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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진품명품] 에일리 가창력, 과연 대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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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진품명품] 에일리 가창력, 과연 대단한가?
  • 조성진 편집국장
  • 승인 2015.06.15 0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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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YMC엔터테인먼트
[KNS뉴스통신=조성진 편집국장] 음악계를 돌이켜볼 때 신인의 경우 크게 세 가지 모습을 보여 왔다. 데뷔와 동시에 역량이 꾸준히 좋아지는 신인이 그 첫 번째이고, 데뷔 때보다 오히려 퇴보해가는 경우가 두 번째다. 세 번째는 매우 드문 경우로, 데뷔 때부터 이미 ‘거의’ 완성된 상태로 등장하는 유형이다.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신인 여가수 에일리(26)는 세 번째 예에 속한다.

에일리는 발군의 노래솜씨와 퍼포먼스로 지난 2012년 KBS 드라마 ‘드림하이 2’를 통해 데뷔하자마자 실력파 음악인으로 인기가도를 달렸다. 제4회 멜론뮤직어워드 신인(2012년), 엠넷 아시안뮤직어워즈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여자 솔로(2013년, 2014년), SBS 가요대전 여자 솔로(2014년) 등등 다수의 어워즈를 모두 휩쓸며 무서운 신예의 전형을 보였던 것.

유명 보컬트레이너를 비롯해 음악계 관계자들 또한 요 근래 등장한 가수중 최고 가창력의 소유자로 에일리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에일리의 가창력은 대단한 것일까?

노래하는 보컬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학원·학교 등에서 노래를 배웠음직한 (학습에 의한)소리를 구사하는 유형이다. 거의 수많은 젊은 신예 보컬리스트들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김광석, 이승철 등 몇몇 가수들처럼 타고난 소리로 노래하는 경우다. 학습에 의해 (기계적으로)체화된 것이 아니라 선천적인 역량이 후천적 노력을 통해 빛나는 예다. 에일리는 두 번째의 경우에 속한다.

에일리는 여타 국내 가수들에서 쉽게 보기 힘든 강점을 지녔다. 외국(미국) 콘셉으로 오랫동안 노래해 오다보니 한국에 와서도 서구적 테크닉과 필링이 매우 강한 면모를 보였다. 노래할 때 테크닉이 화려함에도 곡을 표현하는 감성까지 빼어난 예는 쉽지 않다. 여러모로 에일리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163cm의 아담한 신체적 조건임에도 흠잡을 데 없는 높은 퀄리티의 파워풀한 소리를 구사한다. 나이는 어리지만 이미 수많은 보컬리스트들을 카피하며 그것들을 체화시킨 것이다.

▲ 사진제공=YMC엔터테인먼트
‘보여줄게’는 에일리의 가창력이 잘 나타난 대표적인 경우다.
선율이 근접한음, 즉 온음-반음 등으로 이동하는 것을 ‘순차진행’이라고 한다면, 3도 이상의 높낮이로 크게 이동하는 것을 ‘도약진행’이라고 한다. 에일리는 ‘보여줄게’의 고음역 처리에서 3도 이상의 도약진행시에도 소리가 깨지지 않고 파워풀하고 입자감이 잘 뭉쳐진 ‘알찬’ 소리를 띄운다. 더욱이 이것은 흉성적 발성이면서도 전혀 무리 없이 소리를 높이 그리고 파워풀하게 잘 띄우는 좋은 예다.

흉성적 발성으로 고음을 안정되게 구사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노래 좀 한다는 가수들이 바로 이런 유형에서 음정불안(음이탈)내지 소리를 알차게 뽑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동양인에게 어려운 숙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이렇게 강력한 가창력을 구사하는 와중에도 리듬을 마음대로 요리하듯 잘타며 감성까지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테크닉과 파워, 필링이 3위일체가 된 멋진 경우다.

빠른 템포의 ‘손대지마’도 에일리의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곡에서 에일리는 댄스와 동시에 소리 구사 역시 전혀 흐트러짐 없이 잘 연출한다. 댄스 동작 때문에 몸이 심하게 움직이게 되면 소리 연출도 그만큼 불안하고 흔들리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에일리는 폭발적인 가창을 구사함에도 리듬을 탁월하게 탄다.

에일리는 그동안 슬로와 빠른 템포 모두 노래 해오며 비트감과 타고난 그루브감을 보여주었다. 당분간은 지금 이대로 ‘롱런’의 기쁨을 맛보며 자기 가창력에 도취돼도 좋다. 이미 활기 넘치는 젊은 명품 보컬의 반열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일 좀더 나이가 들며 스타일 상의 변화를 꾀하고자 할 때 에일리는 분명 또 다른 형태에서 ‘최고’ 수준의 가창력을 보여주고 싶어 할 수도 있다. 아마도 지금과는 다른 본격적으로 시종 느린 템포의 블루지한 발라드에서, 다시 말해 인생을 하나하나 음미하며 되씹을 수 있는 그런, 블루스 필링의 정수를 느끼게 하는 것 말이다. 이런 스타일마저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날이 에일리에겐 멀지 않았다고 본다.

조성진 편집국장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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