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작품 ‘에밀레종’은 “시간”의 의미와 “기다림”에 대해 이야기 한다.
에밀레종에 얽힌 천 년 전 설화를 통해 우리 민족의 ‘한(恨)’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평가다. 또한, ‘에밀레종’은 천년을 지나 오늘에 까지 이르는 한 줄기 역사와 문명에 대해 말하고 있다.
다음은 김천우 시인의 ‘에밀레종’ 전문이다.
에밀레종
金天雨
누가 저 사연을 보고
천 년의 세월이라고 했던가
골마다 깊어진 여운
산울림으로 되돌아와서
우리네 마음 한 자락
젖어 배게 하는가
한이 깊다면
차라리 혀 깨물어 피 흘리며
죽기나 할 것이지
살아 살아서 흔들어 놓는 너는
이 세상의 무엇을 말함인가
에밀레! 에밀레! 에밀레!
그 속 깊은 뜻이 어미 찾는 한이라면
저 심산유곡에 소쩍새나 되어
밤마다 울고 웃기나 할 것이지
산 그림자 드리운 서라벌 땅
천년신화에 떠도는 종소리마다
화석처럼 굳어버린 지금,
깨어나지 못할 마법에 묶인 채
이젠 울어도 성숙한 목소리
안개로 묻힌다
강윤희 기자 kangyun1107@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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