 대구에서 이미 2번의 고배를 마신 그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3번째 도전을 준비 중이다.

“지역주의를 넘어, 국민 통합과 민족통일로 가는 디딤돌을 만들겠다”는 김부겸 전 의원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정치, 그가 꿈꾸는 대한민국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김부겸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김부겸 前 국회의원. <사진제공=김부겸>

▣ 정치입문 동기와 존경하는 인물은?

☞ 87년 12월 대선에서 (김영삼, 김대중) 야권 분열로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그때 재야 세력도 정치세력화를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저는 독자 정당보다는 ‘야권 통합’을 하자는 쪽이었다. 그래서 당시 이부영, 제정구, 유인태, 원혜영, 이런 선배들과 함께 ‘분열된 야권을 통합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제도 정치권에 뛰어 들었다. 

재야 활동의 한계를 극복하고, 영향력이 큰 제도권의 합법적 활동을 하겠다, 그리고 분열을 넘어 ‘야권 통합으로 사회 개혁과 국민통합의 더 좋은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정치를 시작했다. 

故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신 분들에게서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과 고민을 배웠다. 그분들께 감사드린다. 

그 중에서 저의 정치인생에서 선명한 길잡이가 되어 준 故 제정구 선생이 계신다. 제정구 선생은 저의 서울대 정치학과 10년 선배이면서 빈민운동의 대부로도 유명하다. 이 분은 1999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이 분이 투병 중에 서강대에서 마지막 강연을 하셨는데, 그 때 ‘모순과 대립을 통한 세계의 발전은 이제 불가능하다. 상대방을 죽여야 내가 산다는 식의 정치행태도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21세기는 상극이 아니라 상생의 시대가 될 것이다. 화해와 상생, 통합의 정치만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씀하셨다. 제정구 선생은 빈민운동, 사회운동에서 둘째가라면 섭섭할 정도로 투쟁력이 강한 분이었다. 그런 분이 생의 마지막에 유언처럼 던진 ‘상생’의 화두가 저의 정치인생의 지향점이 됐다. 

▣ 대구 출마 배경은?

☞ 제가 대구에 출마한 것은 제게 남겨진 숙제, 지역주의 타파, 국민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 때문이다. 

20년 전, 1995년 김대중 총재가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해 민주당을 분당했을 때, 김원기, 노무현, 제정구, 유인태, 원혜영, 박석무, 홍기훈, 김정길 의원 등이 안 따라가고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를 만들었다. 그 때 막내가 저였다. 

우리가 버텨보겠다고 ‘하로동선’이라는 음식점도 개업했다. 여름 난로와 겨울 부채, 비록 때를 만나지 못했을지라도 잘 보관하면 다 쓸모가 있듯이, 낙담하지 말고 서로 의지하며 미래를 준비하자는 뜻이었다. 

그 때 함께했던 노무현, 제정구 두 분은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하로동선의 막내였던 제가 못다 한 숙제를 제대로 해 보려고 고향인 대구에 출마한 것이다. 

20여년 정치권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사이에 벌써 50대 후반이 되었다. 내리 3선을 한 탄탄한 지역구에서 그냥 4선, 5선 계속 하면서 직업 국회의원으로 정치를 마무리하기는 싫었다. 그래서 대구에 내려왔다. 이번이 세번째다. 마지막 선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꽉 깨물고 뛰고 있다. 

그런데 예상도 못했던 김문수 선배가 내려왔다. 경북고와 서울대 선배이고 운동권 활동에서도 선배였다. 고1때 김 선배를 처음 만났는데,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 과정에서 혁명가의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저에게 남겼기 때문에 존경하고 친밀감을 느껴왔다. 게다가 군포 지역구 의원으로 활동하면서도 도지사인 김 선배를 만날 기회도 많았다. 지금 이런 상황이 되다보니 정치판의 비정함을 절감하게 된다. 

김 선배가 하필이면 내가 뛰고 있는 대구 수성갑으로 지역구를 선택한 것인지... 정말 뜻밖이다. TK 출신 야당 정치인, 운동권 출신 여당 정치인이 각각의 진영에서 느꼈던 설움을 우리는 서로 잘 알고 있다. 

