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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진품명품] 실망스런 순천향대 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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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진품명품] 실망스런 순천향대 서울병원
  • 조성진 편집국장
  • 승인 2015.07.0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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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조성진 편집국장] 왼쪽 다리 발목 골절 및 양 복숭아뼈가 심하게 파손되어 지난 6월30일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 입원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입원 1주일은 그야말로 고통과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7월1일 아침에 수술을 마쳤다. 점심이 지나며 마취에서 깨어났는데 이때부터 수술부위 통증이 심해졌다. ‘무통’주사론 어림도 없어 강력한 진통주사를 두 대나 더 맞았고 그래도 진정이 안 돼 다량의 약물까지 복용해야 했다.

병원에선 수술 후 세균감염방지를 위해 항생제 주사를 며칠 계속 맞아야 한다며 하루 3팩씩 주사했다. 그런데 첫날엔 수술 후의 엄청난 통증으로 몸에 땀과 열이 나는 증상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수술후 다음날 오후부터 통증이 진정되며 정신이 들기 시작하자 간호사에게 “몸이 피곤하고 열이 나니까 항생제 주사횟수를 좀 줄여 달라”고 말했다. 그런데에도 7월4일 저녁엔 항생제 주사를 맞은지 불과 3~4시간 만에 또 주사를 놨다. 이 때문에 얼마 후 열이 많이 나면서 몸이 답답하고 더워 새벽까지 잠을 설쳐야 했다.

퇴원 당일 아침에도 간호사가 항생제 주사를 맞아야 한다며 내 침상으로 왔다. 어제 저녁에 맞은 항생제 주사가 분명 마지막이라고 간호사한테 들었고, 양팔이 너무 아파 주사 맞을 상황이 아니라며 항의하자 간호사는 “그래도 맞아야 한다”는 식이었다. 화가 나서 “왜 병원이 이따위야 정말”이라고 크게 소리를 버럭 질러대자 그제서야 간호사는 주사기를 갖고 사라지는 것이었다.

전담 간호사가 있는게 아니라 하루 평균 여러 간호사가 무작위로 여러 환자를 상대하다보니 소통의 문제가 야기될 수밖에 없다. 이러다보니 간호사에게 통증과 부작용을 호소해도 얼마 후 다른 간호사가 내게로 와 “그런 얘기 들은 적 없다”며 기존 방식 그대로의 처방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내 휠체어를 밀며 이동을 보조해주던 병원 측 한 남자에 의하면 “이번달 들어 병원에 정형외과 환자들이 무척 많이 늘어났다”고 했다. 환자가 아무리 많이 늘어나더라도 그에 구애받지 않는 정교한 환자관리 시스템이 요구된다. 그거야말로 프로페셔널 일류 명품으로 가는 첫걸음이니까.

24시간 병동에서 환자와 대면해야 하는 간호사는 말 그대로 격무에 시달리는 직종이지만 그럼에도 일정 수준의 역량은 갖춰진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돼야 한다. 그런데 입원 첫날부터 간호사들의 주사 놓는 스킬 부족으로 주사맞은 부위가 부어오르기 시작했고 수술 당일부턴 양팔과 팔등 모두에 검은 멍까지 들기 시작했다.
하반신 마취(척추마취) 상태라 수술 중 통증은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수술 내내 신경 쓰인 곳은 왼쪽 팔의 주사 바늘이었다. 수술 내내 이 바늘 때문에 팔이 아파 몇 차례 움직이자 수술보조를 하던 간호사가 내게 “움직이면 안된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

수술실을 나오며 제일 먼저 한건 옆에 있던 주임간호사에게 팔이 너무 아프니 바늘좀 빼달라는 주문이었다. 간호사도 내 부은 팔을 보곤 황급히 바늘을 빼주었다. 그리곤 내가 입원해 있는 병동에 전화를 넣더니 “조성진 환자분께 주사놓을때 좀더 신경을 써주세요”라는 내용의 멘트를 했다.

