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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진품명품] ‘디바’ 임희숙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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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진품명품] ‘디바’ 임희숙의 귀환
  • 조성진 편집국장
  • 승인 2015.08.05 0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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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요사에 빛나는 전형적인 열창형 가수
강력한 흉성 기반으로 거침없이 내지르는 고음역과 비브라토
감미로운 재즈적 발성까지 접목해 변화 모색…5일 신곡 발표

[KNS뉴스통신=조성진 편집국장] 임희숙(65)은 한국 가요사에 빛나는 전형적인 열창형 가수다. ‘진정 난 몰랐네’와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돌아와주오’ 등 임희숙의 대표곡에서 우렁차고 풍부한 감성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특히 지난 1975년에 개봉되어 화제가 되었던 영화 <바보들의 행진>의 사운드트랙이 2005년에 CD로 복각되면서 삽입곡 중의 하나였던 ‘저 꽃 속에 찬란한 빛이’라는 곡이 다시 한 번 40~50대의 추억을 불러일으켰고, 블로그를 타고 젊은 세대에게도 관심을 끌었다.

임희숙은 일반적인 여성과는 달리 매우 굵은 음색의 소유자이며 소리의 파워 역시 남성을 능가할 정도다. 용암이 분출하듯 뜨겁고 쩌렁쩌렁 울려대는 성량은 공연장 전체를 들썩일 정도로 1970년대 한국 가요계에서도 손꼽히는 것이다. 거의 혼자 가창력만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고전적인 비루투오소 시대의 명가수라 할 만하다.

‘진정 난 몰랐네’를 예로 들어보더라도 그녀의 소리는 파워풀하고 걸쭉하다. 소리의 시작점이 많은 힘을 요하는 흉성임에도, 전혀 가성을 쓰지 않고 오로지 육성으로 거침없이 내지르는 고음역의 파워풀함은 가공할만하다. 중저음 또한 매력적이다.

임희숙은 노래할 때마다 버릇처럼 흉성 비브라토를 사용했다. 이것은 일반적인 바이브레이션과는 달리 목을 매우 빠르게 떨어주는 유형의 것으로, 당시 그녀의 파워풀한 스피드와 순발력이 얼마나 대단했나 알 수 있게 한다. 재즈 보컬리스트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와 니나 시몬(Nina Simone)식 바이브레이션의 장점을 자신만의 것으로 접목한 셈이다.

또한 노래하는 와중에 소리를 살짝 허스키하게 새어 나가듯 하며 음색과 감정을 바꿔가는 면모도 엘라 피츠제럴드로부터의 영향이 엿보인다. 이외에 끝음을 길게 끄는 능력은 당시 국내에서 보기 힘든 수준의 것으로 그녀의 폐활량이 얼마나 대단했나 감탄케 하는 부분이다.

비록 전형적인 열창형 타입으로 노래했지만 그럼에도 임희숙은 재즈에 대한 욕구가 대단했다. 시간이 지나며 점차적으로 노래 스타일은 예전의 파워풀하고 볼륨감 큰 소리를 지향하는 데에서 탈피해 감미롭고 보다 부드러운 재즈적 감성으로 변해갔다.

재즈의 고전들인 ‘My Funny Valentine’, ‘Gloomy Sunday’ 등등 여러 곡들을 부르는 가하면 심지언 자신의 대표곡들마저 재즈창법으로 새롭게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그 어떤 곡에서라도 역시 가창력이 돋보이는 열연임은 부정할 수 없다.

본격 재즈 창법을 구사하고 있는 만큼 엘라 피츠제럴드 등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준 재즈 보컬리스트들의 소리 구사를 많이 응용하고 자신만의 열정과 감성으로 다듬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노래할 때 습관적으로 집어넣는 바이브레이션은 여전하고 그 외 어떤 곡에서라도 “이 프레이즈에선 이런 뉘앙스의 소리를 구사할 것 같다”고 예측할 수 있을 만큼 창법이 일정하다는 것은 임희숙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다. 다시 말해 그게 매력이지만 한편으론 열창임에도 단조롭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희숙의 이런 스타일은 한국 여자가수 사상 가장 강력한 창법과 보이스 중 하나로 길이 남게 되었다.

임희숙이 오늘(5일) 신곡 ‘어떻게 좀 해봐’를 발표한다. 관계자에 의하면 “재즈 스타일과 임희숙만의 감성을 혼합한 것”이라고 한다. 노래의 완성도 유무를 떠나 65세의 나이임에도 음악과 무대에 대한 쉬지 않는 열정이 이번 신곡으로 표출되었다고 본다.

임희숙과 함께 1970~80년대 또 하나의 걸출한 디바였던 이은하도 오는 9월 수십여년만에 단독공연을 펼치는 등 요근래 가요계가 거장들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잠깐 나왔다 사라지는 ‘뜨네기 아이돌’ 천국이 아닌 40년․50년 아니 그 이상을 쉼없이 노래하는, 삶 자체가 가수인 ‘진짜’ 실력파 음악인이 많아지는 가요계가 되길 기대해본다. 올해로 음악인생 45년을 맞이한 임희숙의 귀환, 그래서 더 값지고 빛을 발한다.

조성진 편집국장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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