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송이 전파를 탄 직후 '나는 가수다'의 여파는 생각보다 엄청났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더 뜨거웠다.
어쩌면 설 연휴에 방송된 세시봉 콘서트와 무관하지 않은 반응이기는 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데뷔하는 고만고만한 신인 가수들과, 같은 공장에서 찍어낸 듯 기계음만으로 이루어진 비슷비슷한 음악의 아이돌 그룹이 양산되고, 큰 무리 없이 시청률이 보장되는 아이돌 그룹이 프로그램 섭외 1순위인 현 가요계에 식상한 시청자들이 새로운 기획의 프로그램에 박수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실력파 가수들의 뛰어난 가창력과 풍부한 성량은 천편일률적인 기계 음악에 길들여져 있던 시청자들의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마음까지도 울리게 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나는 가수다'는 발상의 전환을 꾀했고, 이는 가창력 없이 비쥬얼로 승부하는 가수들에게 가슴 뜨끔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나는 가수다'는 진정한 ‘가수’란 어떠해야 하는가? ‘가수’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가수란 목소리라는 악기로 연주를 하는 사람. 즉, 대중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노래를 하는 사람을 칭하는 말이다.
진정한 음악을 즐기고자 하는 시청자들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을 대중음악계에선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이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실력 있는 가수들의 무대를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목소리, 노래다운 노래로 가요계의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나는 가수다'가 우리 대중문화의 커다란 핵으로 자리 매김할 것을 기대해본다.
김희숙 기자 green8784@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