그렇게 설움 받던 우리 둘이 대구까지 와서 싸워야 하는 것인지... 정말 낯설고 이해가 안 되는 선택이다. 비록 잘못된 싸움이 되겠지만,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정도를 지키며 경쟁하겠다. 

▣ 그 동안의 지역 활동 및 주요 성과는?

☞ 지역 활동의 성과 중 제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야당 정치인으로 대구 시민들께 다가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명망 있고 유력한 야당 후보들이 대구에 출마해 시민들의 많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 당시 이 분들 모두가 대구에 뼈를 묻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결국 선거가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지역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니 대구분들이 어떻게 야당 정치인들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며, 책임 있는 정치세력으로 평가할 수 있겠나? 그래서인지 저의 지난 두 번의 출마와 세 번째의 도전에 대해 대구분들이 의미 있게 평가해 주고 계신다. 한두 번 하다가 실패하면 적당한 명분을 만들어 도망칠 것이라 생각했는데, 삼세판이라고 또 도전을 한다니 이제 조금은 곱게 보이고 진정성도 있어 뵌다고 말씀해 주신다. 이런 신뢰가 계속 쌓이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성과고 기쁨이다. 

또 지역 분들은 대구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정부와 여야 정치권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느끼고 있다. 일방적 지지보다는 경쟁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었다. 야당에게는 중요한 전진이다. 

박정희 대통령 이래 5번의 대통령을 배출한 이 지역이 지난 30년 간 침체와 정체를 거듭한 사실은 누구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여당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로는 현재 대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역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정치 이념이나 진영 논리에 갇힐 것이 아니라 여야 정책 경쟁과 때로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많은 시민들이 동의한다. 이는 지역 정치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 지역발전을 위해 시급히 해결할 현안과제는?

☞ 침체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 서울로 떠나가는 청년들이 다시 지역으로 돌아와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 출발은 현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을 바로 잡아 국토균형발전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모여 있고, 정부가 중앙 집중적 국가운영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수도권은 과밀화 현상과 이에 따른 많은 사회적 문제를 유발하고 있고, 또 지방도 상대적 저발전과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은 수도권은 물론이고 영남도, 호남도, 충청도 win-win 할 수 없는 정책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중앙 집중적 정책,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을 지방분권 정책, 국토균형발전 정책으로 전환해 수도권과 지방이 같이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대구의 지역발전을 위해 (남부권) 광역경제권을 형성하고, (남부권) 신공항 건설에 적극 나서야 한다. 오래된 지역 최대의 현안 문제이다. 체급과 규모가 다른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도록 광역경제권을 형성해 지역발전을 도모해야 하고, 대구는 충분히 그 중심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남부권 신공항 문제는 (남부권)광역경제권이 제대로 된 경쟁과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에 건설해야 하고, 그 과정도 합리적인 절차를 충분히 밟아야 한다. 

아울러 대구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견기업과 강소기업을 적극 지원, 육성해 지역 경제의 버팀목으로 삼아야 한다. 아직도 지역에는 자동차 부품산업, 공구산업, 섬유소재 산업, 안경 산업, 또 새롭게 육성하고 있는 물 산업 등 경쟁력 있는 산업과 강소기업들이 많이 있다. 이런 강소기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한 뒷받침을 지역 정치권이 해 줘야 한다. 강소기업이 지역에 제대로 자리 잡으면, 대기업 유치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 자신만의 경쟁력은?

☞ 지금 대구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여야 모두의 협력과 지원이 절실한데, 제가 여야의 협력을 좀 더 적극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적임자라 생각한다. 대구분들이 지난 30여년 간 한 정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는데, 돌아온 현실은 지속적 경기 침체와 지역 사회의 정체,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이다. 이런 대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정당의 노력만 가지고 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됐다. 

야당은 제가 설득할 자신이 있다. 야당이 먼저 협력을 제기하는데, 어떻게 여당이 주저할 수 있겠나? 중요한 민생현안, 예산 문제에서 여야가 서로 협력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여야 협력을 이끌어 낼 적임자다. 

한편으로 저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정치인이라 평가받는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일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제대로 역할을 하는 야당 국회의원 한 명이 뛰면, 지역의 여당 의원들도 긴장감을 갖고 일하게 될 것이고, 여야가 서로 경쟁적으로 일하면 지역사회에도 활력이 돌 것이다. 