이 지시 이후 입원실로 와 다시 맞은 주사는 자연스럽게 혈관에 잘 들어갔다. 그러나 이후부터 간호사들이 바뀌며 다시 주사가 아파지기 시작했고 맞을 때마다 부어올랐다.
입원기간동안 주사 때문에 양팔과 팔등이 많이 부어올랐고 양 팔목엔 검은 멍까지 크게 나 있다 보니 간호사들도 내 팔의 어디에 주사를 놔야할지 망설일 정도였으니까. 주사약을 다 맞아 바늘을 빨리 빼달라고 호출을 했는데에도 늦게 오는 바람에 주사비닐튜브를 타고 피가 한참이나 역류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간호사는 새벽2시쯤 내 침상으로 와 오른쪽 팔뚝에 갑자기 주사를 놓는 것이었다. 잠깐 잠이 들다 깜짝 놀란 나는 “뭐하는거냐?”고 화를 냈다. 주사 놓기전 환자 이름을 호명하고 주사를 놓겠다고 예고한 후에 모션을 취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럼에도 어떠한 예고도 없이 잠자고 있는 환자의 팔에 갑자기 주사를 꽂는 이런 매너가 어디 있단 말인가?

수술 후 주치의는 딱한번의 회진만 했다. 그것도 불과 몇 초도 안되는 아주 짧은 시간동안 단 두마디 정도만 하고 사라졌다. 궁금한걸 물어볼 틈도 없이. 혹시 메르스 여파 때문이 아닌가라고 이해해주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쾌함이 계속된 건 사실이다.

퇴원시 정산의 착오로 스트레스는 이어졌다.
퇴원 당일엔 주사를 전혀 맞지 않았는데에도 정산내역서인 ‘주사처방’이 계산되어 있는 등 몇 가지 착오가 있어 원무과에 항의를 했다. 그러자 나이 좀 들어보이는 원무과 담당 여직원은 퉁명스런 어조로 입원병동 해당 간호사들에게 얘기를 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목발을 짚고 힘들게 입원병동으로 올라와 카운터에 있는 간호사에게 금액착오를 말했더니 이미 처방되었기 때문에 취소를 시킬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너무 화가나 “맞지도 않은 주사를 맞았다고 계산하는 게 말이 되냐”며 주사 때문에 내 양팔과 팔등이 이렇게 되었다고 보여주고 어제 맞은 주사가 분명 마지막 주사라고 들었다는 등 거세게 항의하자 그제서야 입력된 부분을 다시 수정하기 시작했다.

퇴원 다음날 아침엔 병원으로부터 “퇴원 정상후 환불금이 있으니 찾아가라”는 문자가 와서 원무과에 알아보니,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당일 오후 5시 전후로 송금해준다고 했다. 비록 소액이었지만 어쨌든 받아야 할 돈이라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다. 그런데 다음 날 오후까지도 계좌에 입금이 안돼 무슨 일인지 궁금해 다시 원무과에 전화했다.
원무과는 “고객님, 분명 은행입금 완료했으니 다시 한 번 확인바랍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이었다. 병원 측이 실수한게 아니라 고객의 부주의라는 논리였다. 짜증이 나 언성을 높이며 지금 방금 계좌 확인을 하고 전화를 하는 거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겠느냐고 하자, 그제서야 원무과 여직원은 확인해보고 바로 연락 준다고 했다. 2~3분후 원무과에서 이런 내용의 전화가 왔다.
“고객님, 정말 너무 죄송합니다. 저희 병원 측 실수로 어제 은행 송금을 못했네요. 죄송하고 즉시 송금 조치하겠습니다.”

일주일 동안 입원해 있으면서 느낀 점은, 거세게 항의하지 않으면 피드백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순천향대학병원은 명실공히 국내 정상급에 위치하는 하이클래스 의료기관이다. 그럼에도 정작 환자가 입원 기간 동안 치료를 잘 받을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보다 이처럼 스트레스와 고통을 느끼게 한다는 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상급 병원에서 환자를 대하는 태도가 이 정도라면 한국의 의료(병원)선진화, 정말 아직 갈 길이 너무도 멀고멀다 할 수밖에.

팔의 통증을 참으며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옆에서 후배기자가 내 팔에 있는 검은 멍을 보며 깜짝 놀란다.
“국장님! 이게 뭐에요?”

조성진 편집국장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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