또한 저의 가장 큰 자산은 대구시민들께서 변화와 발전에 대한 강열한 소망을 보내주고 계시다는 것이다. 이번이 3번째 도전이다. 지난 4년 간 시장에서 거리에서, 또 동네 곳곳에서 만나는 분들 모두가 ‘이번에는 대구에서 새로운 바람을 반드시 일으켜 달라.’고 절절히 말씀하신다. 그 애타는 절규와 열망이 저의 힘이 되고 있다. 

▣ 내년 총선에 임하는 각오는?

☞ 현재까지 복수의 지역 언론이 내놓은 여론 조사 결과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아직 선거가 8개월이나 남았고, 대구 수성갑은 새누리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여권의 핵심 지역이다. 여론조사에서 다소 앞선다고 하더라도 실제 선거에서는 어떤 결과를 낼 지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상대 후보는 경기도에서 국회의원을 3번, 도지사를 2번한 여권의 강력한 후보다. 3번째 도전하는 야당 정치인 입장에서 지역 주민들께 끊임없이 저의 진정성을 호소 드리는 수밖에 없다. 

작년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전남 순천, 곡성에서 당선된 후 대구에서도 지역주의를 좀 넘어보자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 또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정치적 경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고, 여야 진영 논리보다는 인물 됨됨이를 보고 찍겠다는 분도 많이 만난다. 대구분들은 자신들의 새로운 선택이 대한민국을 바꾸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신다. 어렵지만 희망은 분명히 있다.

이번이 삼세판, 마지막 선거가 될 수도 있는데, 모든 것을 걸고 죽을힘을 다해 최선을 다 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 한 분, 한 분 마음의 문을 열어 주고 계신 대구분들을 믿고 뚜벅뚜벅 한걸음씩 나갈 뿐이다. 

▣ 지역민과의 소통에 대한 생각은?

☞ 젊은 시절, 저는 대구에서 자리 잡고 살아 보려고 노력했지만, 공안기관의 압박을 견디다 못해 어린 딸아이를 업고 도망치듯 대구를 떠나야 했다. 초중고를 다 다녔고, 동창,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었지만, 그 시절, 대구 사회는 저와의 공존을 허락해 주지 않았다. 안타깝지만 당시 대구는 저에게 애증이 교차하는 고향이었다. 

그러나 두 번의 선거와 세 번째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지금, 저에게 대구는 변화와 희망의 바람이 부는 정겨운 고향이다. 대구분들은 변화와 희망을 함께 꿈꾸고 만들어 가는 지지자이자 동반자다. 지역주의를 넘어서는 정치, 국민통합의 정치, 화해와 상생의 정치를 해 보겠다는 저의 꿈을 펼치는 광활한 무대가 바로 대구다. 힘이 되어 주시는 지역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한국 정치발전을 위한 제언 한 말씀

☞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민주공화국의 기본가치를 회복하도록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어느새 우리 사회는 민주공화국의 기본적인 가치조차 심각히 훼손되는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정치가 다수 국민을 위해 공공성을 회복하고, 소외된 계층에 사회적 연대성을 발휘하며, 상식과 상생의 가치가 지켜지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공공성, 연대성, 상식과 상생의 가치 등 민주공화국의 기본적인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바로 ‘상생과 공존’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계파와 진영 논리에 갇힌 정치, 지역주의 정당체계, 기득권 세력들의 적대적 공생 관계를 극복해야 한다. 지역주의는 경쟁의 실종을 초래했다. 좋은 정책, 활동으로 평가받기 보다는 중앙 권력과 정치인에 줄서고, 편을 갈라 패거리를 만드는 것에 집착하게 됐고, 결국 계파와 진영에 갇혀 투쟁의 정치가 고착화되었다. 투쟁의 정치에 기대어 쉽게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기득권 세력이 득세하게 됐고, 이들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수구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아직도 우리 정치는 지역주의에 의존한 영호남 기득권 세력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통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를 뛰어 넘는 상생의 정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당면해서 현재 논의 중인 선거구 획정 등 선거법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 헌재 판결대로 인구편차를 2:1 이하로 낮추고, 선관위의 의견대로 300석을 그대로 두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비율을 2:1로 조정해야 한다. 현역 의원들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 비율을 늘려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도와 석패율제를 도입해 정당 간 정책 경쟁을 유도하고, 영호남 지역주의에 기댄 기득권 체계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51% 다수표만 얻으면 49% 소수의 의견이 사멸하는 승자독식의 대립적 정치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공천제도도 소모적인 오픈프라이머리 논쟁에서 벗어나 당내에서 공천제도를 시스템화하고, 미리미리 규칙을 정해 당원과 국민들이 참여하는 상향식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당 내 민주주의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 김부겸의 정치철학은?

☞ 저는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선조 때부터 상주에 터를 잡고 사셨는데, 공군 장교로 계시던 아버지를 따라 대구로 이사 와서 초, 중, 고등학교를 모두 대구에서 나왔다. 전형적인 TK다. 

1976년에 서울대 사회계열 정치학과에 입학했지만, 시대에 순응할 수만은 없었다. 구속, 제적, 복학을 반복하다 1987년에야 졸업을 했다. 한때는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등 재야운동에 열정을 다하기도 했다. 87년 김영삼, 김대중 두 사람의 분열로 야권이 대선에서 패배한 후 제도 정치권에 뛰어 들어 야권 통합과 국민통합,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하게 됐다. 

2000년 총선에서 죽기 살기로 노력한 끝에 260표 차이로 승리했다. 얼마나 기뻤던지 당선이 확정되고 부모님께 달려가 큰 절을 올렸다. 눈물 콧물 범벅이 되었다. 그렇게 16대 국회에 들어가 17대, 18대 국회의원에 거듭 당선되었다. 그러나 저의 정당 활동은 순탄하지 않았다. 저의 정당 활동 이력은 한국 정당사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고 할 만 하다. 

그러나 20여년 현실 정치를 하는 동안 스스로 탈당을 한 것은 단 한번이다. 2003년 대북송금특별검사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었을 때 반대표를 던졌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하게 되었다. 소신조차 지킬 수 없는 폐쇄적인 정치문화에 순응할 수 없었다.
그 후 국민통합과 전국정당을 꿈꾸며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다. 

국회에 들어간 후 원내 수석부대표 역할도 맡았고,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도 했지만, 저에게는 늘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멍에가 씌어졌다. 당내에서 끊임없이 배제와 불이익을 겪어야 했다. 그래서 우리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이게 그만 멍에를 벗겨 달라고 직접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2012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직을 맡기도 했고, 대구에 출마해 꽤 의미 있는 득표를 했다. 2014년에도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해 다시 40% 이상을 득표했다. 지금은 새정치민주연합 지역분권정당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저의 정치 신념, 철학은 ‘통합과 상생’에 있다. 상대를 부정하거나 소멸 시키지 않고, 내 뜻은 이렇다는 신념을 보여주며 더불어 공존과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 

정치를 시작하며 고통 받는 국민의 편에서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 사람들의 슬픔을 기쁨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정치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의 지역주의 기득권 정당체제, 진영과 계파에 골몰하는 정치구조로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지역주의를 넘어서고 싶었고, 분열과 대립이 아니라 화해와 상생의 길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국민통합의 정치를 하고 싶다. 

▣ 끝으로 한 말씀해 달라.

☞ 저는 아침마다 간단하게나마 다짐했다. 강하고 힘센 자들 앞에서 비굴하지 않고, 가난하고 약한 자들한테 교만하지 않는 정치인으로 살겠다고. 그러나 정치 초심을 지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역주의 기득권 체계에 갇혀, 그리고 진보는 진보대로 보수는 보수대로 진영 논리에 갇혀 한 발짝도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한국 정치의 살벌함, 황폐함에 좌절하기도 했다. 

그래도 정치를 시작하며 품었던 꿈과 희망을 버릴 수 없었다. 

대구에서 출마하고, 또 출마하다가 낙선하고, 그러다가 정치적 생명이 다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때까지는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 때까지 꿈을 버리지 않겠다. 대구시민과 함께 지역주의를 넘어서서 국민통합과 민족통일로 가는 디딤돌을 만들겠다는 이 각오를 가지고 반드시 승리하고자 한다. 설혹 제가 던진 정치 생명의 마지막 승부수가 실패로 끝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런 도전과 노력이 있어야 다음에 새롭게 도전할 우리 후배들이 딛고 올라 설 돌계단 하나, 발판 하나 쯤은 만들지 않겠는가?

박동웅 기자 kns@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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